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하자마자 '수직상승'…"이제는 중국이다" 우르르

배태웅 2024. 10. 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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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양책에 中 증시 수직 상승
카지노·원자재 등 수혜주 찾기 분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자 한국과 미국에 상장된 중국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는 것도 중국 증시 상승세에 올라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中 증시 랠리에 월가 “수혜주 찾아라”

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1주(9월 27일~10월 3일) 사이 ‘크레인셰어즈 CSI 차이나인터넷’(KWEB) 상장지수펀드(ETF)에 약 14억2890만달러(약 1조9044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ETF는 중국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최근 1주 사이 미국 ETF 중 ‘아이셰어즈 코어 S&P500’(94억6050만달러)에 이어 자금 순유입 2위였다. 3위인 ‘아이셰어즈 차이나 라지캡’(FXI)에도 이 기간 12억616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중국 증시가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급등하면서 자금이 중국 관련 펀드와 수혜주에 몰리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경기부양책이 발표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19.66% 뛰었고, 상하이종합지수도 지난달 24일부터 중국 국경절 연휴 시작 직전인 30일까지 16.53% 급등했다.  

중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월가에서는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카지노 리조트인 윈리조트와 반도체 기업 퀄컴, 리튬 기업 앨버말 등이 중국 경기 부양책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윈리조트는 전체 매출 중 중국 비중이 48%다. 퀄컴은 중국 매출 비중이 62%에 달하고, 세계 최대 리튬 업체인 앨버말도 29%로 높은 편이다.

중국 경기부양책 발표 이후 이들 기업의 주가도 상승세다. 윈리조트는 최근 한 달(9월 4일~10월 3일) 주가가 33.80% 올랐다. 비슷한 카지노 업체인 라스베이거스샌즈도 같은 기간 주가가 30.38% 올랐다. 앨버말(11.28%), 퀄컴(2.17%)도 상승세였다.

미국 헤지펀드 업계 거물로 꼽히는 데이비드 테퍼 애팔루사매니지먼트 창업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 회복 기대감을 고려해 윈리조트나 라스베이거스샌즈 같은 카지노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광산 관련 기업들도 경기 부양책 수혜주로 꼽힌다. 미국 최대 구리 채굴 업체인 서던코퍼와 프리포트맥모란은 최근 한 달 사이 각각 19.30%, 19.78% 상승했다. 트라이베리에이트리서치는 “최근 중국 증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원자재주와 패션주, 화장품주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기업에 직접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국의 정유, 금융, 원자재, 부품주가 장기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회복 국면에서 원자재와 기계 부품 수요가 늘고 대출도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모건스탠리는 페트로차이나, 핑안보험, 웨이차이파워, 중국알루미늄공사 등을 추천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핑안보험은 최근 1개월(9월 4일~10월 4일)간 63.25% 급등했고, 중국태평양보험사는 같은 기간 59.65% 올랐다. 중국알루미늄공사(35.68%)와 엔진 제조업체 웨이차이파워(31.26%)도 강세였다. 페트로차이나는 1개월 기준으로는 3%대 상승에 그쳤지만 연중 저점인 지난달 11일부터 4일까지 상승 폭은 20.50%에 달했다.

모건스탠리는 “홍콩에 상장된 이들 종목은 중국 상하이, 선전 등에 상장된 주식 대비 저평가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상승 여지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선 철강·화장품·의류주 수혜

국내 증권가에서도 중국 수혜주 찾기가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과 밀접한 철강 및 비철금속 관련주를 수혜주로 꼽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철강’과 ‘KRX 300 소재’ 지수는 최근 1개월 사이 각각 10.36%, 6% 상승해 KRX 업종 지수 중 상승률 1, 2위를 차지했다.  

이들 종목을 담은 ETF 역시 강세다. ‘KODEX 철강’ ETF는 최근 1개월 사이 14.25%, ‘TIGER 200 철강소재’는 15.25% 올랐다. 현대제철은 중국 경기부양책이 발표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3.86%, 구리 대표주인 풍산은 16.58% 뛰었다.

중국 매출 비중이 큰 자동차 부품 업체도 경기 부양 기대감에 오르고 있다. HL만도와 에스엘은 올 2분기 기준 중국 매출 비중이 각각 21.7%, 9.1%로 다른 업체보다 높은 편이다. HL만도와 에스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각각 20%, 11.02% 올랐다.

의류 및 화장품 등 소비재주도 중국 매출 비중이 큰 종목에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F&F는 최근 한 달 새 21.6% 상승했고 코스맥스(14.74%), LG생활건강(13.15%) 등도 강세였다. 국내 화장품을 담은 ‘TIGER 화장품’은 같은 기간 5.13%, 소비재 전반을 담은 ‘KODEX 경기소비재’는 4.12% 올랐다.

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면 중국 내에서도 성장주 비중이 높은 선전증시나 상하이거래소 커촹반 종목을 담은 ETF에 투자해볼 만하다. 코스콤에 따르면 ‘KODEX 차이나심천ChiNext(합성)’은 최근 한 달간 59.78% 올라 국내 상장 ETF 중 1개월 수익률 1위였다. 이 ETF는 중국 선전거래소가 산출하는 차이넥스트(ChiNext)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미국 상장 ETF 중에서는 이와 비슷한 ‘반에크 ChiNext’(CNXT)가 한 달 새 63.44% 올라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커촹반 종목을 담은 국내 ETF인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은 같은 기간 50.44% 올랐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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