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도심 달리는 테슬라 FSD"…한국 규제당국도 '예의주시'

사진=테슬라

사진=테슬라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이 유럽 규제 관문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글로벌 시장 확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번 승인은 국제 안전 표준인 UN R171(DCAS)을 기반으로 이뤄진 세계 최초의 공식 인증으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규제 체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4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차량국(RDW)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테슬라의 FSD 소프트웨어 버전 2026.3.6에 대해 유럽 최초로 형식 승인을 부여했다.

이번 결정은 자율주행 안전성 입증 방식이 미국식 자기인증에서 유럽식 사전 형식 승인 모델로 성공적으로 이식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RDW는 18개월간 유럽 도로 160만km 주행 데이터와 4500회의 트랙 테스트, 1만3000회의 동승 평가를 거쳐 시스템의 안전성을 검증했다. 

UN R171 규정은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뗄 수 있는 '핸즈오프'를 허용하되, 실내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의 시선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아이즈온'을 필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운전자가 주의력을 잃으면 단계적 경고가 발생하며, 이에 응답하지 않을 경우 시스템이 강제로 해제되는 메커니즘을 갖췄다. 네덜란드의 승인 데이터는 향후 수주 내 독일, 프랑스 등 EU 주요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시장은 차량의 생산지와 하드웨어(HW) 버전에 따라 도입 시기가 갈리는 '비대칭' 구조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 안전 기준을 준수하는 미국산 모델 S와 X, 사이버트럭은 국내 별도 인증 없이 기능을 활성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 보급 대수의 80% 이상인 중국산 모델 3와 Y는 한국 자동차 안전 기준(KMVSS)에 따른 별도의 형식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최신 하드웨어인 HW4(AI4) 탑재 여부가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2024년 2월 이후 생산된 모델 Y 등에 탑재된 HW4는 500만 화소 카메라와 20코어 프로세서를 통해 HW3 대비 연산 능력이 3~5배 높으며, 반응 속도도 20% 빠르다. 반면 구형 HW3 차량은 연산 능력의 한계로 인해 2026년 하반기에나 최적화된 'v14-lite' 버전 배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와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은 현재 UN R171 기반의 국내 안전 기준 개정 및 실도로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한국도로공사가 실시한 테스트에서 FSD는 고속도로 주행 등에서 '우수' 판정을 받았으나, 버스 전용 차로 위반 등 한국 특유의 법규 준수 면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계에서는 중국산 테슬라 차량의 FSD 공식 승인 시점을 2026년 하반기 또는 2027년 초로 내다보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비공식 장치로 FSD를 무단 활성화하는 행위를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작사의 안전 관리 체계와 사고 모니터링 보고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한국 시장에서는 UN 규정에 따라서 법규 제정, 인증 절차 등이 소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테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