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 "협력사 구매자금 조달 부담 줄이는 길 열렸다"

강구귀 2026. 5. 19. 13:1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수출입은행과 협력사 금융 지원 협약 체결
"원전 등 국가 핵심 산업 공급망 경쟁력 높이겠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번 협약으로 협력사의 원재료 구매자금 조달 부담을 줄여 국내 공급망을 한층 안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는 상생 기반을 지속 강화하며 원전 등 국가 핵심 산업의 공급망 경쟁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두산에너빌리티 박상현 대표이사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 본점에서 한국수출입은행과 '공급망 상생 생태계 구축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 황기연 한국수출입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역대급 수주에 협력사 자금 부담 '동반 확대'…상생금융이 해법
이번 협약은 한국수출입은행이 원전 등 국내 핵심 산업의 대기업과 손잡고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활용해 협력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됐다. 협약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재료 구매자금이 필요한 협력 중소·중견기업을 한국수출입은행에 추천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추천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2.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대출한도도 기존 대비 10% 확대할 예정이다.

공급망안정화기금은 정부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 한국수출입은행에 설치한 정책기금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4월까지 총 11조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며 국내 공급망 안정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수출입은행은 두산에너빌리티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이차전지 대기업과도 동일한 상생협약을 체결하며 공급망 상생금융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했다.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이번 협약식은 공급망안정화기금의 상생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공급망 생태계를 견고하게 하는 출발점"이라며 "수입·생산·유통 등 공급망 전주기에 걸쳐 대·중소기업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 확대 국면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5년 14조7000억원의 신규 수주를 달성하며 연간 수주 가이던스(10조7000억원)를 크게 상회,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4분기에도 에너빌리티 부문 누적 수주액이 2조78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9% 증가했고, 체코 두코바니 원전 본계약(약 5조6400억원 규모)까지 포함하면 1분기 수주만 5조8000억원에 달한다.

수주잔고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이다. 2025년 말 기준 수주잔고는 25조5025억원으로, 연간 매출의 약 3배 규모다. 2026년에도 15조5000억원 수준의 신규 수주가 예상되며, 2030년까지 대형원전 44조원, SMR(소형모듈원자로) 28조원, 가스터빈 24조원 등 총 100조원 이상의 수주 파이프라인이 펼쳐져 있다.

올해 1·4분기 연결 기준 실적도 성장세를 확인했다. 매출 4조2611억원, 영업이익 233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설치되는 가스터빈 발전기를 잇달아 수주하면서 북미 시장에서의 매출 기여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수주 호황' 이면의 운전자본 부담…협력사 금융 지원 적시성 높아
다만 대규모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두산에너빌리티 자체의 운전자본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체코 원전, SMR 파운드리 사업 등 초대형 프로젝트의 공정이 진행되면서 2025년 기준 순차입금은 다시 4조원대로 증가했다. 별도 기준 유동비율도 74.2%에 머물러 단기 유동성 관리가 중요한 국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수주에 따른 원재료 조달 부담은 협력 중소·중견기업에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 원전·가스터빈 부품 납품 물량이 급증하는데, 중소 협력사 입장에서는 선투자 자금 확보가 경영의 최대 과제가 된다. 수출입은행의 공급망 상생금융이 이 같은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제도적 해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적시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의 등급을 A-로 변경하며 "투자 규모 확대에도 차입 부담을 통제해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순차입금비율은 2025년 23.9%에서 점진적 개선이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경남 창원 본사에서 '2026 파트너스 데이'를 개최하며 협력사 70여 곳과 품질 혁신, AI 전환(AX), ESG 대응 전략 등을 공유했다. 동반성장펀드 대출 지원, 상생결제시스템 운영, 성과공유제 활성화 등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두산그룹은 3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우수' 등급을 받으며 공급망 상생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출입은행과의 상생협약이 원전·에너지 산업의 국내 밸류체인을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대기업-중소기업 간 금융 상생 모델이 확산되면 한국 원전 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