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리뷰] 전남 영광에 가면 꼭 들러봐야 할 곳들
[리뷰타임스=곰돌이아빠 리뷰어] 상사화 등산을 하러 간 김에 영광 구경 좀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영광에는 아주 재미있는 곳이 많습니다.
영광 불갑사 꽃무릇
최근에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봄꽃만큼이나 가을꽃도 예쁘다는 것입니다. 가을꽃이 이렇게 화려하고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되는 요즈음입니다. 그 가운데 몇 년전부터 꼭 한 번 가보자 했던 것이 바로 영광 불갑산 상사화입니다. 꽃무릇이라고 하는 상사화는 독특한 생김새, 붉은 색, 잎과 꽃이 따로 나오는 생김새, 그리고 군락을 이뤄 피는 특징 등으로 요때쯤이면 큰 사랑을 받는 꽃입니다.
본디 중국에서 유래된 꽃인데, 꽃은 탱화나 책을 만드는 데 쓰는 풀의 재료가 되기도 해서 사찰 부근에 많이 피는 꽃이기도 합니다. 특 히 남도땅 영광 불갑산 불갑사, 함평 모악산 용천사, 고창 선운산 선운사가 3대 상사화 군락지로 큰 인기를 얻습니다. 이 3대 군락지는 비교적 가까이 있어 부지런을 떨면 하루에 모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꽃만 보면 그렇지만 등산을 하루 3곳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기는 합니다.
아무튼 이 가운데 제일 유명한 곳은 뭐니해도 영광 불갑산 불갑사 부근입니다. 불갑산 불갑사와 모악산 용천사는 직선 거리로 약 3Km 정도로 산책 삼아 다녀올만한 거리입니다. 본디 계획은 불갑사에서 시작해 정상인 연실봉을 오른 다음, 내려서 용천사에 들린 다음, 다시 두 절 사이의 상사화를 구경하며 원점회귀할 계획이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날씨가 좋지 않아 산을 오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싶어 가볍게 산책 삼아 두 절 사이를 왕복하기로 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그 산책길 조차도 갑작스러운 폭우로 길이 유실되어 중간쯤에서 다시 와야 했습니다. 불갑사에서 조금 더 가다 원점 회귀하고, 다시 차로 용천사로 이동해 용천사 부근의 꽃무릇을 구경하고 마쳤습니다. 다행히 꽃을 구경할 때는 비가 오지 않아 꽃 구경을 잘 했습니다. 차에 타자마자 다시 폭우가 내렸으니 아주 다행인 셈이었습니다.
임시로 마련된 주차장에서 내리자마자 길가 가득한 상사화가 산객을 유혹합니다. 불갑사까지 걸어가는 길은 말 그대로 꽃길입니다. 때 늦은 가을장마로 비가 많아서인지, 시원한 계천사이로 흐르는 붉은 꽃을 감상하며 불갑사까지 평지로 걷습니다. 비록 길은 진흙탕이지만 어느 누구하나 불평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렇게 멋진 꽃이 있었나 싶네요.
입장료는 3천원을 받지만 전액 상품권으로 돌려주니 좋습니다. 지역경제도 살려야죠.
불갑사는 제법 큰 사찰입니다. 불갑사라는 이름은 부처님의 불, 그리고 육십갑자의 처음인 갑에서 이름을 따온 것입니다. 그러니까 요즈음 말로 하면 부처제일사찰인 셈이죠. 교회 이름도 XX제일교회, XX중앙교회가 많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닌가 봅니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여기까지 오시다보니 불갑사를 지나니 아주 조용해집니다. 이제 등산하는 느낌이 좀 드네요.
영광 물무산 행복숲 황톳길
어썽이라고 지구를 느낀다는 정체불명의 단어로 포장한, 이른바 맨발걷기가 유행입니다. 그 덕분에 전국 곳곳에 맨발로 걷기 좋은 황톳길이 또 유행입니다. 이 역시 관리가 많이 필요한데ㅠㅠㅠ
아무튼 영광에는 물무산 행복숲이라는 좋은 숲길이 있습니다. 2-3시간 정도 걸을 수 있는 숲길에 호남권 최초의 맨발 황톳길도 있는 재미있는 코스더군요. 그래서 이 길을 걸었습니다.
