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자동차 업계의 장기 불황이 전망되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9일 국책 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KDI경제동향 12월호’를 통해 “국내 자동차 업계의 대한 불황이 당분간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이은 해제,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부연이다.

KDI는 이어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전산업생산은 조업일수 확대 등으로 광공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였으나, 건설업의 부진이 이어짐에 따라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는 0.3% 감소했다. 아울러 자동차의 생산지수 역시, 부품사 파업 등의 이유로 전월 대비 6.3%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제조업 재고율도 기존 106.8%에서 112.7% 상승했다. 또 평균 가동률도 73.4%에서 72.5%로 하락했다. KDI는 “이는 상당 부분 일시적인 요인에 기인한다“며 자동차 부품사 파업 등에 따른 일시적 생산 차질이 반영됐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상황에 조업일수 확대 등의 이유로 소비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해, 기대감에 가득 찼던 완성차 업계의 전망도 어두워졌다. KDI는 “11월 기준 국산 자동차 내수판매(속보치)가 6.4% 감소했음을 감안하면, 승용차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수출실적 둔화도 우려된다. 대중 수출은 반도체의 호조에 따른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대미 수출은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 등에 따른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부진을 보였다. 11월 기준 대미 일평균 수출은 자동차와 일반기계 등의 부진으로 3.1% 하락세를 기록했다.

실제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대표 완성차 브랜드 3사의 누적 내수 및 수출 실적도 감소세를 보인다.

내수 실적의 경우, 르노가 신차효과에 힘입어 유일하게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먼저 현대자동차의 올해 누적 내수 판매량은 64만 3687대로 전년 69만 9905대 대비 5만 6218대가 줄어 8.03%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기아는 49만 3940대로, 전년 51만 8857대 대비 2만 4917대가 줄어 4.6%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르노는 올해 3만 2738대의 실적을 거뒀으며, 전년 2만 454대 대비 1만 2284대가 늘어 60%의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반면 수출은 3사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의 불황 속에도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수출 실적을 잘 방어했으나, 르노는 대폭 하락했다. 올해 현대차의 수출 실적은 316만 5737대로 전년 317만 3819대 대비 8082대가 줄어 0.25%의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기준 기아의 실적은 234만 7714대로, 전년 234만 8258대 대비 544대가 줄어 0.02%의 내림세를, 르노는 5만 9554대로 전년 7만 7015대 대비 1만 7459가 줄어 22.67%의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과 금리 변동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해당 요인들이 해소되기 전에는 자동차 업계의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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