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에어컨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이유는?

주행 중인 차량 내부 <출처=Pixabay>

한여름 불볕더위 속에서 밀폐된 차량 실내는 금방 가마솥처럼 뜨거워진다. 외부 기온이 32도일 경우, 차량 내부 온도는 10초 만에 20도 이상 오를 수 있고, 1시간이 지나면 60도에 육박할 수 있다. 특히 차량이 밀폐된 상태에서 햇빛에 노출되면 실내 온도는 단숨에 위험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처럼 더위가 극심한 시기, 자동차 에어컨은 단순한 편의 사양을 넘어 생존 장비나 다름없다. 그런데 시동을 켜고 에어컨을 작동했을 때 찬바람 대신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면, 그 불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차량 에어컨에서 더운 바람이 나오는 원인은 무엇일까?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반려동물 모드 <출처=테슬라>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장 흔한 원인은 냉매 부족이다. 고무 실링이나 연결 부위에서 냉매가 새면 냉각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냉매는 차량 내부의 열을 흡수해 외부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냉매의 양이 부족할 경우 아무리 에어컨을 켜도 차가운 바람이 나올 수 없다.

에어컨의 심장부인 컴프레서에 문제가 생겨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클러치가 작동하지 않거나 내부 고장이 발생하면 냉매 순환이 멈추고, 결국 실내 온도는 떨어지지 않는다. 이 밖에도 팽창 밸브가 막히거나, 콘덴서가 이물질로 막힌 경우에도 냉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차량 에어컨 <출처=Pixabay>

공기의 흐름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경우도 원인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실내 공기 필터, 이른바 캐빈 필터가 먼지로 막히면 찬바람이 약해지거나 아예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송풍기 모터나 저항기에 문제가 있을 경우, 특정 풍속에서만 바람이 나오는 증상도 흔하다. 전기 배선이 끊어졌거나 HVAC 제어장치가 오작동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운전자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가장 먼저 캐빈 필터 상태를 확인해 심하게 오염됐다면 교체하는 것이 좋다. 라디에이터와 콘덴서에 먼지가 쌓였을 경우엔 물로 세척해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송풍기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작동이 원활하지 않다면 퓨즈나 저항기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단, 이런 조치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면, 전문 정비소를 찾는 것이 오히려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차량 에어컨 <출처=Pixabay>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에어컨 고장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필터를 주기적으로 살펴보고, 최소 연 1회 이상 전문 점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겨울철에도 간헐적으로 에어컨을 작동시켜 냉매 순환을 유지하고, 고무 실링이 마르거나 갈라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기온이 연일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자동차 에어컨은 쾌적함을 넘어 안전과 직결된다. 작은 관리 하나가 혹서기 운전의 편안함은 물론,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