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줄고 기능도 빠져
대중화 기대에 못 미친 테슬라
신형 모델 Y·3, 가격은 낮췄지만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7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모델 Y와 모델 3의 저가형 버전을 새롭게 공개했다.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인한 수요 위축과 판매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가격 대비 성능 저하와 기대에 못 미친 구성으로 시장 반응은 차갑다.
모델 Y 스탠다드, 가격은 낮췄지만 기능도 줄었다
테슬라는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모델 Y 스탠다드 버전을 3만 9990달러(약 5710만 원), 모델 3 스탠다드 버전을 3만 6990달러(약 5280만 원)에 공개했다. 이는 기존 대비 각각 약 5000~5500달러 낮아진 가격으로, 연방정부의 세액공제 혜택 폐지에 대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행거리와 차량 구성에서 기존 모델보다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모델 Y의 경우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517km(321마일)로, 기존 프리미엄 후륜구동 모델보다 약 10% 짧다. 2열 터치스크린과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가죽 시트, 라이트 바 등 주요 사양도 빠졌다. 내장 스피커 수 역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테슬라 측은 이번 결정이 “지난 1년간 이어진 판매 둔화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관련한 불매 운동으로 인한 매출 하락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모델 2’ 미출시, 기대감 꺾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저가형 모델 공개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이유로, 일론 머스크 CEO가 예고해왔던 ‘모델 2′(가칭)의 부재를 지목하고 있다.

모델 2는 2만~3만 달러(약 2850만~약 4280만 원)대 보급형 전기차로, 테슬라의 대중화 전략 핵심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머스크는 개발 계획을 연기하고 자율주행 기술 및 로봇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새 모델이 기존 모델 대비 5000달러 저렴한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CFRA의 개릿 넬슨 역시 “완전히 새로운 차량이 아니며, 매출 감소가 4분기부터 가시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차량 공개 전 기대감으로 5% 상승했지만, 공개 이후에는 실망감이 반영되며 4.45% 하락 마감했다.
신형 차량 없이 가격 조정만.. 비판 이어져
테슬라는 2023년 사이버트럭을 출시한 이후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이버트럭 역시 누적 판매량이 2만 대에 그쳐, 시장 기대에는 못 미친 상황이다. 한편 미국 내 연방 세액공제는 이달부터 폐지돼 테슬라뿐 아니라 전기차 시장 전반의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는 올해 4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33만 2000대로, 직전 분기 대비 2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는 이번 저가형 모델을 내년 출시 예정인 쉐보레 에퀴녹스,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4 등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신형 모델이 근본적인 혁신이 아닌 가격 조정 수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퓨처럼이쿼티스의 셰이 볼루어는 “이번 차량은 제품 혁신이 아닌 가격 조정일 뿐, 새로운 수요 창출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러닝포인트의 마이클 애슐리 슐만은 “테슬라는 혁신의 아이콘에서 대중형 브랜드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캐멀쏜인베스트먼트의 션 캠벨 고문도 “이번 조치만으로는 중국 저가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반면, 딥워터 애셋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저렴한 모델 출시로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이 생겼다”며 테슬라의 소프트웨어 역량이 전기차 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중화 모델 없는 저가 전략, 한계 드러나
테슬라가 한 해 넘게 준비해 내놓은 저가형 모델 Y와 모델 3는 결국 가격 인하 이상의 의미를 만들지 못했다.
일론 머스크 CEO가 오랫동안 약속해온 대중형 모델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고, 시장은 기존 모델을 단순히 ‘저렴하게’ 바꾸는 전략에 점점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