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는 인재”… 국가책임 첫 인정
박희영 용산구청장엔 무죄 선고
“군중 분산의무 없어”… 구청 관계자 전원 무죄
재판부, 사고 예견 가능성 인정
당시 112상황실장엔 금고 2년
엇갈린 판결에 유족 강력 반발
“참담… 전원 처벌 이끌어낼 것”
유죄와 무죄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3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관련 1심 선고에서 금고 3년 형을 선고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왼쪽 사진).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경찰 대응을 지휘한 책임자의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혐의를 받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날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뉴스1·연합뉴스 |
앞서 검찰은 이 전 서장이 참사 당시 이태원을 관할하는 용산경찰서장으로서 참사를 막기 위한 역할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참사 당일 대규모 인파로 인한 안전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예견할 수 있는데도,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이나 도로통제 등의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15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임재 당시 서울 용산경찰서장에게 1심 법원이 금고형을 선고했다.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약 한 달 앞두고 나온 판결로, 당시 현장 경찰 대응을 지시한 책임자의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희영 당시 용산구청장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상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 대한 안전관리대책 수립의 의무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 법원 역시 검찰의 주장을 일정 부분 인정하며 참사에 ‘인재’ 요소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2014년 세월호 이후 우리나라 발생 최대의 참사이자 삼풍백화점 이후 서울 도심에서 발생한 최대 인명사고”라며 “이태원 참사가 자연재해가 아니라 각자 자리에서 주의의무 다하면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축제를 맞아 군중이 경사진 좁은 골목길에 군집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 치안 유지라는 구체적 임무가 부여된다”면서 “대규모 인명 사상이라는 참사 결과 전부까진 아니더라도 일정 방면 군중 밀집에 의한 일반 사고는 예견할 수 있었고 이를 회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고 예견 가능성을 인정했다.
다만 이 전 서장이 부실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자신의 현장 도착 시각을 허위로 기재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와 국회 청문회에서 참사를 더 늦게 인지한 것처럼 증언하고 서울경찰청에 경비기동대 지원 요청을 지시했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박 전 구청장에 대한 무죄판결이 나오자 방청석에 자리하고 있던 유가족들 사이에선 오열이 터져 나왔다. 이 전 서장에 대한 1심 판결을 두고는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을 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보다 엄정한 판결을 바랐던 유가족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면서 “아쉬움이 남는 이번 판결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촉구한다”고 했다.
현재 이태원 참사 관련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해밀톤관광 등 법인 2곳을 포함해 23명이다. 이날 선고 후 남은 1심 재판은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등 서울청 관계자 3명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사건 등 4건이다. 참사 발생 후 관련 자료 4개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은 박성민 전 서울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은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규희·이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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