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만 한 달 485만원, 남달랐던 부부의 비결

연금 맞벌이

이젠 연금도 ‘맞벌이’ 시대다. 노후에 각자 명의로 연금을 받는 부부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연금 맞벌이는 지난 1월 기준 67만1857쌍으로, 2020년과 비교하면 57% 증가했다. 전체 노령연금 가입자에서 차지하는 연금 맞벌이 비중도 25%까지 높아져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맞벌이 가정이 늘고, 전업주부나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이라고 해도 국민연금에 임의가입하는 사례도 많아져 앞으로 연금 맞벌이는 더욱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젠 연금도 ‘맞벌이’ 시대다. /사진=게티

은퇴해서 부부가 도시에서 살려면 필요한 생활비는 통상 월 300만원 정도로 통한다. 국민연금연구원이 2021년 실시한 조사 결과 근거로 하니, 지금과 시차가 있고 어디까지 평균에 불과해 사람마다 편차는 있다. 어쨌든 노년에 부부가 다달이 300만원씩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면 꽤 괜찮은 노후 설계일 것이다.

실제 월 30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 부부는 아직 많지 않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월 300만원 이상 수령하는 연금 맞벌이 부부는 지난 2021년 196쌍에서 작년 말 1000쌍을 돌파했고, 올 1월엔 1533쌍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는 부부 수급자 중 0.2%에 불과하다.

실제 월 30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 부부는 아직 많지 않다. /사진=게티

국민연금 부부 수급자의 전체 평균은 월 103만원이었다.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을 활용하거나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등 노후준비 수단을 강구하지 않으면 더 오래 일해야 한다.

국민연금 최고액 부부 수급자는 월 485만9000원이었다. 1년이면 약 5800만원으로 웬만한 직장인 연봉에 해당한다. 든든한 연금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오랜 시간 연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부부 모두  1988년 국민연금 제도 도입 첫 해부터 가입했다. 국민연금 시행 초기에는 소득대체율이 70%여서 연금액이 많다. 즉 연금 납부기간 벌었던 평균 소득의 70%를 연금으로 준다는 소리다. 2024년 기준 소득대체율은 24%다.

든든한 연금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은 오랜 연금 납부 기간이다. /사진=게티

그런데 부부 중 한 명이 일찍 사망하면 금액이 크게 줄어든다. 국민연금에는 연금을 한 사람에게 중복해서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어서다. 만약 남편만 국민연금이 있는 상황에서 사망하면, 홀로 남은 아내는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다.

유족연금은 사망한 배우자 원래 연금의 40~60%다. 가입 기간이 10년 미만이면 기본연금액의 40%를 받는다. 가입 기간이 10년에서 20년 미만이면 50%, 20년 이상이면 60%를 유족에게 준다. 하지만 아내에게 국민연금이 있다면, 연금을 고스란히 중복해서 받을 수 없다. ‘내 연금+유족연금의 30%’와 유족연금 중에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유족연금만을 받게되면 내 연금은 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두 가지 중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 따져봐야 한다.

부부 중 한 명이 사망하면 연금 액수는 줄어든다. /사진=게티

예를 들어 부부가 각자 월 100만원씩 국민연금을 받고 있다고 가정할 때, 남편이 사망하면 아내는 유족연금으로 월 60만원을 받게된다. 그런데 아내 입장에서 유족연금이 본인 연금액보다 작아 손해다. 결국 아내는 ‘내 연금+유족연금의 30%’를 선택해야 한다. 아내는 이제 연금액으로 118만원을 받게된다. 부부합산 200만원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국민연금연구원 ‘2024년 1월 기준 국민연금 통계’를 보면, 월 200만원 이상을 받는 국민연금 수급자는 올해 1월 3만 1840명으로 지난해 1월(1만 5290명)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 1월 200만원 이상의 수급자는 126명에 불과했던 데서 4년 사이 253배 크게 늘었다. 국민연금 월 100만원 이상 받는 사람도 70만명에 육박한다.

/이연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