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항공사 제주 임시편 띄우는데… 저가항공은 증편 못해 승객 발동동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4일 강풍과 폭설로 인해 마비됐던 제주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25일 재개됐다. 전날 모든 항공기가 결항돼 승객 4만여명의 발이 묶였었는데,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대형 항공사들은 임시 항공편을 투입해 승객들을 귀경시키고 있지만 항공편의 여유가 없는 저가 항공사들은 결항편 승객들이 내일까지 기다려야 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용인에 사는 직장인 황모(36)씨는 명절을 맞아 가족여행을 왔다가 폭설로 인해 제주도에 발이 묶여 버렸다. 24일 오후 9시 김포공항 행 진에어 항공권을 예매했던 황씨는 당일 오전 9시쯤 비행기가 결항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황씨는 “대체항공편을 안내하기 전 기존 비행기를 취소하라는 이야기를 먼저 들었고, 이후 28일 항공편으로 대체해주겠다고 했지만 또다시 오늘 오후 7시에 다시 안내할 예정이라고 전달받았다”고 했다. “대형항공사들은 대체항공편 안내가 잘되고 있어 사람들이 무리 없이 복귀중이라고 하는데, 저가항공사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급한 마음에 27일 출발하는 다른 항공편을 예매한 황씨는 급작스럽게 3일 간 휴가를 냈다고 한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조용규(29)씨도 가족여행을 왔다가 일정대로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조씨는 결항 안내문자를 받은 뒤 다른 항공사 잔여석이라도 예매하기 위해 24일 낮 12시에 공항에서 4시간을 기다렸으나 잔여석도 이미 매진된 상황이었다. “급하게 회사에 연락해 재택근무가 가능한지 물었으나 휴가를 쓰라고 해 원치 않는 휴가까지 쓰게 되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대학생 김모(23)씨도 명절을 맞아 제주 본가에 내려왔다가 결항으로 인해 현재까지 서울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26일 중요한 학술 동아리 대회 관련 일정이 있었지만 늦게 서울로 돌아가게 되어 일정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제주에 발이 묶인 사람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자영업자들도 있었다. 칵테일 펍을 운영하는 서명환(26)씨는 결항 소식을 듣고 SNS에 ‘결항으로 발 묶이신 분들 커피 한잔 드릴게요! 혼자 계시지 말고 오세요’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6~7년 전 제주도에서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경험이 있는 서씨는 공항에서 고생하고 있을 여행객들이 걱정돼 따뜻한 커피라도 챙겨주고자 공지를 올렸고 십여명이 찾아왔다고 한다. 또 한 숙박업체도 공항에서 노숙 중인 여행객들을 위해 평일 1박에 15만원 정도 하는 객실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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