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천당제약의 바이오사업이 경쟁사들의 시장 선점과 지지부진한 사업 속도, 파이프라인 부재 등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공언한 ‘글로벌 바이오기업’ 도약이 공염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인석 대표는 윤대인 삼천당제약 회장의 사위로 2018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21년까지 윤 회장과 투톱 체제로 회사를 이끌어오다 2022년부터 단독 대표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전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삼천당제약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사업 진출과 바이오 사업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힘을 쏟았다. 그 첫 번째 파이프라인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이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는 황반변성 치료제로 약 13조원의 글로벌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연구 초기만 해도 출시된 경쟁 제품이 없어 개발만 제때 된다면 삼천당제약의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못하다.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SCD411 허가 신청을 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당초 올해 사용 승인과 함께 출시를 목표했지만 남은 기간을 고려해 볼 때 이르면 내년 1분기로 출시가 지연될 전망이다. 유럽의약품청(EMA) 등 국외에서도 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 사이에 국내 경쟁사들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 첫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허가받았다. 국내에선 5월부터 '아필리부'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EMA 산하 약물사용 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오퓨비즈'의 품목허가에 대한 긍정 의견을 받았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의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현재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5월 품목허가를 받아 시장에 출시됐다.
삼천당제약은 SCD411 외에 이렇다 할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이 없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천당제약은 총 29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바이오시밀러 항목은 SCD411이 유일하다.
바이오베터(개량신약) 사업 역시 지지부진하다. 삼천당제약은 주사제를 경구제로 변경하는 플랫폼기술인 S-PASS를 이용해 경구용 인슐린(SCD0503) 및 GLP-1 등 주사형 비만 및 당뇨 치료제(SCD0506)를 개발 중이다. 두 제품 모두 2018년 연구를 시작했지만 6년이 지난 현재까지 임상 1상도 종료하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 5월 중국 파트너사인 통화동보와의 계약 협의가 임상 1상 종료 후로 연기돼 잠정 중단되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SCD411은 식약처에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후발 주자라도 출시가 된다면 빠르게 시장을 점유해 2028년 SCD411로만 매출 2479억원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경구용 인슐린 및 GLP-1 개발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천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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