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래 건조기의 보급률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높아졌다. 비 오는 날에도 걱정 없이 빨래를 말릴 수 있고, 먼지나 꽃가루 걱정 없이 위생적인 관리까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아기나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에서는 건조기를 필수 가전으로 여길 만큼 그 활용도가 높아졌다.
그런데 이런 건조기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이 외부로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외의 건강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빨래는 깨끗해졌을지 몰라도, 우리 호흡기와 환경에는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조기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는 원리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성분이 5mm 이하의 아주 작은 입자로 쪼개진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입는 합성섬유 의류들, 예를 들어 폴리에스터나 나일론 등은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졌고, 이 옷들이 건조기 안에서 고열과 회전에 의해 마찰되면서 미세한 섬유 조각이 떨어져 나온다.
이렇게 떨어져 나온 섬유 조각은 대부분 필터에 걸러지지만, 문제는 필터를 통과하거나 외부 배기구를 통해 집 밖으로 배출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특히 건조기 배기관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거나, 필터 청소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미세먼지뿐 아니라 미세플라스틱도 공기 중으로 퍼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건조기는 청결을 위한 가전이지만, 사용 방식에 따라선 숨겨진 오염원이 될 수 있다.

어느 정도 배출되고 있는 걸까?
환경 단체와 일부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건조기 한 대에서 한 번의 사용으로 약 수천 개에서 수만 개의 미세섬유 입자가 배출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합성섬유 의류를 중심으로 세탁할 경우 그 수치는 더 높아진다.
이는 일반적인 플라스틱 빨대나 비닐봉투처럼 눈에 띄는 쓰레기와는 다르게, 사람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형태로 날아다닌다는 점에서 더 위험하다. 집 주변의 정원, 베란다, 심지어는 환기창을 통해 실내로도 유입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호흡기 건강이나 알레르기, 피부 질환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기 위한 사용법은?
첫째, 건조기 필터 청소는 매회 사용 후 반드시 해야 한다. 필터에 먼지와 섬유 찌꺼기가 쌓일수록 미세플라스틱이 필터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둘째, 가능하다면 ‘건조기용 외부 미세먼지 차단 필터’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배기구에 장착할 수 있는 전용 필터도 판매되고 있어, 간단한 설치만으로도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셋째, 합성섬유 의류는 되도록 자연 건조를 우선으로 고려하고, 건조기를 사용할 경우엔 단독으로 돌리기보다는 면 소재와 섞어서 건조 시간을 줄이는 방식이 좋다.
넷째, 건조기 내부와 배기구 주변도 주기적으로 청소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내부에 쌓이는 잔여물도 결국 배출 경로를 통해 외부로 나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조기를 써야 한다면?
현실적으로 건조기를 완전히 사용하지 않기는 어렵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거나,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겐 실내 빨래 건조가 더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럴 경우 건조기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이 아닌, ‘사용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다.
건조 시간을 최소화하고, 고온 대신 저온 코스를 사용하는 것, 그리고 자주 빨지 않아도 되는 옷은 건조기를 피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게 좋다. 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우리가 배출하는 미세플라스틱 양은 충분히 줄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오염, 더 조심해야 할 때다
건조기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은 물속 미세플라스틱처럼 육안으로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불안정한 상태로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기 쉽다. 우리가 숨쉬는 공기, 닿는 피부, 키우는 반려동물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어린아이의 면역 체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작은 섬유 조각 하나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결국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대단한 기술로만 해결되는 게 아니라, 우리 각자가 일상 속에서 얼마나 신경 쓰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건조기를 쓴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실천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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