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순밥 그냥 만들지 마세요… '이것' 넣고 삶으면 떫은 맛 싹 빠집니다

6월이 아니면 못 먹는 죽순, 제철 맞아 돌아왔다
쑥쑥 자라나는 담양 죽녹원의 죽순들. / 담양군 제공

지난달 5월은 자연이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시기다. 따뜻한 날씨에 봄비까지 더해지면 땅속 식물들의 성장이 급격히 빨라진다. 죽순도 이 시기에 쑥쑥 올라온다. 대나무의 어린 순인 죽순은 한번 비가 오고 나면 하루 사이에도 훌쩍 자라난다. 그래서 '우후죽순'이라는 말도 생겼다. 대나무밭에서 동시에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 그 표현이 실감난다.

죽순의 제철은 5월 중순부터 6월까지다. 이때가 아니면 국내산 생죽순은 거의 보기 힘들다. 냉동이나 수입산은 1년 내내 유통되지만, 향과 식감은 생죽순과 비교할 수 없다. 제철에만 맛볼 수 있는 향긋함과 아삭한 식감이 있어 일부러 이 시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많다.

죽순, 잘 고르면 반은 성공이다

냄비에 데친 죽순. / nepool-shutterstock.com

죽순은 빠르게 자라는 식물이다. 땅 위로 올라온 순간부터 단단해지고 질겨지기 시작한다. 유통이 조금만 늦어져도 맛이 떨어진다. 그래서 고를 때부터 신중해야 한다. 겉껍질이 단단하면서도 색이 짙은 초록색을 띠는 것이 좋다. 무르고 노르스름한 색은 시간이 지나 조직이 변한 경우다. 들었을 때 묵직하고 단단한 것도 신선한 상태다.

손질도 어렵지 않다. 칼집을 넣어 껍질을 벗기고, 속대를 꺼낸다. 여기까지 했으면 바로 삶아야 한다. 죽순은 수확 후에도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그냥 두면 조직이 질겨지고 맛도 떨어진다. 구매한 날 손질하고 삶아두는 게 가장 좋다.

삶을 때는 쌀뜨물, 이유가 있다

쌀뜨물에 담가놓은 죽순. / 위키푸디

죽순을 삶는 데에는 특별한 비법이 있다. 바로 쌀뜨물을 쓰는 것. 쌀뜨물에 담가 약 40분 정도 삶으면 떫은맛이 자연스럽게 빠진다. 일반 물에 삶으면 특유의 아린 맛이 남기 쉽다. 쌀뜨물은 단맛과 구수함을 더해주기도 하고, 조직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영양 성분 파괴를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 한 번 삶은 죽순은 찬물에 하루 정도 담가두면 남은 쓴맛까지 깔끔하게 제거된다.

삶은 뒤에는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3일 정도 유지된다. 더 오래 두려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냉동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향과 식감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삶은 뒤 빠르게 소비하는 것이 좋다.

죽순밥, 기본만 알아도 맛이 달라진다

죽순밥 자료사진. / 위키푸디

죽순밥을 만들 때는 쌀과 재료 준비부터 조리법까지 정확히 맞춰야 밥맛이 제대로 살아난다. 우선 쌀은 2컵 분량을 씻어 20분가량 불려 둔다. 죽순은 삶아둔 것을 기준으로 250g 정도 준비해 먹기 좋게 썬다. 표고버섯 2~3개는 불려서 채 썰고, 노란 파프리카나 피망은 반 개 정도 사용한다. 생밤은 4알 정도 껍질을 벗겨 반으로 자르고, 은행은 8알 내외로 준비한다. 완두콩은 40g 정도가 적당하며,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솥에 불린 쌀을 담고 그 위에 손질한 재료를 고르게 올린다. 간장 2작은술과 참기름 1작은술로 간을 맞춘 뒤, 물은 280ml 정도 넣는다. 밥은 전기밥솥이나 뚜껑 있는 냄비 등 평소 사용하는 방식대로 지으면 된다. 재료에 수분이 포함돼 있으므로, 물의 양은 평소보다 약간 줄이는 것이 좋다.

전기밥솥을 사용할 경우 백미 모드로 설정하고, 냄비를 사용할 경우 센 불로 끓인 뒤 약불로 줄여 10~12분 정도 뜸을 들이는 방식이 적당하다. 밥이 완성되면 5분 정도 뜸을 들인 후 위아래로 고루 섞어 그릇에 담는다. 기호에 따라 반숙 달걀이나 간장 양념 고기를 곁들이면 충분한 한 끼가 된다.

간장 양념은 다진 풋고추와 홍고추를 각각 반 개씩 사용해 준비한다. 여기에 간장 1.5큰술, 참기름 1작은술, 통깨 1작은술을 섞어 만든다. 양념은 미리 만들어 두면 맛이 더 깊어지고, 죽순밥 위에 곁들여 먹으면 간이 더해져 감칠맛이 살아난다.

이 조리법은 식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밥 자체에 은은한 풍미가 배도록 구성됐다. 재료 구성이 복잡하지 않아 처음 시도하는 사람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또한 죽순 특유의 아린 맛 없이, 제철 식재료가 가진 식감과 향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죽순, 먹는 재미만 있는 건 아니다

껍질을 벗긴 죽순. / Robert Way-shutterstock.com

죽순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다. 비타민 B군이 풍부해 피로 회복에도 도움이 되고, 단백질 함량도 높아 봄철 기력 보충에 좋다.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도와주고 포만감도 높여준다. 그래서 다이어트 식단에도 자주 등장한다. 칼로리는 낮지만 포만감이 크기 때문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또한 칼륨 함량이 높다. 나트륨 배출을 도와줘 짠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도 좋다. 고혈압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식단에 곁들이기 좋다. 튀기거나 지지는 방식보다 삶거나 볶는 요리가 많은 것도 죽순의 장점이다. 간단한 조리만으로 충분히 맛있기 때문이다.

죽순은 봄철에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식재료다. 마트나 시장에서 껍질이 덜 벗겨진 생죽순을 본다면 지금이 제철이라는 뜻이다. 손질이 조금 번거롭더라도 그 안에 담긴 계절의 맛을 생각하면 해볼 만하다. 아삭한 식감, 은은한 향, 다양한 조리법까지. 죽순은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이번 주 식탁에 꼭 올려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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