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튀르키예 대선…결선 나흘 앞두고 갈라진 극우

박가영 기자 2023. 5. 2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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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극우 반이민 성향의 승리당 대표가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승리당이 이끄는 우파 정당연합의 후보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를 선언하면서 '킹메이커'를 자처한 지 이틀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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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케맘ㄹ 클르츠다로을루 CHP 대표(오른쪽)와 우미트 외즈닥 승리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극우 반이민 성향의 승리당 대표가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승리당이 이끄는 우파 정당연합의 후보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를 선언하면서 '킹메이커'를 자처한 지 이틀 만이다. 극우 진영의 세가 갈리면서 결선투표에서도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우미트 외즈닥 승리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난민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며 (당선되면) 관련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매우 분명히 밝혔다"면서 "승리당은 결선투표에서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시리아 등지에서 밀려드는 난민으로 인해 국가 경제가 위협받고 있다. 현재 튀르키예에 머무는 시리아 난민의 수는 330만명에
이른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시리아 난민을 집권 뒤 2년 안에 시리아로 돌려보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자발적 귀환'을 장려하며 난민 문제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보다 강경한 태도다.

외즈닥 대표는 "우리 두 사람은 시리아 내 시리아인의 안전을 보장하면서도 튀르키예 경제의 무거운 부담을 덜고 거리를 다시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구상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반면 대선 1차 투표에서 3위에 오른 시난 오안 무소속 의원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전직 학자인 오안 의원은 클르츠다로을루 대표 지지 입장을 밝힌 승리당이 주도하는 우파 정당연합 아타(ATA)동맹의 대선 후보로, 5.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오른쪽)이 19일(현지시간) 시난 오안 무소속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오안 의원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에르도안을 지지하는 결정이 "테러리즘에 대한 끝없는 투쟁"의 원칙에 근거한 것이라며, 야당 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을루에 대해 "미래에 대한 확신을 주는 데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아타동맹의 분열로 우파 진영 지지층이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로이터는 "외즈닥 대표의 지지 선언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오안 의원으로부터 받은 지지를 상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49.5%,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44.9%의 표를 얻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두 사람은 오는 28일 결선투표에서 다시 맞붙게 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승리하면 최장 2033년까지 집권을 연장할 수 있게 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현재 69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이 열리는 셈이다. 그는 2003년 총리로 실권을 잡은 뒤 2014년 직선제로 대통령이 됐으며, 이후 2017년 개헌을 통해 국가를 대통령제로 바꾸고 자신이 최대 2033년까지 재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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