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 흥행에 순례코스 떠오른 청령포…조선의 유배는 어떤 모습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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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관객을 목전에 둔 가운데 단종의 유배지인 강원 영월 청령포를 찾는 발길도 줄을 잇고 있다.
영화적 재미를 넘어 조선시대 형벌 중 하나인 유배형에도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세조 3년(1457년) 노산군으로 강등된 단종은 유배지인 영월로 떠났다.
단순한 거주지 제한을 넘어 죄인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킨다는 점에서 유배형은 조선시대의 중형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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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처 주변에 가시나무 울타리 두기도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세조 3년(1457년) 노산군으로 강등된 단종은 유배지인 영월로 떠났다. 이처럼 유배형은 죄인을 먼 지방으로 추방해 그곳에서 죽을 때까지 거주하게 하는 형벌로, 중국 명나라 법전인 ‘대명률’을 근거해 만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조선의 지리적 조건과 맞지 않는 부분이 생겼다. 초기 유배형은 죄의 경중에 따라 2000리(약 790km)·2500리(약 980km)·3000리(약 1200km)로 구분됐으나, 서울과 부산의 직선거리가 약 325km인 점을 감안할 때 한반도의 지리적 여건에 부합하지 않았다. 이에 1430년(세종 12)에 유배 거리를 600리·700리·750리로 조정하며 제도를 정비했다.
‘조선전기 유배형과 유배생활’에 따르면 이후 유배지는 죄인의 거주지로부터 최소 600리 이상 떨어진 곳으로 정해졌으며,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 등은 유배지로 제외됐다. 함경도를 비롯해 전라도·경상도의 섬들로 이루어진 풍토가 척박해 유배인들이 꺼리는 지역이었으나 정쟁에 연루된 관료들은 이 지역에 유배되는 경우도 많았다.

별도의 노역이 부과되지 않는 한, 유배인들은 해당 군현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왕족이나 중죄인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랐다. 이들에게는 거처 주변에 가시나무 울타리를 쳐서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하는 ‘위리안치(圍籬安置)’ 처분이 내려졌다.
‘단종 복위 운동’과 관련해 실제 기록에서도 위리안치 사례가 등장한다. 단종 복위 운동에 참여한 세종의 여섯 번째 아들 화의군 등을 비롯해 참여자들에게 내려진 ‘금방조건(금지 및 방어수칙)’은 당시의 엄중한 처벌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울타리 밖에 사슴뿔 모양의 방어용 목책인 ‘녹각성’을 설치하고 외부와 단절을 위해 대문은 항상 자물쇠로 잠글 것을 명했다. 아침과 저녁 식사는 10일에 한 차례만 지급하며 담장 안에서 우물을 파서 스스로 해결하게 해 외부인과 통하지 못하게 했다. 또한 외부인이 죄인과 왕래하거나 물품을 전달할 경우 불충(不忠)죄로 엄단하는 등 내용이 전해진다.
죄인은 국왕이 특별사면 명령이 없으면 죽을 때까지 유배지에서 생을 보내야 한다. 단순한 거주지 제한을 넘어 죄인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킨다는 점에서 유배형은 조선시대의 중형으로 여겨졌다.
윤성연 기자 y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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