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음식 끊었더니 극장골이 쾅쾅쾅쾅" 작은 노력이 큰 결실을, 백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자기관리'

윤진만 2024. 4. 2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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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김영권이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3.21/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포항 스틸러스 윙어 정재희(30)는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을 씻고 2024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나은행 K리그1 2024' 개막 후 6경기에 출전해 팀내 최다 4골을 넣었다. 리그 최고 수준의 빠른 스피드를 장착한 정재희는 주로 후반 조커로 출전해 4골을 모두 후반 추가시간에 작성했다. 평균 36.8분당 1골씩 넣는 놀라운 집중력이다. 정재희가 꼽는 대반등의 비결 중 하나는 '밀가루 프리'다. 정재희는 "지난해 부상으로 포항 경기를 TV로 볼 때 힘들었다. 뭐든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밀가루 요리, 튀김류, 탄산음료를 끊었더니 지금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인도 아니고 프로페셔널 선수가 밀가루 요리를 먹는가?'라고 의아할 수도 있지만, 어릴 적부터 습관적으로 먹던 음식을 단칼에 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국가대표팀 베테랑 수비수 김영권(35·울산)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처음으로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했다. 월드컵 본선에 맞춰 최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함이었는데, 두 번의 월드컵이 지난 현재까지 6년째 트레이너와 호흡하고 있다. 김영권이 매달 적잖은 비용을 들여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식단과 체중, 컨디션 관리를 하는 목적은 '더 건강히,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하기 위해서다. 투자 개념이다. 김영권은 그 덕에 K리그1에서 건재를 과시하고, 국가대표로도 꾸준히 뛰고 있다. 지난 3월 태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4차전을 통해 A매치 111경기째를 뛰며 한국 A매치 최다 출전 순위 9위로 점프했다.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24·맨시티)은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단일시즌 최다골 기록인 36골을 터뜨린 뒤 남다른 자기 관리로 화제를 모았다. 홀란은 OTT로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집 안에 있는 물을 직접 정수해서 마시는 모습을 공개했다. 오후 10시30분 전에 잠자리에 들고, 잠들기 전 모든 전자장비를 끄는 등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애를 썼다. 비타민B, 철분, 인, 구리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소의 심장과 간을 즐겨먹는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FC바르셀로나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6)는 부상 방지를 위해 식단 순서를 바꾸고, 쉬는 날에도 훈련을 해 삼십대 중반의 나이로도 높은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알 나스르)는 레알 마드리드 시절 구단 훈련장에 낮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둔 것으로 유명하다.

예로 든 정재희 김영권 홀란, 레반도프스키, 호날두 외에도 자기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는 선수는 셀 수 없이 많다. 요즘 자기 관리는 축구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가 됐다. 일부 선수들은 자신의 몸 상태를 매일 체크한다고 한다. 과거에는 소위 '몸 관리'에 열중하는 선수가 '독종'으로 묘사됐지만, 지금은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선수가 프로 의식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는다. 골키퍼 출신으로 현재 스포츠 IT 기업 큐엠아이티를 운영하는 이상기 대표는 "선수가 경기에 뛰고, 기술을 펼치는 것 모두가 자기관리부터 시작된다"면서 "과거엔 PC방에서 밤을 새우고, 술을 마셔도 경기에 뛸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공수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스프린트 횟수가 늘어났다. 이런 추세에 맞춰 몸이 진화하지 않으면 K리그에서 버틸 수가 없다. 단순히 피지컬만 관리해선 안되고 멘털 관리도 신경을 써야 경기장 위에서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중견 선수, 은퇴를 앞둔 베테랑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몸을 관리한다. 반면 프로 초년생들은 자기관리 측면에선 사실상 백지 상태다. 같은 팀 선배의 방식을 무작정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선수 솔루션 프로그램 '플코'를 개발한 이 대표는 "자기관리의 가장 큰 효과는 자각하는 것"이며 개개인 특성에 맞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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