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프로그램 차단은 모든 게임사가 어김없이 치러야 하는 과제다. 많은 게임사가 자체적으로 정교한 탐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창과 방패의 싸움에서 부정 사용자들의 '창'은 언제나 한발 앞서 나가는 듯 보인다. 프로그램 차단, 기기(Machine) 단위 차단 방식은 PC방이나 중고 기기 거래 같은 변수 앞에서 한계를 보였다.

아르고스의 해법은 특정 계정이 아닌, 그 계정을 사용하는 '플레이어'를 식별하는 것이다. 만약 한 유저가 A 계정에서 핵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해당 유저의 신원을 확인하여 B, C 등 다른 계정으로의 접근까지 막아버리는 '원천 차단'이 가능해진다.
이는 국내 유저들에게 익숙한 '휴대폰 본인 인증'과 같은 실명 확인 개념을 글로벌 환경에 적용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간편 인증 제도가 잘 되어 있어 필요성이 적지만, 주민등록번호나 통일된 간편 인증 체계가 없는 해외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중국, 인도 등 다양한 국가의 유저가 모이는 글로벌 게임에서는 마땅한 신원 확인 방법이 없었다.
아르고스 기술의 핵심은 개별 기술의 단순 조합을 넘어선, 통합적이고 전문적인 '신원 확인(IDV, Identity Verification)' 솔루션에 있다.

아르고스는 모든 과정을 완결된 형태로 제공하여, 고객사는 단 한 줄의 코드 연동만으로 전체 프로세스를 즉시 도입할 수 있다. 이는 개발 리소스를 줄여, 실제 운영에 드는 총 소유 비용(TCO)을 크게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
아르고스의 엔진은 전 세계 200개국 이상의 4,000종이 넘는 신분증을 99.9% 정확도로 인식하고, 위조 여부를 판별한다. 핵심은 '라이브니스 탐지' 기술이다. 이는 제출된 얼굴이 실제 살아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사진이나 동영상, 딥페이크 등을 이용한 것인지 판별하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분석이 끝나는 'Passive' 방식과, 고개를 돌리는 등 특정 행동을 요구하는 'Active' 방식을 모두 지원하여 타인의 사진이나 정보를 이용한 도용 가능성을 차단한다.
신분증, 얼굴 정보와 같은 민감 정보를 다루는 만큼, 데이터 보안은 최우선 과제다. 아르고스는 글로벌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에 의거하여, 데이터 처리의 주체인 고객사(Controller)의 지침에 따라 안전하게 데이터를 처리하는 '수탁자(Processor)'의 역할을 수행한다. 모든 정보는 강력하게 암호화되어 보관되며, 해커가 실제 개인정보를 알아볼 수 없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그는 이 '허들'이 더 큰 가치를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을 거친 계정은 '인증된 계정(Verified Account)'이 되고, 게임사는 이들만을 위한 별도의 신뢰도 높은 서비스 풀을 운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 게임은 누구나 즐길 수 있게 하되, 순위가 중요한 '랭킹전'은 인증된 유저들만 참여하게 하는 식이다.
유저 입장에서는 핵 사용 걱정 없이 공정한 환경에서 실력을 겨룰 수 있다는 신뢰를 얻게 된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부정행위로 인한 유저 이탈을 막고, 건강한 게임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아르고스의 솔루션이 단순 편의 기능을 넘어, 금융권 수준의 보안과 신뢰도를 갖추고 있음을 방증한다. 현재 아르고스는 넥슨과 같은 대형 게임사들과 부정 사용자 차단 목적으로 솔루션 적용을 논의하며, 게임 시장으로의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손성호 이사는 "게이머가 신뢰할 수 있는 경쟁 환경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게임산업 내 아르고스의 역할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