김기현 “노태악 사퇴해야…대처 매우 부적절”

‘자녀 특혜채용 의혹’선관위 비판
“도덕 기준 물러터져…국민 분노”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전국 당협위원장 워크숍’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현직 직원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노태악 위원장은 총체·구조적인 최악의 부패 사건에 대해 근본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더 이상 기관장 자리에 머물러 있어선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3일 페이스북에 "선관위에서 수십 년간 켜켜이 쌓여온 것으로 보이는 적폐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노 위원장의 언행은 눈귀를 의심하게 한다"며 "이렇게 물러터진 도덕 기준으로 우리 공직 사회 역대 최악의 세습을 다뤄서 되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노 위원장의 대처 방법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죄 지은 범인이 자신이 조사·수사를 받는 방법을 물건 쇼핑하듯 골라잡을 선택권은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선관위는 어느 기관보다 도덕·공정성이 엄격하게 지켜져야 하는 곳"이라 덧붙였다.

앞서 이날 김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청년위원회 발대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과 청년이 분노하고 있다"며 "노 위원장과 위원회는 이제 꼼수를 그만 부리기 바란다, 근무를 세습하는 못된 짓을 구조적으로 하는 조직이 무슨 할 말이 있다고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전날 선관위는 과천청사에서 노 위원장 주재로 위원회의를 열고 ‘자녀 채용 특혜 의혹’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선관위는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에 위원들 모두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헌법 97조와 국가공무원법 17조2항을 근거로 들어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감사원은 선관위의 최종 결정이 나오자 곧장 자료를 내고 "선관위는 감사원법 24조에 따라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라며 "제외 기관은 국회·법원·헌법재판소뿐"이라고 반박했다.

지난달 31일 완료된 선관위 5급 이상 공직자 자녀 채용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자녀 특혜채용 의혹 대상자는 총 10명이다.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이 중 인천시선관위 2명, 충북도선관위 1명, 충남도선관위 1명 총 4명의 퇴직 공무원 자녀가 각각 부친이 근무하는 광역 시도선관위에 경력직으로 채용됐다. 이들은 앞서 ‘아빠 찬스’ 의혹이 불거졌던 박찬진 전 사무총장, 송봉섭 전 사무차장 등 전·현직 고위직 6명 외에 선관위 자체 전수조사에서 추가로 자녀 채용이 드러난 것이다.

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