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동 삼겹살 급하게 먹고 싶을 때 전자레인지 돌리시죠?
그러면 고기가 익어버리거나 육즙이 다 빠져서 퍽퍽해집니다. 냉동 삼겹살은 해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감성은 냉삼이지만, 맛은 과학입니다. 제대로 해동하면 생 삼겹살처럼 촉촉하게 먹을 수 있어요.
설탕물에 담구면 육질이 단단해져

제일 좋은 방법은 설탕물에 담그는 겁니다. 미지근한 물에 설탕 1~2스푼 풀고 냉동 삼겹살을 담가두세요. 설탕물이 일반 물보다 해동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설탕이 녹은 물은 순수한 물보다 어는점이 낮아집니다. 그래서 같은 온도여도 얼음을 더 빨리 녹일 수 있어요. 겨울에 도로에 염화칼슘 뿌리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둘째, 설탕 분자가 고기 단백질 사이로 침투하면서 얼음 결정이 녹을 때 단백질 조직이 손상되는 걸 막아줍니다. 고기를 얼렸다 녹이면 세포막이 터지면서 육즙이 빠져나가는데, 설탕이 일종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겁니다.
해동 시간은 10~15분이면 충분합니다. 찬물에 그냥 담그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고기도 부드럽게 녹아요. 설탕 때문에 단맛 나는 거 아니냐고요? 전혀 안 납니다. 1~2스푼은 양이 너무 적어서 맛에는 영향 없고, 해동 후 물로 한 번 헹구면 더욱 걱정 없습니다.
설탕물이든 찬물이든 해동하고 나면 고기 표면에 물기가 많습니다. 이 상태로 바로 구우면 안 됩니다. 키친타월로 물기를 꼭꼭 눌러서 닦아내세요. 물기가 있으면 구울 때 기름이 튀고, 고기가 익는 것도 느려질 수 있습니다.
설탕물에 담군 뒤, 물기를 제거하고 구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집니다. 냉동 삼겹살도 생 삼겹살 못지않게 맛있어요. 냉동 삼겹살 해동, 전자레인지 말고 설탕물에 담가보세요. 시간도 얼마 안 걸리고 맛은 확실히 다릅니다.
알루미늄 냄비 사이에 끼우기

설탕물도 귀찮다 싶으면 알루미늄 냄비 활용하세요. 냄비 하나 뒤집어서 바닥에 깔고, 그 위에 냉동 삼겹살 올린 다음 냄비 하나 더 위에 얹으면 됩니다. 알루미늄의 열을 잘 전달하는 성질 때문에, 실온에 고기를 놔두는 것보다 2~3배 빨리 녹아요. 냄비 없으면 알루미늄 호일로 감싸도 비슷한 효과 납니다. 금속의 열전도율을 이용하는 원리입니다.
급할 때 전자레인지 해동 기능 쓰고 싶으시겠지만, 이게 제일 안 좋습니다. 전자레인지는 고기 내부를 불균일하게 데워서 어떤 부분은 익고 어떤 부분은 얼어있어요. 육즙도 다 빠져나가서 구웠을 때 퍽퍽합니다. 삼겹살 특유의 촉촉한 맛이 완전히 사라지고 고기 과자처럼 딱딱해집니다. 아무리 급해도 최소한 찬물에라도 담가서 해동하세요. 전자레인지는 정말 최후의 수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