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대구서 출마 선언…“국힘 안 찍어야 바뀐다” 직격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이날 김 전 부총리는 "국힘 안 찍어야 (대구가) 바뀐다"며 국민의힘을 직격했다.
이날 오후 3시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김 전 총리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김 전 총리가 모습을 드러내기 전부터 곳곳에서는 "김부겸"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부 지지자는 북을 치며 구호를 외치다 제지를 받기도 했고, 부산 등 다른 지역에서 온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현장은 사실상 유세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였다.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채 연단에 오른 김 전 총리는 "보수가 위기라며 '대구마저 민주당에 넘겨줄 거냐'는 식의 공포 마케팅에 또 속을 것이냐"며 "당(국민의힘)이 대구를 지켜야지, 왜 늘 대구가 당을 지켜줘야 하느냐"고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바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번에 국민의힘을 찍지 않는 것"이라며 "대구에서 김부겸이 당선되면, 그 다음 날 국민의힘 지도부는 물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총리는 "대한민국이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유능한 진보와 건강한 보수가 함께 있어야 한다"며 "대구가 먼저 변해야 건강한 보수도 다시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장 선거 출마 배경에 대해서는 "이해찬 전 총리 장례식장에서 많은 분이 '다들 대구를 바꾸겠다고 몸부림치고 있는데, 왜 나서지 않느냐'고 강하게 요구했다"며 "대구가 변화하려고 몸부림치는 상황을 외면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여당 후보로서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앞으로 4년간 정권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정부와 대립하는 시장이 아니라, 직접 소통하고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대구 발전을 위해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전 총리는 주요 정책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민·군 통합공항 이전 △취수원 문제 해결 △2차 공공기관 이전 △산업구조 재편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정부 여당의 지원을 이끌어낼 명분과 힘을 가진 후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구의 연간 예산이 약 11조 원 수준인 상황에서, 정부가 연 5조 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는데도 이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며 "이를 바탕으로 대구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일자리 문제'를 꼽았다. 김 전 총리는 "청년들이 대구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라며 "기존 제조업을 고도화하고, 로봇·인공지능(AI) 기반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는 산업 기반과 기술력을 갖춘 도시인 만큼,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가 뒷받침된다면 '로봇·AI산업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며 "중앙정부를 상대로 과감한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대구 민·군 통합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지자체에만 부담을 떠넘기는 방식으로는 추진이 어렵다"며 "국가가 초기 부지 매입 등 핵심 역할을 맡아 사업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를 통해 대기업과 민간투자를 유도하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며 "국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전 총리는 "이번에는 저를 한 번 써달라"며 "대구의 잠재력을 끌어내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도약시키는 데 기여하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민주당은 다음달 3일 김 전 총리를 비롯한 대구시장 공천 신청자들에 대한 면접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수연 기자 waterkit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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