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쓰러진 사람 못보고 ‘쾅’…2차 사고 가해자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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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2일 오전 6시 16분쯤 71살 김 모 씨는 SUV 차량을 몰고 충북 증평군 증평읍의 한 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김 씨 사례와 같은 2차 교통사고는 해마다 수백 건씩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기영 충청북도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갑작스러운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도로 제한 속도를 지키고, 앞 차량과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는 등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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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에 쓰러진 남성 들이받고 도주...2차 사고에 사망
지난해 10월 12일 오전 6시 16분쯤 71살 김 모 씨는 SUV 차량을 몰고 충북 증평군 증평읍의 한 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편도 3차로 도로에서 2차로를 주행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도로에 한 남성이 쓰러져 있었고, 김 씨는 이 남성을 들이받고 말았습니다.
앞서 이 남성은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지나가다 다른 차에 치였고, 그 충격으로 도로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이 남성을 보지 못했던 겁니다. 김 씨는 사고 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났습니다.
연이은 2번의 사고로 피해 남성은 다발성 손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쳐 결국 숨졌습니다.
2차 교통사고를 내고, 도망까지 간 김 씨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 법원 "사고 막을 수 있었을 것"...징역 2년 6개월 실형 선고
청주지방법원 형사4단독 강현호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강 판사는 "날이 완전히 밝지 않은 새벽 시간대, 피해자가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가로지르다 다른 차량에 치여 쓰러져 있던 점 등 사고 발생에 일부 책임이 있는 점,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점" 등을 김 씨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피고인이 사고를 내기 전 이미 선행 차량들이 정지하는 등, 피고인이 주의 의무를 다해 운전했더라면 충분히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고, 피고인도 교통사고를 유발했다는 사실은 충분히 인식했던 것으로 보임에도 즉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도주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범행 내용과 경위에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고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면서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가족을 잃은 피해자 유족들의 충격과 정신적 고통이 상당히 큰 것으로 보이고,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으며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김 씨는 본인의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강 판사는 김 씨가 법정에서 보인 태도 등에 비춰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고, 유족 측과 합의할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 2차 교통사고로 72명 사망...치사율 5배 이상 높아
김 씨 사례와 같은 2차 교통사고는 해마다 수백 건씩 발생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차 교통사고는 2020년 399건, 2021년 378건, 2022년 363건에서 지난해 531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이 기간 2차 교통사고로 72명이 숨졌고 3,282명이 다쳤습니다.
특히 시속 100km 안팎의 빠른 속도로 주행해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운 고속도로에서의 2차 사고는 더 위험합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춘석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고속도로 2차 사고 치사율은 55.9%로, 일반 사고의 치사율 9.8%보다 5배 이상 높았습니다.
2차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전방주시 태만, 안전거리 미확보, 졸음운전, 과속 등이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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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근섭 기자 (sks8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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