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로 설명 불가’ 류현진-박세웅, 동료 흔들려도 흔들리지 않는 에이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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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7·한화 이글스)과 박세웅(29·롯데 자이언츠)이 동료들의 지원 부족에도 에이스답게 흔들리지 않는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류현진은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5.21(38이닝 28실점 22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박세웅도 7경기에서 ERA 4.03(38이닝 22실점 17자책점)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전체 투수 24명 중 류현진은 ERA 21위, 박세웅은 10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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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류현진은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5.21(38이닝 28실점 22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박세웅도 7경기에서 ERA 4.03(38이닝 22실점 17자책점)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전체 투수 24명 중 류현진은 ERA 21위, 박세웅은 10위다.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순위다.
그러나 ERA로는 이들 2명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둘의 진가는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을 통해 잘 드러난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류현진은 3.41, 박세웅은 3.88의 좋은 수치를 마크하고 있다. ERA 부문에선 최하위권인 류현진은 FIP 부문에선 5위다. 박세웅은 FIP 부문에서도 10위지만,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ERA와 FIP의 차이가 큰 축에 속한다. 이들과 같은 특징을 보이는 국내투수로는 두산 베어스 곽빈(ERA 4.50·FIP 3.40)도 있다.
미국의 야구통계학자 톰 탱고가 고안한 FIP의 계산식에는 투수 개인의 책임이 큰 홈런과 삼진, 볼넷이 들어간다. 이보다 ERA가 높으면 비슷한 FIP를 기록한 투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비의 도움이 저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박세웅의 경우 야수들의 수비 지원이 부족했던 2022년 FIP 부문에선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고영표(KT 위즈)에 이어 국내투수 3위(2.87)에 오른 반면 ERA 부문에선 전체 22명 중 18위에 그치기도 했다.
류현진 역시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기 전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적이 있다. 12년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수비 믿고 던진다’던 유망주 선수에게 건넨 “수비 믿고 던지면 안 되지. 네가 잡아야지. 삼진으로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발언이 담긴 동영상은 지금까지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다. 이에 국내로 복귀한 뒤에는 ‘예전에 수비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고생) 안 했다. 기억이 없다. 투수는 야수를 항상 믿고 던져야 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동료들이 아무리 흔들려도 이들은 흔들리지 않은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수비 도움뿐 아니라 득점 지원이 부족해도, 불펜이 승리를 날려버린 날에도 호투를 펼치곤 했다. 류현진 경우 지난달 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7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고도 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타선이 2점밖에 뽑아주지 못해 패전을 떠안을 뻔했다.
박세웅 역시 1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무실점 QS에도 불구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이날 0-0으로 맞선 5회초 무사 1루에선 병살을 노린 1루수 나승엽의 송구 실책이 나오기도 했다. 박세웅이 물러난 뒤 불펜이 1점차 리드를 지켜주지 못해 승리를 놓쳤지만, 그의 에이스다운 면모만큼은 확실히 돋보였다.
김현세 스포츠동아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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