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MM의 재무구조는 2021년을 전후로 뚜렷한 전환점을 맞았다. 해운업 경기에 따라 실적이 들쭉날쭉한 데다 유동성 위기까지 겹치며 대주주 변경 등 복합적인 구조조정 과정을 겪었다. 2021년 이후에는 급격히 상황이 호전됐다. 코로나19 발생으로 공급망 혼란이 다소 진전됐고 선박운임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홍해 이슈로 주력 분야인 컨테이너선의 운송환경도 개선됐다.
특히 해운업 경기 회복기에 HMM은 경쟁사 대비 더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낮은 차입비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운임 상승 민감도 상쇄한 원가 구조 눈길
지난 10년간 HMM의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 2020년을 기점으로 손익구조가 '플러스'로 돌아섰다. 2015~2019년 해운업 전반의 다운사이클이 지속된 가운데 HMM은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 2017년에는 해외 경쟁사들이 흑자전환했지만 HMM은 적자상태가 계속됐다. 2016년 현대그룹에서 산업은행으로 대주주가 바뀌면서 안팎으로 혼란이 가중됐다.
2020년 팬데믹의 역설로 컨테이너선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HMM도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된 후 수요와 공급이 역전되면서 HMM의 주력인 미주항로 중심으로 시황이 급등했다. 긍정적인 업황은 이듬해에도 이어져 HMM은 2021년, 2022년 영업이익률이 50%를 웃돌았다.
특히 2022년의 경우 경쟁사 평균 영업이익률이 48.8%였지만 HMM은 53.5%에 달했다. 2023년 업황이 한풀 꺾이자 타 해운사들은 대체로 적자를 냈지만 HMM은 영업이익률 7%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이처럼 HMM이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주요 배경으로는 △효율적인 운영과 비용관리 △전략적 해운동맹 구축 △정부의 재정적 뒷받침 등이 꼽힌다. 이 중에서도 높은 원가통제력을 기반으로 한 효율성 제고 노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MM의 원가율에는 일정한 공식이 있다. 글로벌 운임 상승으로 매출이 크게 뛴 데 반해 상대적으로 매출원가 상승 폭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팬데믹과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운임이 폭등한 2021~2022년 매출과 원가상승률은 정확히 맞아떨어져 원가율이 43.8%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또 2023~ 2024년에는 매출이 8조원까지 떨어졌다가 11조7000억원으로 올라 등락 폭이 컸던 반면 매출원가는 7조원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외형 변화와 무관하게 비용구조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경향을 나타낸 것으로 이는 고정비 중심의 운영구조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 낮은 고정비 중심의 구조로 재편해 운임 변화에 따라 수익성의 민감도를 상쇄한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유조선·컨테이너선 등 직영선대를 집중적으로 확대한 것이 꼽힌다. 빌려온 선박을 뜻하는 용선은 운임급등기에 비용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다. 이와 대조적으로 자가보유 선박(사선)은 감가상각 등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고정비로 처리되기 때문에 사선을 확대하면 원가관리에 유리하다.
HMM은 2021년 기존 6000TEU(20피트 컨테이너 단위)급 용선 2척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그해 원가에서 용선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과 동일한 25% 수준에 그쳤다. 이후로도 사선을 적극적으로 투입하면서 최근 용선료 비중은 21%까지 떨어졌다.
또 노후선박 대신 에너지효율이 높은 신조선을 중동 및 미주 지역 프로젝트에 배치해 원가경쟁력 회복을 꾀했다. 이는 높은 이익률,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로 이어져 재무건전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5년째 순차입금 마이너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 규모는 2021~2024년 4년 연속 마이너스를 유지해왔으며 올해 1분기 기준 순차입금 역시 -11조45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빚보다 훨씬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으로 차입이 있더라도 충분히 상환 가능한 재무여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HMM의 현금성자산은 △2021년 6조4615억원 △2022년 12조8000억원 △2023년 11조7568억원 △2024년 15조8416억원 △2025년 3월 15조7376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현금성자산의 대부분은 단기금융상품이여 예금,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산업은행의 금융상품을 통해서도 일부 운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달리 총차입금은 2021년 5조8197억원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4조2840억원으로 감소했다. 은행 차입 의존도가 낮은 것은 자본으로 인정되는 전환사채(CB) 등으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왔기 때문이다. 또 2016년 체결한 경영정상화 계획에 따라 시중은행이 HMM에 당좌대출을 실행했지만, 이는 분할상환 조건이라 일반대출보다 부담이 덜한 것도 한 요인이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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