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억 떼먹은 '마스크 기부천사' 2심도 징역 4년…"피해 회사는 폐업"

마스크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70대 박모씨가 서울구치소로 호송되고 있다. 2022.3.1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코로나19가 확산하던 당시 마스크 수천만 장을 기부해 '마스크 기부천사'로 불렸던 70대 사업가가 마스크 구입대금 24억원 상당을 내지 않아 2심에서도 실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2부(부장판사 오영준 김복형 장석조)는 17일 사기 혐의를 받는 박모씨(78)에게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24억원 상당의 마스크를 편취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 회사는 폐업 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기죄와 경합범 관계에 있다면서도 1심과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박씨는 2021년 서울과 경기, 전북 등에 있는 공장을 찾아 창고에 쌓여있는 마스크를 대신 팔아주겠다고 접근한 뒤 물건만 받고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마스크 수천만장을 지자체와 군, 종교시설, 해외에 기부해 '마스크 기부천사'로 불리기도 했다.

검찰은 박씨가 선행을 베푸는 유력 사업가 행세를 하며 사업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봤다. 그는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판로나 매출 확보가 어려운 마스크 제조업체들을 기망해 어려움에 처하게 했다"며 "피고인이 보관 비용을 부담하지 못해 마스크를 일부 반환한 적은 있으나 피해는 전혀 회복해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