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위사업청 제재 심의에서 회사를 대리한 변호인단이 뇌물 혐의 임원들의 형사재판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법무실장도 포함됐다.
방위사업청 제재 심의에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를 대리한 변호사들이 뇌물 혐의로 기소된 임원들의 형사재판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에는 해당 회사 법무실장으로 재직했던 변호사도 있는데, 재직 기간과 임직원들의 공소장상 범행 기간이 겹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가 이번 사건을 임직원 개인의 행위라고 선을 그은 상황에서, 임원들이 회사의 지시·보고 체계에 대해 독립적으로 진술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소와 동시에 계약이 끝났다"더니
25일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지난 16일 의원실에 "압수수색 관련해서 외부 법무법인에 의뢰했고, 기소가 됨과 동시에 계약이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지난해 12월 압수수색과 이후 수사 대응을 위해 선임한 곳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였다. 하지만 계약이 끝났다는 설명과 달리 지난 20일 열린 방위사업청 계약심의위원회에는 회사 경영진과 함께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이 참석해 회사를 대리했다.

"재직 기간과 범행 기간이 겹친다"
이날 참석한 변호인 중에는 해당 회사의 법무·컴플라이언스 팀장을 지낸 변호사도 포함돼 있었다. 방위산업과 공공계약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이 변호사는 2022년 12월부터 약 2년간 회사에 근무했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임직원들의 공소장에 따르면 협력업체를 통해 뇌물 자금이 조성·지급된 시기는 2023년 3월부터 2024년 11월까지로, 재직 기간과 상당 부분 겹친다.

"사무관은 구속기소, 부사장도 재판에"
방위사업청 사무관은 해당 회사 관련 사업·과제 평가에서 유리한 점수를 주고 4억6000만원 상당을 받은 혐의로 지난 7월 구속기소됐다. 이 가운데 3억원 상당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회사 부사장과 본부장도 8월 기소됐다. 회사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2년 입찰참가 자격제한 처분을 받았으며, 이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제재가 유지될 경우 진행 중인 유도탄 사업 일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방산 비리 사건에서 회사와 개인의 책임을 나누는 일은 늘 쟁점이 된다. 같은 로펌이 회사의 제재 심의와 임원의 형사재판을 함께 맡은 구도는 그 경계를 흐릴 수 있다. 제재의 실효성을 묻는 질문이 다시 제기되는 이유다. (사진 출처=다음뉴스 기사 사진·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