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코인허브 UAE]가상자산 채굴기업, 두바이 몰려온 이유
축구 매개로 대중화 시도…PSG, 맷체인 협력 발표도
[두바이=편지수 기자] 지난 22~23일 두바이페스티벌 시티 한가운데 위치한 '페스티벌 아레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화려한 두바이 신시가지와는 멀리 떨어진 장소지만, '블록체인라이프 2024'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끊임없이 차량이 드나들었다. 기조연설이나 부스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리처드 탱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전 세계 가상자산 인사들이 서로 교류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올해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가상자산 채굴 기업인 우미너스(Uminers)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쿠코인(Kukoin)의 이름을 딴 스테이지에서는 유명 인사들의 기조연설이 이어졌다. 120개국에서 약 1만1000명이 참여한 만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70개국의 언어로 통역을 지원하는 것도 인상 깊었다. 특히 우미너스 스테이지는 양일 모두 다수의 사람들로 꽉 찼다.
"두바이, 채굴 '성지'는 아니지만 '허브'"
가상자산 재단이나 디앱 개발사의 참여가 활발한 여느 행사와 달리 블록체인라이프 2024는 볼거리 많은 축제라기보다는 네트워킹의 장에 가까웠다. 다수의 부스가 가상자산 채굴 장비·솔루션 기업이었다. 다른 웹3.0 콘퍼런스와 비교해 크지 않은 규모임에도 일부 부스는 비어있어 아쉬움을 샀다. 현장에서 만난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이 행사에) 온 적이 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사람이 다소 줄어든 느낌"이라고 했다.
두바이를 비롯한 아랍에미리트(UAE)는 가상자산 채굴이 활발한 지역은 아니다. 더운 날씨와 높은 물가로 인해 가상자산 채굴 시 유지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 세계 각지에 분포한 가상자산 채굴지로 이동이 용이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가상자산 채굴 솔루션 기업의 한 직원은 "두바이는 주요 가상자산 채굴지는 아니지만, 어디로든 갈 수 있는 허브"라고 했다. 부스를 낸 주요 장비업체 관계자는 "블록체인 라이프는 다른 블록체인 행사와 비교해 채굴 분야에 유독 집중한 감이 있었고, 그렇다보니 타 분야에 비해 채굴기업이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가상자산 채굴기업 다음으로는 게이트아이오, 비트겟, Bing X를 비롯한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들의 부스가 많았다. 현지에서 만난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수많은 자금이 중동으로 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이트아이오 부스 앞에서 만난 에드윈 청 게이트아이오 UAE CEO는 "중동·북아프리카(MENA)는 자금이 풍부한 투자자들이 많고,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강한 동네"라고 말했다.
대중화 위해 축구 택한 웹3.0 기업들
매스어답션(대중화)을 위해 적극적으로 스포츠 분야와 협업에 나서고 있는 가상자산업계 트렌드도 엿볼 수 있었다. 빙엑스(Bing X)는 첼시FC를 파트너 삼았다. 게이트아이오는 세리에A 축구팀 인테르와 스폰서십을 맺고 있다. 비트겟은 스페인의 축구리그 라리가(La Liga)와 지난달 스폰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날 현장에서도 곳곳에 유명 유럽 축구리그 선수들의 얼굴을 내건 부스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레이시 첸 비트겟 CEO는 매스어답션(대중화)를 이뤄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하면서, 스포츠 후원 역시 이러한 시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축구 팬 중 일부는 이러한 파트너십을 통해 가상자산을 알게 되고, 웹3.0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빙엑스 부스에서 만난 한 직원은 가상자산거래소가 프로축구의 스폰서로 나서는 이유에 대해 "축구의 인기는 전 세계적이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통한다"면서 "우리의 투자자에게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PSG)은 이날 행사에서 탈중앙화 신원(DID) 플랫폼 맷체인(Matchain)과 협업을 깜짝 발표하면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스포츠 팬을 등에 업고 블록체인 기반 '팬 토큰'을 발행하는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파르 헬고손 파리생제르맹 웹3.0 총괄은 '스포츠와 크립토'를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우린 극도로 금융화된 게 아니라 팬들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을 만들어왔다"고 했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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