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 출신’ 은평 흉기난동男, 주방칼로 위협…치킨·소주 주며 설득 끝 제압
4년 전 조울증 진단…가족간 금전문제 범행 원인 추정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흉기 8점을 소지한 채 난동을 부린 30대 남성이 10년의 요리사 경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여러 종류의 칼이 발견된 이유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총기 등을 사용하지 않고 난동범을 설득해 진압하려 했고, 이 피의자는 경찰과 대치하는 와중에 길거리에서 경찰이 제공한 술과 치킨을 먹었다고 한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A씨를 현행범 체포해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 소유로 추정되는 칼 8종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10년 전 요리사로 일하면서 소지하게 된 칼들로 낚시 갈 때 사용하기 위해 차량에 싣고 있었다”며 “사시미 칼, 정형칼(육고기용) 등 모두 주방에서 사용하는 칼들로 총포도검 등록 대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발견한 칼 6점은 경찰 도착 직후 압수했고, 나머지 2점도 A씨를 체포할 때 압수했다.
이어 “진술을 종합해 볼 때 금전으로 인한 가족 간 다툼이 원인으로 보인다. 면밀히 확인 중”이라며 “현재까지 살인 예고글과의 관련성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을 포렌식할 예정이다.

신고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흉기가 다수 발견돼 위험성을 고려해 특공대에 지원을 요청했고, 발생 11분쯤 뒤인 오후 8시37분에 도착했다. A씨는 갈현동의 한 빌라 1층 주차장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채 경찰과 맞섰으나 오후 10시5분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당시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본인에게 흉기를 겨눈 채 자해 위협도 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테이저건 발사 등 강제 진압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현장에서는 은평경찰서장이 직접 현장을 지휘하고 지역경찰 18명, 강력형사 8명, 경찰특공대 21명 등 총 48명이 현장에 투입해 대응했다.
결국 은평경찰서 형사과장이 위기협상 복장을 착용한 채 A씨에 접근, 대화하면서 흉기를 바닥에 내려놓도록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경찰에 치킨과 소주를 요청했고, 경찰은 라포(상호신뢰관계) 형성을 위해 이를 제공해 협상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대치 상황에서 “어머니와 외삼촌을 불러달라. 소주를 사달라”, “도망간 행인을 데려오지 않으면 다 죽이겠다” 등 여러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시선이 분산된 사이, 뒤쪽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특공대가 그를 제압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혼자 술을 마셨고 자해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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