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로당이나 주민센터 모임에 가면 처음에는 모두 비슷해 보입니다.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옷차림으로 앉아 날씨와 건강 이야기를 나누고, 자녀 소식이나 동네 소문을 주고받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이상하게 사람이 둘로 갈립니다. 옷이 수수해도 편안하고 품위 있어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좋은 옷과 반듯한 차림을 하고도 유난히 초라해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외모나 경제 형편의 차이처럼 느껴지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나이 들어 초라해 보이는 사람들의 공통점 1위는 돈이 부족한 것도, 자녀가 성공하지 못한 것도 아닙니다. 바로 사람을 만날 때마다 자신의 처지를 남과 비교하며 열등감과 허세를 번갈아 드러내는 태도입니다.

이런 사람은 대화의 기준이 늘 남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누가 새 옷을 입고 오면 가격부터 묻고, 자녀가 좋은 소식을 전했다는 말을 들으면 자신의 자녀 이야기로 덮으려 합니다. 누가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면 “그 정도는 나도 예전에 많이 다녔다”고 말하고, 누군가 건강이 좋아졌다고 하면 “나는 원래 약도 안 먹었다”며 우위를 확인하려 합니다. 반대로 자신보다 형편이 좋아 보이는 사람 앞에서는 갑자기 말수가 줄거나, 그 사람의 흠을 찾아 깎아내립니다. 집이 좋으면 자녀와 사이가 나쁠 것이라 추측하고, 옷을 잘 입으면 허영이 심하다고 말합니다. 남의 좋은 점을 인정하면 자신이 작아진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재산의 크기보다 그 조급함을 먼저 알아봅니다.

초라함은 가진 것이 적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인정하지 못할 때 표정과 말투에서 드러납니다.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마음속에서는 계속 점수를 매기고, 내가 위인지 아래인지 계산합니다. 그러니 대화가 편안할 리 없습니다. 누군가 칭찬을 받으면 얼굴이 굳고, 자신이 주목받지 못하면 괜히 큰소리로 말을 끊습니다. 작은 실수라도 지적해 체면을 세우고, 모르는 이야기가 나오면 아는 척하며 대화를 끌고 갑니다. 젊을 때는 이런 태도가 자신감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불안과 결핍으로 읽힙니다. 정말 여유 있는 사람은 자신이 모든 것을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경로당에서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사람은 특별히 재미있는 사람도, 돈을 많이 쓰는 사람도 아닙니다. 자기 자랑을 길게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들어 주며, 누군가 좋은 일을 말하면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사람입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고, 형편이 다른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자녀가 잘됐다는 이야기를 해도 그것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 하지 않고, 힘든 일이 있어도 만나는 사람마다 불평을 쏟아내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 옆에 앉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반면 계속 비교하는 사람 옆에서는 말을 고르게 됩니다. 내가 한 이야기가 자랑으로 받아들여질까 걱정되고, 작은 실수도 흉이 될까 조심스러워집니다. 결국 사람들은 웃음이 많은 쪽이 아니라,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쪽으로 모입니다.

초라해 보이지 않으려면 외모부터 바꿀 것이 아니라 비교하는 습관부터 줄여야 합니다. 누군가 좋은 소식을 전하면 자신의 경험을 덧붙이기 전에 먼저 “정말 잘됐다”고 말해 보십시오. 상대의 옷과 집, 자녀와 건강을 속으로 평가하는 순간이 오면 그 생각을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모르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아는 척하지 말고 “그건 내가 잘 모르니 알려 달라”고 말하면 오히려 사람이 단단해 보입니다. 자신의 형편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남을 깎아내려 균형을 맞추려 하지 마십시오. 하루에 하나라도 내가 잘 살아온 부분을 떠올리고, 지금 가진 관계와 건강을 돌보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품격은 남보다 앞서는 데서 생기지 않고, 자신을 과장하지 않아도 흔들리지 않는 데서 나옵니다.

나이 들어 유난히 초라해 보이는 사람들의 공통점 1위는 결국 자신의 삶을 인정하지 못한 채 남의 인생을 기준으로 자신을 재는 태도입니다. 돈이 많아도 비교와 질투에 사로잡히면 얼굴은 늘 불편해 보이고,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자신의 자리를 편안히 받아들이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품위가 생깁니다. 오늘 누군가의 좋은 소식 앞에서 경쟁하지 말고 박수부터 쳐 보십시오. 내 삶의 부족한 부분을 감추기 위해 허세를 보태기보다, 지금까지 버텨 온 시간을 스스로 인정해 보십시오. 지금 내려놓은 비교 하나와 줄인 과장 한마디가 10년 뒤에도 어디서든 사람들이 곁에 앉고 싶어 하는 따뜻하고 단정한 노년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