잘 정비된 숲길이고 둘레길이라 크게 어려울 것은 업습니다. 안내판도 잘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간쯤 있는 황톳길은 적당한 길이에 발을 닦을 수 있는 세족장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아주 재미있게 걸을 수 있는 코스입니다. 게다가 보기 드물게 공짜 생수도 있어 집 근처에 이런 길이 있으면 매주 갔을 것 같아요.
체육시설이 잘 갖춰진 들머리에서 데크로 조성된 무장애길을 오릅니다. 시게 반대방향으로 순서대로 번호가 부여되어 있습니다. 조금 걸으면 어린이 놀이터, 편백나무숲 등 좋은 숲길이 갖춰야 할 요소가 골고루 갖춰져 있습니다. 어렵지 않게 한 시간 정도를 걷다보면 황톳길을 만납니다. 계단이 전혀 없어 참 좋네요.
황톳길은 마른 황톳길과 질퍽질퍽 황톳길로 나눠집니다. 길이는 총 2Km 정도입니다. 발을 닦을 수 있는 세족장이 양쪽에 두 개 마련되어 편하며 잘 관리되어 있습니다. 맨발로 황톳길을 걷는 느낌은 아주 좋습니다. 참고로 4월에서 10월까지 운영되구요, 황톳길 부근에는 상사화도 가득하네요. 많은 황톳길을 걸었지만 이 정도면 아주 잘 관리되는 길입니다.
백제불교도래지
영광=불교입니다. 영광 (靈光) 이라는 이름 자체가 부처님의 광명이라는 뜻이네요.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는 멀리 서역을 거쳐,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소개됩니다. 다만 백제 불교는 좀 다른데 인도 승려 마라나타가 직접 법성포로 온 것이죠. 즉, 백제 불교는 직수입 불교입니다.
영광하면 떠오르는 법성포 (法聖浦) 라는 이름 역시 법은 부처님을, 성은 성스럽다는 뜻이니 불교가 소개된 성스러운 항구라는 뜻입니다. 물론 법성포하면 그냥 굴비죠. 굴비 잘 잡히는 아니 조기 잡아 굴비 만드는 항구 정도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불갑사도 역시 불교의 냄새가 가득합니다. 불은 부처님, 갑은 육십갑자의 으뜸, 처음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교회 이름에 예수제일교회가 있듯, 불갑사는 부처제일사찰인 셈이죠.
아쉽게도 비가 많이 내려서 조용히 둘러봅니다. 특이하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갑니다. 주차장과 화장실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교과서에서나 배우던 간다라 미술 양식 가득한 곳입니다.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조금 무서웠던,,,
영광 법성포 갈매기 식당
살짝 이른 저녁을 먹어봅니다. 영광 왔으니 굴비 정식이죠. 영광을 대표하는 굴비는 칠산바다에서 잡히는 산란 직전의 조기를 소금으로 간을 하여 말린 것으로 동중국해역에서 월동한 조기떼가 산란하기 위해 연평도 근해까지 북상하는데, 법성포 앞 칠산바다에서는 4∼5월경 특히 곡우사리 때 알이 차고 맛이 좋은 산란 직전의 조기를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고려 인종 때 처음으로 진상되었으며, 명·청나라에까지 널리 알려졌다고...
굴비에는 전설이 몇 개 있습니다. 귀양온 이자겸이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그 맛이 변하지 않는 영광굴비를 진상하면서 비굴의 글자를 바꾸어 굴비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가성비 좋다는 갈매기 식당을 가봅니다.
인당 2만원의 굴비정식입니다. 밥상 가득 굴비로 채워줍니다. 보리굴비가 워낙 맛나네요. 현지에서 먹어서 그런지 맛이 너무 좋습니다.
카페 레드힐
석양이 멋지다는 백수해안도로에 있는 카페입니다. 다만 이날은 비가 와서 일몰은 못보고 차만 마셨습니다. 맑은 날 가면 정말 멋질듯 합니다.
날씨가 좀 아쉬웠지만 뭐...
백수해안도로
오후에 꼭 한 번 가보세요. 바닷가 따라 해안도로를 걸을 수도 있던데 정말 멋질 듯 합니다. 사진 찍을 수 있는 포인트도 많습니다.
영광대교, 풍력발전소 단지 등 멋진 곳이 많습니다.
기분이 좋으니 주머니가 열립니다. 특산물로 사온 보리굴비와 모시송편을 구입하고 왔습니다. 아주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bear06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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