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무인기 북한 침투 ‘확인해줄 수 없다’? 시인의 뜻”
더불어민주당은 12일 ‘한국이 최근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대북전단(삐라)을 살포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군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한 브리핑에서 “이런 중대한 사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이 무책임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국민은 수개월째 계속되는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과 확성기 방송으로 불안과 고통에 시달린다”며 “국가 안보 최고 책임자의 입에서 나온 긍정도, 부정도 아닌 답변도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국민을 북한의 도발 위협에 방치하지 말라”며 “국민께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고 공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무인기 침투 주장의 진위를 묻는 의원들의 말에 “그런 적이 없다”며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곧바로 국감장을 떠나 긴급회의에 참석한 뒤 돌아와 1시간여 만에 “우리의 기본적 입장은 북한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의 거듭된 질문에도 김 장관은 “전략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북한은 ‘남한 드론이 평양에 전단을 뿌렸다. 침략이다’라고 했고, 우리 국방장관은 법사위 국감 답변에서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며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것은) 결국 시인의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대북 전단과 확성기(방송)는 우리가 시작했고, 북한은 (이에 반발해) 극성이다”라며 “드론까지 사용했다면 무기를 사용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는 ‘세계가 전쟁 중인데 무슨 기자회견이냐’며 서면으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고, 노벨평화상은 일본의 반핵 단체가 수상자로 결정됐다”며 “세계는 전쟁 중이지만 평화를 지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는 무너져도 살릴 수 있지만, 전쟁이면 남북 다 죽는다”며 “우리가 먼저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선언하고, 북도 (쓰레기 풍선 부양을) 중단하라고 촉구하자”고 주장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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