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돈이면 아이폰15 산다"…애플 보급형 신작 아이폰16e 굴욕

유럽 시장서 출시 첫 달 판매량, 전작보다 20% '뚝'
가격은 대폭 올리고 사양은 애매해 소비자 외면
구형 모델과 가격 같아 '팀킬' 현상까지
[이포커스DB]

[이포커스] 애플이 야심 차게 내놓은 보급형 신작 '아이폰 16e'가 유럽 시장에서 흥행 참패의 쓴맛을 보고 있다.

전작들에 비해 판매량이 급감한 것은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구형 모델인 아이폰 15와 같은 가격에 팔리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굴욕'을 겪고 있다. 애플의 고가 정책이 보급형 라인업에서 한계에 부딪혔다는 비판이 나온다.

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출시된 '아이폰 16e'는 3월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9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는 사실이 무색해진 셈이다. 이는 전작인 아이폰 SE 2022(6위)와 SE 2020(3위)에 크게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다.

실질적인 판매량 감소는 더욱 뼈아프다. 아이폰 16e의 출시 첫 달 판매량은 아이폰 SE 2022보다 17%, SE 2020과 비교해서는 무려 20%나 급감했다. 애플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8%에 불과해 각각 12%와 19%를 차지했던 전작들의 위상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가격 책정 실패'가 꼽힌다. 아이폰 16e의 유럽 출시가는 699유로로, SE 2022(519유로)와 SE 2020(479유로)보다 월등히 비싸졌다.

얀 스트리작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부국장은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대폭 인상된 가격이 소비자들의 매력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애플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팀킬(Team-kill)' 전략을 펼쳤다. 스트리작 부국장은 "일부 지역에서는 구형인 아이폰 15를 아이폰 16e와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출시된 지 2년 가까이 됐지만 사양이 더 나은 구형 모델을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구형 모델인 아이폰 15가 4월 유럽 판매량 상위 10위권에 다시 이름을 올리며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보급형 모델의 정체성을 잃고 무리한 고가 정책을 고집하다가 시장의 저항에 직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애매한 성능에 비싼 가격표를 단 신제품이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애플의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포커스 곽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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