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에 '인권침해' 논란까지...외국인 가사관리사 '삐걱'
[앵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한 필리핀인 2명이 최근 숙소를 이탈해 잠적하면서 '처우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는데요.
사업 주체인 정부와 서울시가 부랴부랴 간담회를 열고 개선책 마련에 나섰지만, 시범사업 초반부터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홍선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추석 연휴 기간,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이 숙소를 나간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이달 초 일선 가정에서 업무를 시작한 지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잠적한 겁니다.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당 지급 지연이나 급여 지급 방식 문제 등이 지적되자 정부와 서울시는 부랴부랴 간담회를 마련했습니다.
[김선순 /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지난24일) : 최근 두 분이 직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계셔서 그동안 가사관리사분들 그리고 (서비스)제공기관 대표님들께서 어떠한 애로사항이 있었는지 현장 의견을 듣고 개선방안을 준비하기 위해서 오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간담회에서는 가사관리사들이 숙소에서 밤 10시 이후 통금시간까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 커졌습니다.
서비스제공업체는 공동 숙소 생활을 위해 자율적으로 정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인권침해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조 안 / 필리핀 가사관리사 (지난24일) : 저는 밖에서 사회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모두, 특히 여기 온 사람들은 다 성인이니까, 적어도 우리의 시간을 어떻게 쓸지 자율권이 있어야 합니다.]
앞서 시범사업 시작 직전 신청자 10%가량이 무더기 취소하면서 문제가 됐고,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사관리사 임금은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가사관리사 입장에서는 최저임금을 받느니 돈을 더 받는 불법취업의 유혹에 노출돼 있다는 점도 현실적인 문제로 꼽힙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대부분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서울시는 시범사업 취지에 맞게 문제점을 찾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계획대로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YTN 홍선기입니다.
YTN 홍선기 (sunki05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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