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아침, 항공대 캠퍼스의 비행기 앞.
서하얀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검은 민소매 원피스에 스카프를 매치한 채 사진 한 장을 남겼다.

SNS에 짧게 남긴 “비 갠 오늘 아침. 항공대!!”라는 문구와 함께. 이 사진이 화제가 된 건 단순히 예쁜 코디 때문만은 아니었다.

결혼 전, 서하얀은 대한항공에서 3년간 승무원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많은 이들이 그녀를 보며 ‘여전히 승무원 같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 다섯을 키우는 지금도 변함없는 단정함과 밝은 미소. 그런 서하얀의 모습은 누군가에게는 추억이고, 누군가에게는 목표가 되었다.

그날 그녀가 공개한 또 다른 사진에는 한 장의 냅킨과 작은 포스트잇이 담겨 있었다.
한눈에 봐도 정성스럽게 적힌 손글씨. 쪽지를 남긴 이는 서하얀과 같은 중학교를 나왔다는 현직 승무원 후배였다.
“언니를 보며 이 회사에 꼭 들어오고 싶었다. 이렇게 뵙게 되어 기쁘다. 여전히 아름다우시다.”

쪽지는 짧았지만 진심이 가득했다.
서하얀은 “제가 더 자랑스러워요. 본받을 용기와 마음씨예요. 커피 한 잔 꼭 사고 싶어요”라며 뒤늦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녀의 겸손한 반응은 보는 이들까지 따뜻하게 만들었다.

서하얀과 임창정의 인연은 다소 엉뚱하게 시작됐다.
지인들과 포장마차에서 술자리를 가지던 날, 임창정은 너무 예쁜 사람이 앉아 있는 걸 보고 ‘서비스를 줘야겠다’는 생각에 다가갔다.
그런데 막상 말은 “맥주 한 잔 사주세요”였다. 그 말에 서하얀이 웃었고, 그게 모든 시작이었다.

이후 연락처를 주고받았지만, 서하얀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임창정에게 아이가 셋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만나보니 아이들이 너무 착했고, 오히려 그게 이 관계를 더 깊이 받아들이게 만드는 이유가 됐다고 했다.

처음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열애가 기사화되자 임창정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고, 서하얀의 부모님도 강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서하얀은 “옆에 있는 사람이 너무 좋았기에 그거 하나만 믿고 계속 연애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또 다시 사랑’이라는 곡을 함께 만들며 정서적으로 더 깊어졌고, 이 곡으로 13년 만에 음악방송 1위를 하면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됐다.
이후 임창정의 ‘내가 저지른 사랑’ 뮤직비디오에도 서하얀의 사진이 등장하며 열애 사실이 알려졌다.

결국 임신 소식과 함께 상견례를 하게 됐고, 결혼을 결심했다.
당시 서하얀은 26세였다. 임창정은 “서하얀의 엄마와 언니를 내 편으로 만들겠다고 마음먹고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온 가족이 한마음이라며 웃었다.

임창정은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세 아들을 두었고, 서하얀과의 사이에서 두 아들이 더해져 지금은 다섯 아이를 함께 키우고 있다.
서하얀은 이 중 세 명의 아이에게 ‘이모’가 아닌 ‘엄마’로 처음 불렸던 순간을 회상하며 “되게 벅찼다”고 말했다.
이후 친구 같은 엄마가 되어주겠다고 마음먹었고, 지금도 그 다짐을 지켜가고 있다.

최근 서하얀은 가족사진을 공개하며 “훌쩍 자란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이어 “'나'와 '엄마'의 삶, 다채로운 우리 가족의 삶을 응원해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방송 속에서, SNS 속에서, 그녀는 늘 ‘누군가의 아내’나 ‘누군가의 엄마’이기 이전에 자신의 삶을 성실히 꾸려가는 ‘한 사람’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 이 순간의 자신도 충분히 빛날 수 있다고 말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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