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340i 투어링, 속도광 가장의 절충안
BMW 신형 M340i 투어링 xDrive를 시승했다. 신형 M340i 투어링은 11월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로 새로운 전후면 디자인과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상품성을 높였다. M340i의 섀시와 파워트레인은 일상주행과 스포츠주행을 폭 넓게 소화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지녔다.
BMW 3시리즈는 회사의 정체성을 담은 상징적인 모델 라인업이다. 3시리즈는 후륜구동(FR) 레이아웃 기반으로 전후 50:50의 무게배분을 통한 밸런스와 정교한 핸들링을 통한 민첩한 코너링 성능, 그리고 반응성 좋은 파워트레인과 제동성능을 통한 빠른 가감속이 특징이다.
3시리즈의 이같은 특성은 1975년 1세대(E21), 1982년 2세대(E30), 1990년 3세대(E36), 1998년 4세대(E46), 2005년 5세대(E90), 2012년 6세대(F30), 2019년 7세대(G20), 그리고 2022년 7세대 LCI(Life Cycle Impulse)라 불리는 부분변경을 통해 스포츠 세단의 명맥을 이어왔다.
7세대 LCI 모델의 가장 큰 변화는 실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존 G20 3시리즈의 실내를 기반으로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를 통합한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12.3인치 계기판과 14.9인치 모니터가 이어진 형태다. 여기에 토글형 기어 셀렉터, ID8 시스템이 탑재된다.
전기차 iX와 i4를 통해 먼저 선보인 iDrive8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스마트폰처럼 아이콘이 나열된 형태로, 3시리즈 LCI에 이르러서는 기본 레이아웃을 통해 어느 정도 정돈된 느낌이다. 차량내 UI(User Interface) 편의성과 직관성이 좋았던 뛰어난 과거의 명성을 되찾았다.
BMW 3시리즈 투어링은 국내에서 5가지 세부 트림으로 판매된다. 파워트레인과 디자인 패키지에 따라 320i, 320i M 스포트, 320d, 320d M 스포트, 그리고 M340i xDrive로 구성된다. 왜건의 판매가 저조한 국내에서 단일 모델에 이같은 다양한 선택지는 3시리즈가 유일하다.
시승한 모델은 M340i xDrive 투어링으로 8680만원 사양이다. M340i 세단은 후륜구동으로만, M340i 투어링은 사륜구동으로만 국내에 판매된다. 유사한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4시리즈의 고성능으로는 M440i 쿠페와 M440i 컨버터블만 수입되는데 모두 xDrive 모델이다.
M340i 투어링 LCI의 외관은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그리고 범퍼 디자인이 변경됐다. 슬림해진 헤드램프는 LED 시그니처가 변경되고, 전면 범퍼 중앙의 인테이크 상단에 블랙 하이그로시 소재를 적용해 시각적으로 흡입구가 커졌다. 후면부도 공격적인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실내에서는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모은다. 단순히 일체형 패널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 iDrive8 적용으로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구성, 헤드업 디스플레이까지 디자인이 달라졌다. 계기판이 스티어링 휠과 가까워 부족한 시인성은 중앙에 모인 레이아웃 선택시 해결된다.
파워트레인은 3.0리터 6기통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xDrive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돼 최고출력 387마력(5800rpm), 최대토크 51.0kgm(1800-5000rpm)를 발휘한다. 100km/h 정지가속은 4.5초다. 공차중량은 1855kg, 국내 복합연비는 9.6km/ℓ(도심 8.3, 고속 11.9)다.
운전석에서의 시트포지션과 시야는 좋은 편에 속한다. 세대를 거듭하면서 차체가 꽤나 커졌는데, 실제 운행에서는 3시리즈 특유의 컴팩트함이 남아있다. M340i 투어링의 차체는 전장 4715mm, 전폭 1825mm, 전고 1445mm, 휠베이스 2850mm, 트렁크 용량은 500리터다.
왜건형 모델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적재공간이다. 3시리즈 투어링이 500리터, X3가 550리터로 예상보다 차이가 크지 않다. 세단형 차체의 낮은 무게중심으로 인한 승차감과 운동성능, 확장 가능한 적재공간이 이점이다. 상단부만 따로 열리는 트렁크도 편하다.
세단과 다르게 와이드 선루프가 적용된 점이나 2열 도어에 선쉐이드가 추가된 부분은 투어링의 고객층이 세단과는 조금 다른 것을 말해준다. 실내공간은 세대를 거듭하며 커졌다고는 하나, 국내 기준으로 여유로운 수준은 아니다. 물론 G70 슈팅브레이크에 비할 바는 아니다.
M340i의 백미는 역시나 파워트레인이다. 6기통 엔진과 BMW가 조율한 ZF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3시리즈에서 가장 빛난다. 일상주행과 스포츠주행에서의 차이가 다소 큰 편인데 주행모드에 따라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은 물론, 서스펜션의 단단함이 실시간으로 변한다.
LCI 모델에서는 스프린트(Sprint) 기능도 확인할 수 있는데, 좌측 패들 시프트를 1초 이상 당기면 엔진의 힘이 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최적 기어에 바로 물려 가속페달을 살짝만 건드려도 바로 달려나간다. 포르쉐의 스포츠 리스폰스 기능, 현대차 N의 NGS 기능과 유사하다.
저회전에서의 엔진 반응도 좋은 편이지만 4000rpm 이상에서는 M3가 연상될 정도로 타이트하게 출력을 쏟아낸다. 빠른 엔진 회전 상승과 최고 회전에서의 신속한 업시프트, 감속시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연상되는 빠른 다운시프트로 이어지는 리듬감은 M의 감성을 담았다.
여기에 앞쪽에서는 6기통 엔진의 흡기음이, 후방에서는 팝콘 튀기는 배기음이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가변 배기가 기본으로 적용돼 주행 모드나 설정에 따라 배기음을 키울 수 있다. 가상 사운드가 소리를 키우는데, 특별한 이질감이 없다. 전기차와는 다른 영역이다.
굽은 길은 M340i의 좋은 차체 밸런스를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이다. 50:50의 전후 무게배분은 제동과 코너링, 탈출 가속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전륜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어 매끄럽게 코너를 주파해 나간다. 사륜구동이나 후륜에 편향된 구동력 배분으로 주행감은 FR에 가깝다.
300마력이 넘는 출력에 순간적으로 강한 토크가 걸리는 터보 엔진 특성상 대부분의 운전자는 후륜구동(FR) M340i 세단보다 사륜구동 M340i 투어링을 빠르게 운전할 수 있다. 승차감은 기본적으로 단단하지만 자잘한 요철은 부드럽게 소화하는 요즘 고성능차의 설정이다.
M340i 투어링 xDrive는 일상주행과 본격적인 스포츠주행을 함께 소화할 수 있는 다목적 파워트레인을 지녔다. 여기에 투어링 특유의 확장 가능한 적재공간을 지니면서 SUV와는 다른 운동성능은 분명 매력적이다. 연비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두 자리수를 기록해 경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