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에 적용되는 기술이 날로 발전함에 따라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기능이 있다. 바로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Information과 Entertainment의 합성어) 시스템이다. 대표적인 인포테인먼트 중 하나인 내비게이션은 1930년 두루마리형 지도를 자동차 계기판에 장착하는 방식이 최초로 적용됐으나 현재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고, 혼다에서 1981년애 개발한 일렉트로 자이로게이터의 경우 매번 필름 지도를 바꿔 끼워야 하는 번거로움과 휠 센서를 이용해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이어서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으로 대중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군사용으로만 사용되던 GPS 위성의 정보가 민간에 개방되면서 내비게이션은 급격한 발전을 이뤘다. 여기에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언제든 최신 상태의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이 스마트폰을 차량과 연동시켜 어떤 차를 타더라도 동일한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 커넥티비티 기능도 지원하게 됐다.

국내 시장은 휴전 상황이란 특수성으로 법적 규제가 강해 구글 등 글로벌 업체들의 내비게이션 기능은 대부분 사용할 수 없다. 대신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주요 통신사를 바탕으로 크게 성장했는데, 그 중 가장 큰 업체는 가장 많은 회원 수를 바탕으로 성장한 티맵(TMAP) 모빌리티다. 현재는 내비게이션 사업을 넘어 브랜드와의 협력을 통해 차량 내 각종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자동차를 넘어 모빌리티 전체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러 브랜드들이 협력을 통해 티맵 내비게이션이나 티맵 오토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는데, 티맵과 가장 먼저 협력관계를 시작한 브랜드는 르노코리아다. 2012년 SM3를 통해 TM 링크 서비스로 처음 협력한 이후 2016년 QM6의 스마트 내비게이션, 이번 르노의 그랑 콜레오스까지 십수년 간 두 브랜드가 견고한 파트너십을 이어왔는데, 특히 이번 그랑 콜레오스에서는 단순히 내비게이션 탑재를 넘어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전반에 걸쳐 각종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며 흥행을 함께 견인하고 있다. 이런 르노와 티맵 간의 협력 관계를 보여주는 행사가 마련되어 지난 10일 서울 성동구의 르노 성수를 찾았다.

브랜드명이 르노삼성코리아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로, 다시 르노코리아로 변경되고 브랜드 로고까지 본사와 일치된 로장주 로고로 전환하며 대대적인 브랜드의 변화를 알렸다. 이 변화와 함께 선보인 첫 번째 신제품이 바로 그랑 콜레오스인 것. 르노가 지리와 협력해 국내에 선보인 첫 번째 하이브리드 모델로 지난해 출시와 함께 시장에서 크게 호평받으며 지난해 여러 올해의 차 시상에서 올해의 SUV로 선정됐다. 출시 이후 르노코리아 전체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지난 3월만 놓고 봐도 국산 차량 판매 순위 중 전체 8위, 하이브리드 모델 2위에 오르는 등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할 만큼 선방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이런 고객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블랙 컬러로 매력을 살린 에스프리 알핀 누아르 에디션을 출시해 999대 한정 판매하고 있다.

이번 그랑 콜레오스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중요성이 상당한 모델이다. 국산 브랜드 최초로 조수석에까지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탑재된 오픈알(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이 적용됐기 때문. 단순히 차량 정보나 음악 재생은 물론이고 개별적인 인포테인먼트, 동영상이나 각종 OTT 서비스 등도 제공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충분한 기술력을 가진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에서 그동안 관계를 이어온 티맵 모빌리티는 좋은 파트너일 수밖에 없다.

그랑 콜레오스는 퀄컴의 파워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바탕으로 최신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했다. 여기에 3개의 화면,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스크린, 동승석 스크린 사이에 실행 중인 앱을 전송하는 기능도 갖춰져 있어 이에 따른 각 앱의 최적화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최신 차량에 필수적인 무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위해 그랑 콜레오스는 5G 통신망을 기반으로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은 물론이고 주행 보조 기능, 공조 기능, 라이팅, 멀티미디어, 안전 기능 등 무선으로 차량의 핵심 기능에 대한 펌웨어 업그레이드까지 지원한다. 지원 범위는 무려 80%(43개 제어장치)에 이를 정도로 광범위해 대부분의 차량 관련 업그레이드는 서비스센터에 방문하지 않아도 최신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기능이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제어 역시 수월해져야 하고, 자동차 제조사들이 선택한 방법은 음성 명령이다. 시선을 돌리지 않고도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인식률이 우수하지 않으면 기능 조작이 어렵고, 정해진 명령어가 아니면 차량이 인식하지 못하는 등의 단점이 있는데 티맵에서는 누구 오토(NUGU AUTO) 기능을 탑재해 이를 해결했다. 스티어링 휠의 버튼을 누르거나 ‘아리야’를 호출해 명령을 내리면 시스템이 검색을 수행,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거나 검색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정해진 명령어가 아닌, 평소에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면 인공지능 시스템이 이를 판단, 원하는 기능이나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에 어려움이 없다.

