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발해는 변방정권”...역사왜곡 작업은 계속되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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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지난 3월 발간·보급한 '중화민족 공동체 개론' 대학 교재가 고구려 등의 역사를 중국의 변방 역사로 서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생용인 '중화민족 공동체 개론' 교재는 고구려와 관련해 "(당나라 시기) 동북방에는 고구려, 발해 등 변방(邊疆) 정권이 연속해 있었다"며 "그들은 모두 한문·한자를 썼고 역대 중앙(중국) 왕조의 책봉을 받았다"고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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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고구려·발해 계승 관계 전혀 없어” 주장 반복
2002년∼2007년 공식적으로 실시된 ‘동북공정’ 등을 통해 중국은 현재 중국 영토 내 존재했던 모든 나라들의 역사를 자국사로 기술해왔다. 특히, 한반도와 만주에 걸친 고구려 역사가 ‘중국 변방 정권’이었다는 주장을 고수해 왔다.
대학생용인 ‘중화민족 공동체 개론’ 교재는 고구려와 관련해 “(당나라 시기) 동북방에는 고구려, 발해 등 변방(邊疆) 정권이 연속해 있었다”며 “그들은 모두 한문·한자를 썼고 역대 중앙(중국) 왕조의 책봉을 받았다”고 서술하고 있다.
여기서 ‘고구려’는 30여 차례 언급되는데, 일관되게 고구려 역사를 한반도와 분리해 중국에 귀속시키고 있다. 동북공정 이후 중국이 고구려에 대해 자주 써온 ‘변방 (소수)민족 정권’이라는 표현이 ‘변방 정권’으로 한층 명확해지기도 했다.
‘개론’은 “918년 왕건이 조선반도(한반도)에 신라인을 주체로 고려 왕조(‘왕씨 고려’)를 세웠는데, 약칭이 마찬가지로 ‘고려’지만 이전의 고구려 정권(‘고씨 고려’) 및 당나라 번속이던 발해국과는 전혀 계승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역사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그간 한국 학계에서 여러 차례 논박됐다. 993년 고려를 침공한 요나라(거란) 장수 소손녕에게 서희가 고려의 고구려 계승 의식을 명확하게 설명한 것 등 사료로도 반박된다.
리다룽 중국사회과학원 중국변강연구소 국가·강역이론연구실 주임은 ‘개론’이 출판된 무렵인 올해 3월 발표한 ‘왜 고구려가 역사상 중국의 동북 지방정권이고 다른 국가와는 계승 관계가 없는가’라는 글에서 중국 사서 ‘송사’(宋史)가 “고려가 고구려를 계승했다”고 표현한 대목을 ‘오류’로 규정하고 “이후의 사서도 기본적으로 이런 잘못을 따라 기술됐다”며 중국 사료조차 부정한 바 있다.
중국이 공식화한 교과서 ‘개론’ 역시 고구려와 중국 왕조의 조공·책봉 관계와 외교문서 교환 등을 각주로 자세히 설명한 것과 달리 고려가 고구려를 계승한 것이 아니라는 대목에서는 별다른 근거를 내놓지 않았다.
‘개론’은 또 “중원과 동북 각 족군(族群) 문화의 영향을 받아 고구려의 세력이 장대해졌다”거나 “고고학적 발견 결과 위(魏)·진(晉) 이래 고구려 고분 벽화에는 청룡·백호·주작·현무 및 복희·여와 등 선명한 중화문화의 각인이 다수 남아있다”며 고구려가 ‘중화민족’의 일부였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 ‘개론’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주창해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시에 따라 ‘중화민족 공동체’를 개념화한 최초의 통일적 교과서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고구려사·발해사 왜곡 움직임은 최근 당국의 고고학 강조 흐름 속에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작년에는 발해 도읍 팔련성(현 지린성 훈춘) 사찰 유적지에서 불교 유물이 출토됐다며 “중국의 통일 다민족 국가 형성 과정을 실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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