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교통카드 충전·법률문서 작성도…앱 가입 36% 늘어"

이희조 기자(love@mk.co.kr) 2024. 10. 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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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뱅크 디지털 총괄사령탑 진영수 상무 인터뷰
시중은행으로 전환이후
최대한 브랜드 노출 주력
학사관리 시스템 운영 등
非금융 제휴서비스 늘려
동종업체와 협업 장벽 깨
디지털예산·AI 인재 확충
게티이미지뱅크

"가장 큰 과제는 iM뱅크(아이엠뱅크)란 브랜드를 대중에게 알리는 겁니다.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진영수 아이엠뱅크 그룹장(상무)이 지난 24일 서울 중구 아이엠뱅크 서울영업부에서 진행한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엠뱅크를 시중은행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집중했던 것은 다양한 플랫폼과 제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엠뱅크는 DGB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다. 원래는 대구은행이었지만 지난 5월 시중은행 전환을 인가받으며 아이엠뱅크로 사명을 바꿨다. 진 상무는 디지털 혁신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시중은행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아이엠뱅크지만, 인지도가 아직 다른 시중은행에 미치지 못한다. 30여 년 만에 나온 시중은행 전환인 만큼, 후발주자 중에서도 후발주자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진 상무를 비롯한 아이엠뱅크 직원들은 지난 반년 동안 브랜드 노출에 사활을 걸었다. '아이엠뱅크'란 이름을 다른 시중은행보다 먼저 떠올리게 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일단 유입이 많아야 했다.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갖가지 서비스를 제공해 더 많은 고객이 아이엠뱅크에 접근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현재 오프라인 지점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 답은 디지털뿐이었다. 모바일뱅킹 앱 가입을 유도하고 상품 홍보를 강화하면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이용자 수가 더욱 늘어나는 선순환이 발생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이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 보다 익숙한 타 사업자의 서비스를 아이엠뱅크를 통해 구현하는 것이었다. 올해 3분기 아이엠뱅크 앱 가입자 수는 2022년 말과 비교해 36% 급증했다.

아이엠뱅크가 다른 업체와 제휴를 맺어 제공하게 된 서비스 중 대표 주자는 교통 관련 서비스다. 고속도로 하이패스 카드 업체인 SM하이플러스와 지난 8월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도 그 일환이다.

두 업체는 우선 아이엠뱅크 생활금융 플랫폼 'iM샵'에서 하이패스 카드의 발급과 충전·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앞으로는 고속도로 통행료뿐 아니라 전기차 충전, 주차, 주유를 비롯한 모든 자동차 관련 서비스에서 편리한 결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업 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대구은행 시절부터 대구의 교통카드 업체 DGB유페이를 보유·운영한 경험을 가진 만큼 교통 분야에는 자신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진 상무는 "하이패스 카드 서비스는 화물차로 고속도로를 자주 통행하는 개인사업자들이 주로 이용할 것"이라며 "다른 은행은 아직 뛰어들지 않은 교통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쪽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엠뱅크는 하이패스 카드 외에도 사업자를 위한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세금 환급 서비스와 법률 문서 작성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 그 예다. 두 서비스 모두 자영업자·소상공인 수요가 큰 만큼 규모가 작은 업체를 운영하는 사업자를 우선적으로 겨냥하겠다는 아이엠뱅크의 전략이 엿보인다.

교육 분야로도 접점을 확대해가고 있다. 아이엠뱅크는 대구·경북 지역 8개 대학과 계약을 맺어 디지털 학사 관리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대학교 전용 스마트 캠퍼스 플랫폼 '아이엠 유니즈'를 통해서다. 모바일 학생증과 전자 출결, 학사 일정 관리, 시설물 예약 기능을 제공한다. 진 상무는 "수도권 대학과도 협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젊은 세대가 아이엠뱅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아이엠뱅크가 협업하는 업체 중에는 금융사도 있다. 금융사를 경쟁 상대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아이엠뱅크의 시각이다.

과거 비씨카드와 함께 여러 서비스를 출시했던 아이엠뱅크지만, 이제는 KB국민카드와 새로 맺은 제휴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엠뱅크는 지난 6월 국민카드와 카드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안정적인 선불카드 업무 대행 시스템을 구축해 청소년을 위한 카드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것이 두 업체의 일차적인 목표다.

다른 금융사와 함께 일하는 것은 지방은행 시절 얻은 보수적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것이 진 상무의 설명이다. 진 상무는 "진정한 변화를 이루려면 '오랜 친구'와 같이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친구'도 필요하다"면서 "다른 금융지주에 있는 회사인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적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는 방안으로서 금융사와의 협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아이엠뱅크는 앱을 비롯한 디지털 관련 사업에 투입하는 예산을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진 상무는 "그동안 디지털 전환에 노력을 쏟았지만 예산은 생각만큼 많이 투입하기 어려웠다"며 "내년 예산을 편성할 때는 디지털 분야에 우선순위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객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여러 서비스에 확대 적용하는 것도 아이엠뱅크 앞에 놓인 과제 중 하나다. 구체적으로 콜센터에 챗GPT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AI 관련 인력을 늘리고 차후에는 별도 조직을 꾸리는 구상도 하고 있다.

진 상무는 "챗GPT는 학습만 잘되면 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AI 서비스를 확대 제공하기 위해 직원 채용 시 AI 전공자 우대 조항을 넣는 방안, 향후 AI 전담 부서를 만드는 방안 등 전문 인력을 들여올 방법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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