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알려줌] <신체모음.zip> (Body Parts, 2022)
글 : 양미르 에디터

지난해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작품상을 받은 <신체모음.zip>이 8월 30일 개봉한다.
이 작품은 죽은 이가 쓰던 화장대에서 발견한 향수, 귀신을 본다는 이유로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소년, 가족의 죽음 이후 악령에 빙의된 친구의 모습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여학생 등 괴담에서 엑소시즘,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를 망라하는 6개의 에피소드가 모두 연결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독특한 구성의 옴니버스 작품이다.
특히 한 종교단체의 기도회에 잠입한 신입 기자 '시경'(김채은)이 목격하는 신도들의 사연이라는 영리한 구성은 영화 전체를 하나로 연결하는 기능을 하며, 자칫 따로 존재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에 통일성을 부여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 <토막>(최원경 감독 연출)은 사이비 종교 단체를 취재하게 된 '시경'이 특별한 의식에 초대되어 잠입 취재를 시작하게 되는데, 신도들이 한 명씩 돈이 아닌 무언가를 제물로 바치는 것을 목격하고 그것이 신체 조각인 것을 알게 되자 공포감에 휩싸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선배 기자인 '재필'(정준원)은 취재를 멈추고 나가겠다는 '시경'에게 계속 거기 남아있으라 지시하고 카메라를 챙겨 찾아간 현장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한다.
두 번째 에피소드 <악취>(전병덕 감독 연출)는 중고 거래를 통해 구입한 화장대에서 향수를 발견한 '다희'(권아름)가 무의식중에 향수를 뿌린 이후 세상 모든 사람의 악취가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다희'는 자기 자신에게조차 엄청난 악취를 느끼게 되고, 모든 일을 제쳐 두고 몸을 씻는 데만 열중한다.
'다희'의 남자친구인 '민준'(한상혁)은 '다희'를 걱정하며, '다희'의 집으로 찾아가고 그곳에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한다.
세 번째 에피소드 <귀신 보는 아이>(이광진 감독 연출)는 매일 '도진'(강준규)과 그의 친구들(이라 쓰고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무당집 아들 '준호'(강한샘)가 그들이 원하던 귀신을 보여주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귀신을 불러내는 의식을 위해 준비한 술을 나눠 마신 '도진'과 친구들은 정신을 잃고, 깨어난 곳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귀신들이 득실거린다.
결국 '도진'의 친구들은 한 명 한 명 귀신들에게 붙잡히고 '도진'은 미친 듯이 도망치기 시작한다.
네 번째 에피소드 <엑소시즘.넷>(지삼 감독 연출)은 가족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후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평범한 고등학생 '화영'(김금원)의 이야기를 담았다.
'화영'의 친구인 '주인'(김아현)과 '은기'(이유진)는 '화영'에게 악령이 씌었다고 생각해 정식 구마 의식을 요청하지만, 요청은 번번이 거절당한다.
어쩔 수 없이 '화영'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직접 기도문을 외우던 어느 날 '화영'에게 깃든 악령이 '주인'의 기도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다섯 번째 에피소드 <전에 살던 사람>(김장미 감독 연출)은 새집으로 이사했다는 들뜸도 잠시, '지수'(조우리)가 집안에 누군가 있는 듯한 기분에 예민해져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층간 소음에 자주 자신을 지켜보는 '101호'(백현주) 아주머니까지 찜찜함을 더해갈 때, 전에 살던 사람이라며 수상한 여자가 '지수'를 찾아오고, 집에 얽힌 충격적인 진실과 함께 집 안에 있는 부적을 절대 떼지 말라는 경고를 전한다.
불안해진 '지수'는 집 안을 살피다 의문의 부적 무더기를 발견하며 혼란에 빠진다.
마지막 에피소드 <끈>(서형우 감독 연출)은 어느 날 잠에서 깬 '재석'(김민석)은 자신의 목에 끈이 매여 있고 그 끈은 방의 벽면 구멍을 통해 옆집 이웃인 '민지'(도연진)의 목과 함께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는 내용을 담았다.
끈을 풀기 위해 움직일수록 서로의 목이 졸리는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 의문의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며 두 사람은 공포에 빠지게 된다.
각 에피소드는 눈, 코, 혀 등 사이비 종교 단체의 제물로 바쳐질 각 신체 부위에 얽힌 이야기로 공포를 선사하면, 마지막에는 다시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인 메인 에피소드 <토막>으로 돌아와 모든 에피소드가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색다른 구성으로 새로운 공포를 보여준다.
<토막>을 연출한 최원경 감독은 "2020년 겨울에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다"라면서, "한정된 공간과 마스크를 쓰고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전 세계인들한테 공포의 대상이 됐다. 그래서 그 시대에 맞는 공포가 무엇일지 생각을 해보다가 짧고, 속도감 있고 좀 더 즐길 수 있는 그런 공포 시리즈를 생각했었다. 그렇게 여섯 명의 감독이 모여서 그냥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시작했던 것 같다"라며 작품의 시작을 전했다.

이어 최 감독은 "1년 동안 스토리를 발전시켰는데, 시작은 공포 숏폼 시리즈물이었지만, 이것을 엮어주는 프레임 스토리를 하나 더 완성해 장편 영화로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게 훨씬 낫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 "그래서 제물이라는 키워드를 두고, 사이비 종교 단체가 신체 조각들을 모아서 자신들의 소원을 이루려 한다는 프레임 스토리로 이야기가 묶여서 <신체모음.zip>이 완성됐다"라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악취>와 <귀신 보는 아이>는 영화의 내용과 그 신체 부위가 맞아떨어졌고, <엑소시즘.넷>은 혀를, <전에 살던 사람>은 팔, 다리가 붙어있는 몸통이, 마지막으로 <끝>은 신체 부위는 아니지만, 신체 부위가 한곳에 모였을 때 이걸 작동할 수 있는 '주술적인 요소'를 넣게 됐다고.
이렇게 계획을 세운 6명의 감독은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악취>의 전병덕 감독은 "어느 날 중고 거래를 하던 도중 누군가가 버리는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이야기를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중고 거래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활용해 현실적인 공포를 선사한다.
<엑소시즘.넷>의 지샴 감독은 "구원은 신에게 있지만 구원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신께서 사용하실 그것을 간절히 바라는 한 사람의 이웃이 필요하다는 구절이 마음에 와닿았다"라면서 엑소시즘 장르 특유의 긴장감을 살렸다.

<끝>의 서형우 감독도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끈으로 연결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아이디어를 밝혔다.
한편, 최원경 감독은 "공포 장르는 신인 감독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장르"라면서, "그런데 조금 위험한 장르 같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 오락적일 수도 있지만, 그 메시지가 빠지면 그냥 굉장히 공허한 장르이기도 하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저 역시 첫 작품이기는 하지만,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하면서 시나리오를 썼던 것 같다. 공포 영화의 기원부터 알아보고 오컬트라는 말의 뜻도 한번 알아봤다. 오컬트가 원래 뜻 자체가 '흙에 묻는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뜻을 차용해서 <토막>이라는 스토리에도 녹이기도 했다. 그래서 좀 겁 없이 덤빈 영화 같기도 하다"라고 소회를 남겼다.
- 감독
- 서형우
- 출연
- 김민석, 김채은, 권아름, 혁, 강준규, 김아현, 조우리
- 평점
- 8.7

Copyright © 알려줌 알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2025 ALLYEOZUM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