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탑 안의 기계가 40㎏이 넘는 포탄을 골라 대포 안으로 밀어 넣는다. 다섯 명이 나눠 하던 일을 세 명이 맡게 되는 변화다.
정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차세대 국산 자주포 K9A2가 내년부터 실전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격 명령이 떨어지면 포탑 안의 기계가 필요한 포탄을 골라 대포 안으로 밀어 넣고, 40㎏이 넘는 포탄을 날려 보낼 화약을 채운 뒤 발사 준비까지 마친다. 병사들이 손으로 나눠 하던 장전을 기계가 일정한 속도로 처리하면서 발사 속도는 분당 6발에서 9발로 빨라진다. 승무원은 5명에서 3명으로 줄어든다.

"손으로 나르던 포탄, 기계가 맡는다"
K9A2의 변화는 포탑 내부에서 일어난다. 기존 K9 계열은 무거운 포탄과 장약을 승무원이 직접 다뤄야 했고, 그만큼 사격 속도가 사람의 체력에 묶여 있었다. K9A2는 이 과정을 자동화해 포탄 선택부터 장전, 장약 투입까지 기계가 처리한다. 분당 6발에서 9발로 늘어난 발사 속도는 같은 시간에 더 많은 화력을 퍼붓는다는 뜻이고, 사격을 마친 뒤 진지를 옮기는 이른바 사격 후 이탈 속도도 그만큼 빨라진다.

"1999년 배치된 포, 수출로 자라다"
K9A2의 뿌리는 1999년 우리 군에 처음 배치된 K9이다. 스스로 움직이며 수십㎞ 밖의 표적을 때리는 K9은 이후 폴란드와 노르웨이, 호주 등으로 수출되며 한국 방산의 대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검증된 성능에 가격 경쟁력과 빠른 납기가 더해진 결과다. K9A2는 그 계보 위에서 승무원 부담을 줄이고 화력을 끌어올린 개량형에 해당한다.

"美 육군이 먼저 들여다본 기술"
조선비즈는 K9A2에 적용되는 자동장전 기술을 미 육군이 먼저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육군 포병 전력을 굴리는 미국이 한국에서 개발한 장전 자동화 방식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이 기술이 국내용 개량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신호로 읽힌다. 병력 자원이 줄어드는 가운데 같은 화력을 더 적은 인원으로 내는 문제는 한국만의 고민이 아니다.

K9A2는 내년 실전 투입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승무원 축소와 발사 속도 향상이라는 두 지표는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에 군이 전력을 유지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포를 더 만드는 쪽이 아니라, 같은 포를 더 적은 사람으로 더 빨리 쏘는 쪽이다. (사진 출처=조선비즈,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