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근육 안 늘더라니"…단백질 챙겨 먹어도 소용없었던 이유

정심교 기자 2025. 4. 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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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근육을 만드는 데 촉진제 역할을 하는 필수아미노산이 류신이다. 식품별 류신 3g을 비교한 사진. 맨 왼쪽이 유청분리단백질로 1스쿱에 불과하다. /사진=정심교 기자

근육을 만들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근육의 재료'인 단백질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단백질 권장섭취량을 아무리 잘 챙겨 먹어도 하루 중 유독 '저녁'에 몰아서 먹거나, 근육 합성 촉진 성분인 '류신'이 적게 든 단백질을 먹는다면 단백질의 건강 효과를 챙기기에 역부족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30일 미국유제품협회가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호텔에서 주최한 유청단백질 세미나에서 레슬리 본시(Leslie Bonci) 미국 공인영양사는 "단백질을 매끼 충분히 먹지 않고 한 끼에 몰아서 먹는다면 '단백질 합성(MPS)' 즉, 몸이 단백질을 활용해 근육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도 미국인 상당수가 단백질을 저녁에 몰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제식품전문위원회(IFIC)가 미국 성인 수천 명을 대상으로 '어떤 식습관을 추구하는지' 묻자, 응답자의 20%(1위)가 "고단백 식이를 추구한다"고 답했다. 건강을 의식한 식이(2위·18%), 깨끗한 음식 섭취(11%), 채식(3%)을 뛰어넘은 것이다. 또 '단백질 섭취량을 과거보다 더 늘리려고 노력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71%로, 식이섬유(64% 증가), 칼슘(58%), 철분(50%)보다 많았다.

이처럼 고단백 식사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이 커졌는데, 단백질을 제대로 섭취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이다. 단백질을 챙겨 먹는 사람의 74%가 '단백질을 저녁에 먹는다'고 답한 건데, 점심(56%), 아침(49%)에 단백질은 챙겨 먹는다고 답한 비율과 격차가 컸다.

30일 미국유제품협회가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호텔에서 주최한 유청단백질 세미나에서 레슬리 본시(Leslie Bonci) 미국 공인영양사가 단백질을 하루에 나눠서 먹는 방법의 예시를 들고 있다. /사진=정심교 기자

레슬리 본시 미국 공인영양사는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핵심은 단백질 하루 섭취량의 균형 있는 분배"라며 "하루 권장섭취량을 채웠더라도 한 끼에 몰아서 먹기보다 매끼 골고루 분배해 나눠 먹는 게 근육을 합성하는 데 최적합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영양학회가 권장하는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당 0.8~1.2g이다. 체중 60㎏을 예로 들면 60g 안팎을 섭취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체중 90㎏의 성인이 단백질을 하루 90g 챙겨 먹을 때 아침 20g, 점심 25g, 간식 20g, 저녁 25g 식으로 균형 있게 나눠 먹는 게 이상적이다.

여기서 챙겨볼 건 단백질의 품질이다. 레슬리 본시는 "단백질의 품질은 △아미노산(단백질을 이루는 성분) 조성 △단백질 소화율 등으로 결정된다"면서 "저품질 단백질에 의존하면 몸이 필요로 하는 단백질 권장섭취량을 맞추기까지 오히려 과도한 칼로리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최고 품질은 동물성 단백질이다. 식물성 단백질은 단백질 함량이 제한적이고, 대부분 불완전 단백질이어서 근육을 만들기까지 꼭 필요한 필수아미노산 중 몇 가지가 빠져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다. 콩을 얹은 샐러드, 닭고기를 얹은 샐러드 중 근육 합성에 유리한 건 후자라는 설명이다.

레슬리 본시는 "동물성 단백질 중 유청단백질, 그중에서도 '유청분리단백질'은 소량만 먹어도 단백질을 가장 쉽고 가성비 있게 충족할 수 있다"고 권장했다.

이날 레슬리 본시는 단백질을 권장섭취량만큼 채우기 위한 식품별 섭취량을 비교했다. 그래프 중 맨 왼쪽이 유청단백질로, 통밀·땅콩버터로 채울 때보다 칼로리를 8~9배 낮출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진=정심교 기자

유청단백질은 과거 치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부산물로 취급당했지만, 우연한 계기로 영양가가 높은 물질로 재평가받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치즈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유청(whey)은 우유를 응고시킨 커드(curd)를 제외한 나머지 수용성 부분을 총칭한다. 유청은 93%의 수분, 약 0.6%의 유청단백질로 구성된다. 시판되는 유청단백질은 액상 유청을 말리거나 여과해 수분을 제거한 분말 형태가 대부분이다.

유청단백질 중에서도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은 '유청분리단백질'은 근육 합성을 위한 '가성비 식품'으로 꼽힌다. 그 이유는 필수아미노산 중에서도 '류신(leucine)'이 유독 풍부해서다. 류신은 근육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필수아미노산 9종 가운데 이소루신(isoleucine), 발린(valine)과 함께 '곁가지아미노산(BCAA: Branched-chain amino acid)'으로 분류된다.

아미노산 대부분은 간으로 운반돼 대사되는데, 류신을 포함한 BCAA는 근육과 지방조직에서 대사된다. 따라서 심한 운동, 저항운동 후 류신 등 BCAA를 보충하면 운동 시 손상당한 근육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고, 근육 조직의 소재로 사용돼 근육을 빠르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운동 직전·직후에 BCAA를 포함한 아미노산 제제를 보충하는 게 권장되는 이유다.

류신 3g은 유청분리단백질 1스쿱(밥 1숟갈 정도)에 들어있는데, 이를 다른 식품으로 채우려면 달걀 6알, 오트밀 1.4㎏(6컵), 콩 단백질 1.5스쿱에 달한다. 분리유청단백질이 류신을 간편하게 얻을 수 있는 최적의 식품으로 꼽히는 배경이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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