그리고 차량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인 음악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곡을 보유한 스트리밍 서비스인 플로(FLO)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추천 음악을 제공한다. 여기에 그랑 콜레오스의 기능 중 하나인 조수석 분리 재생으로 블루투스 장치를 통해 독립 출력을 제공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이 밖에도 오디오북, 팟캐스트, 뉴스 음성 서비스 등 다양한 앱을 티맵 스토어를 통해 제공하기 때문에 언제든 원하는 앱을 다운로드받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주행 보조 시스템(ADAS)을 위한 지도다.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앞 차와의 거리를 측정하는 센서 정도면 충분하지만, 레벨 2.5 수준인 내비게이션 기반 ACC(혹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는 커브의 곡률이나 도로 선형, 단속 카메라 등의 정보를 활용해 기능을 구현하는데 이를 자동차 제조사에서 구축하기엔 너무 광범위한 정보인 만큼 관련 내용 역시 티맵 같은 회사를 통해 지원받아 사용하게 된다. 티맵에서는 이를 위해 전국 고속도로는 물론이고 일반 국도 등까지 모두 지원하는데, 티맵의 ADAS 맵은 국내 최대 수준의 커버리지를 제공한다고.

이렇게 뛰어난 사용 편의성을 보여줄 수 있는 건 티맵의 높은 사용자수에 있다. 2025년 2월 기준 등록 사용자수는 2,441만 명, 최대 월간 활성화 이용자 1,493만 명(2024년), 최대 일간 활성화 이용자 607만 명(2024년)이라는 국내 최대 유저풀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를 쌓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최적화 및 개선 작업을 통해 처음 사용하더라도 어려움 없이 필요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질의응답 시간에 먼저 여러 추가 예정 기능 중 창문 관련 기능에 대해 묻자 “창문 열림 기능의 경우 르노에서 준비가 되면 무선 업데이트가 진행되어 서비스센터에 입고하지 않아도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업데이트들을 매번 사용자가 일일이 선택해야 하는지, 스스로 내려받아 설치하는지에 대해서는 “스마트폰의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스토어처럼 업데이트를 고객이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는 일반 업데이트가 있고, 크리티컬한 개선 사항이 필요해서 전 사용자에게 다 업데이트가 필요한 경우에는 앱 실행시 이를 알려 강제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기능도 있는데 강제 업데이트는 아직 사용한 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ADAS 맵의 데이터를 크루즈 컨트롤 기능 외 다른 방향, 서스펜션 등 차량 세팅에 변화를 주는 용도로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ADAS 맵의 정보들, 경사도나 도로의 속도 정보, 도로의 종류 등 다양한 정보들이 있는데, 이를 크루즈 컨트롤 뿐만 아니라 다른 기능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아직 관련한 기능이 그랑 콜레오스에는 탑재되어 있지 않으나 향후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추가될 수 있고, 이 경우 ADAS 맵의 정보를 기반으로 제어가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올해 출시가 예정되어있는 르노의 전기차 세닉의 준비 과정에 문제는 없는지, 이 모델에서도 협력이 이어지는지에 대해선 “프랑스에서 생산한 차량을 수입해 판매하는 모델이라 그 과정에서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최적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 프랑스와 협의하는 중이고, 여름이 지나기 전 국내에 선보이려고 준비중이다”라며 “세닉이 도입되어 국내 멀티미디어 환경과 문제 없이 연결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처음 개발 단계에서부터 티맵이나 네이버 등 다양한 전문업체와 함께 공동 개발한 그랑 콜레오스와는 다를 수 있겠지만, 르노에서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능한 서비스는 최대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면 기술력을 가진 업체와 협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르노는 이를 통해 그랑 콜레오스를 완성해 출시했고, 시장의 호평 속에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여기서 그쳐서는 안된다. 다행히 올해 세닉과 내년 오로라 2의 출시가 차례로 예정되어 있지만 경쟁사들과 비교한다면 조금 더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주요 업체들과의 협력 역시 계속 이어나가야 할 것이고, 오랜 시간 꾸준히 이어온 협력 관계가 빛을 발해 굵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