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이 확장현실(XR) 기기 '비전 프로'의 활용 범위를 넓히며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간 성장이 미미했던 XR 시장이 본격적으로 태동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하반기 XR 기기 '프로젝트 무한' 출시를 앞두고 있어 글로벌 기업 간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애플, 교육·산업 분야로 XR 생태계 확장
애플은 최근 미국 퍼듀대학교와 협력해 가을부터 비전 프로를 활용한 '공간 컴퓨팅 허브(Spatial Computing Hub)'를 출범할 계획이다. 퍼듀대학교는 컴퓨팅,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등 디지털 기술 연구와 교육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간 컴퓨팅 허브는 비전 프로를 활용해 협업 연구,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 구축, 산업계와의 연계 촉진 등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반도체 및 제약 제조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의 교육과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 비전 프로, 판매 부진 딛고 새로운 활로 모색
비전 프로는 출시 초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비전 프로는 출시 직후인 지난해 1~2분기 판매량이 17만대에 그쳤다. 당초 업계에서는 30만~40만대 판매를 예상했으나 3499달러(약 465만원)라는 높은 가격과 무거운 무게, 콘텐츠 부족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애플은 더 저렴하고 가벼운 2세대 비전 프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교육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XR 기술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XR 시장 규모는 올해 2535억 달러에서 연평균 30.4% 성장해 2032년에는 1조6254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전자, '프로젝트 무한'으로 XR 시장 도전장
삼성전자는 XR 전용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Moohan)'을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무한'이라는 이름은 물리적 한계를 초월한 공간에서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14일 일본 오사카 엑스포에서 프로젝트 무한을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시연했다. 이 기기는 삼성전자, 구글, 퀄컴이 공동 개발 중인 XR 기기로, 개방형 생태계를 통해 다양한 XR 전용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XR 플랫폼 구축을 수차례 강조하며 삼성의 미래 경쟁력 중 하나로 꼽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구글·퀄컴 등과 협력해 전용 XR 플랫폼을 구축 완료한 상태다. 디바이스부터 콘텐츠, 칩셋까지 연결된 생태계 전반을 자사 중심으로 정비했다.
▶▶ XR 시장, 글로벌 기업 간 경쟁 본격화
XR 시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유망성이 높을 것으로 예견하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분야다. 메타는 이미 수년 전부터 '메타버스' 전략의 일환으로 '퀘스트(Quest)' 시리즈를 선보이며 관련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으로 XR 기기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콘텐츠 확보와 생태계 구축이 성공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애플은 자체 콘텐츠 플랫폼을 강화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두 기업의 전략적 차이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 기술 혁신과 가격 경쟁력이 승부 가른다
XR 기기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기술 혁신과 가격 경쟁력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비전 프로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고가의 가격은 대중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출시할 프로젝트 무한의 가격 정책과 성능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또한 XR 기기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킬러 콘텐츠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애플이 교육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XR 기술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것처럼,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시장 성장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