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투수 등판→결장 or 교체…김혜성 희생 이유가 '89억 유틸리티' 살리려고? "키케를 다시 영입한 이유"

박승환 기자 2025. 6. 13.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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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키케 에르난데스./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좌투수를 잘 상대해주길 바랐기 때문"

미국 '디 애슬레틱'은 12일(이하 한국시각)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좌투수가 나올 때면 김혜성을 대신해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기회를 주는 이유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4일 뉴욕 메츠와 맞대결에서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맞은 뒤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발 라인업은 물론 경기 후반 교체 선수로도 출전하지 못했던 김혜성은 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복귀해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후 두 경기 김혜성은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했다.

김혜성은 9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3루타를 2타점 적시타로 연결시키고, 중견수로는 장타로 연결될 수 있는 타구를 폭발적인 스피드로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으나, 7회초 세 번째 타석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가 투수를 좌완 존 킹으로 교체하자, 다저스 벤치 또한 김혜성을 불러들이고 키케 에르난데스를 투입했다.

결과는 완전한 실패였다. 키케는 킹을 상대로 초구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내밀었으나, 평범한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김혜성은 10일 경기에도 선발로 출전했고, 모처럼 좌완 투수와 맞붙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좌완' 마쓰이 유키를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폭발시키며, 결코 좌완 투수를 상대로도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을 앞두고 김혜성은 또다시 벤치로 들어갔다. 샌디에이고가 마쓰이보다 더 빠른 볼을 뿌리는 아드리안 모레혼을 투입하자, 이번에도 키케를 내세웠다. 그 결과 키케는 모레혼과 4구 승부 끝에 90.6마일(약 145.8km)의 체인지업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틀 연속 다저스 벤치의 판단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었다.

LA 다저스 김혜성./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게티이미지코리

이는 현지 언론에서도 다소 의문을 갖는 기용이었던 모양새.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들은 로버츠 감독에게 김혜성을 교체한 이유를 물었다. 그리고 로버츠 감독은 "마쓰이는 빠른 공보다는 변화구를 낮은 존에 던지는 스타일이라고 김혜성의 스윙에 잘 맞는다. 하지만 모레혼은 강속구 유형의 투수라서 김혜성에게는 까다로운 타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교체 이유를 밝혔다.

10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김혜성은 홈런 1개, 2루타 1개를 포함해 좌투수를 상대로 올해 3타수 3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KBO리그 시절에도 좌투수를 상대로 특별히 약한 모습은 아니었던 만큼 현지 언론들은 김혜성에게 제한적인 기회만 제공하는 로버츠 감독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에 '디 애슬레틱'이 로버츠가 좌투수만 나오면 김혜성이 아닌 키케를 내세우는 이유를 짚었다.

'디 애슬레틱'은 "김혜성은 10일 5회 타석에 들어서기 전 원정 팀 더그아웃을 바라봤다. 어떠한 신호도 오지 않자, 그는 그냥 타석에 들어섰고, 메이저리그에서 제한적으로 뛰는 동안 세 번째로 상대하게 되는 좌완 투수인 마쓰이와 마주했다. 그리고 두 번째 공을 라인 안쪽으로 당겨 2루타를 쳐 동점을 만들어냈고, 좌투수를 상대한 세 타석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표본은 작지만 그 안에 홈런도 포함이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혜성은 다저스에 콜업된 이후 사실상 파트타임 플래툰 선수로 기용되고 있다"며 "마쓰이는 메이저리그 2년 동안 가장 빠른 공도 94.3마일(약 151.8km)도 넘지 않았지만, 모레혼은 평균 97.3마일(약 156.6km)를 구사하는 투수다. 다저스는 김혜성에 메이저리그의 빠른 공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스윙을 변화시킨 것에 만족하고 있지만, 너무 급하게 무리시키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LA 다저스 키케 에르난데스./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김혜성./게티이미지코리아

결국 김혜성에게 경험치를 먹이고 차츰차츰 레벨업을 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될 수 있다. 그리고 키케가 김혜성을 대신하는 가장 큰 이유도 짚었다. 바로 키케를 살리기 위함이다. 키케는 올해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182 OPS 0.664로 매우 약한 모습인데,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을 들여다보면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252 OPS 0.785로 더욱 강했다. 로버츠는 이런 키케의 모습을 되찾게 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게 '디 애슬레틱'의 설명이다.

'디 애슬레틱'은 "'김혜성은 좌완을 상대로 더 기회를 얻을 자격이 있다'고 로버츠가 말했다. 그리고 12일 마쓰이가 등판했을 때 김혜성은 교체되지 않고 그대로 타석에 섰다"며 "다저스가 키케를 다시 영입한 이유는 그가 좌투수를 잘 상대해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다저스 입장에서 김혜성이 우완을 상대로 잘 치고, 키케가 좌완에게 강한 것이 로스터 운용에 더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로버츠 감독은 "키케는 좌완에게 더 잘해줘야 한다. 그게 현실이다. 그도 잘 알고 있고, 나 또한 키케를 계속해서 경기에 투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따라서 당분간 빠른 볼을 던지는 좌완 투수가 나올 때면 김혜성을 대신해 키케가 투입되는 이런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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