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울산시장 선거 단일화 파열음

정혜윤 기자 2026. 5. 2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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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진보 후보단일화 경선
김상욱측 중단 선언에 파행
김종훈 강력반발하며 “참담”
독단적 결정·일방통보 비판
진보당, 법적대응까지 예고
국힘 당차원 압박·읍소에도
박맹우 완주 의지만 재확인
▲ 김종훈 진보당 울산시장 후보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시장후보측의 일방적인 단일화 경선 중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 박맹우 무소속 울산시장 후보가 지난 24일 보수단일화를 요구하며 108배를 하고 있는 국민의힘 울산시의원 후보들을 중단시킨 뒤 발언을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 울산시장 선거판이 여야 모두 '단일화 파열음'에 휩싸이며 유권자들 없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민주·진보진영은 합의된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이 더불어민주당 측의 일방적 중단 선언으로 파행을 맞았고, 보수진영은 단일화 압박으로 비춰지는 행보에 생채기만 커지며 분열 구도가 더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단일화 합의점을 찾아내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기초단체장 단일화를 마친 울산 민주·진보진영은 지난 23일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당초 지난 24일 밤까지 여론조사 진행 후 후보 단일화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었지만, 2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 측이 경선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단일화 당사자인 진보당 김종훈 후보는 강하게 반발했다. 김종훈 후보는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를 떠나 인생을 걸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참담하다"며 "그동안 만나면서 '선배님, 누가 이기든 상관없습니다. 울산 한번 바꿔봅시다'라며 잡던 손에 무엇이 숨겨져 있었는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더 아픈 것은 등 뒤에 꽂은 배신의 칼이 아니라 그 마음이 공개된 것"이라며 "사람을 믿는 정치를 하자고 외쳤던 마음들이 다 무너지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진보당은 이번 파행의 책임이 김상욱 후보 측의 독단적 결정과 일방 통보에 있다고 분명히 했다. 김상욱 후보 측이 제기한 여론조사 부정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김종훈 후보 측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특정 세력 개입을 운운하며 단일화 상대이자 경선을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던 진보당과 김종훈 후보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고 있다"며 "울산시민의 김종훈 지지 여론을 마치 부정한 것처럼 왜곡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진보당은 김상욱 후보 측의 사과와 의혹 해명을 이날까지 기다린 뒤 당과 상의해 추가 입장을 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별다른 조치가 없을 경우 26일 당 차원의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단일화 여론조사 재진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안심번호를 새로 받아 다시 여론조사를 하려면 10일가량 걸리는 만큼, 사실상 이번 선거에서 새로운 방식의 단일화는 어렵다는 것이다. 진보당은 이미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방식 외에는 단일화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상욱 후보는 경선을 중단했음에도 여전히 단일화 의지를 접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본인 SNS를 통해 "단일화 바람을 포기하지 않는다"며 "여론조사에 일부 세력의 농간이 개입돼 시민 의사가 왜곡돼서는 안 된다. 때로는 하고 싶은 말, 억울한 마음을 안으로 다 삼켜내야 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보수진영도 파열음은 여전하다. 국민의힘은 무소속 박맹우 후보와의 막판 단일화를 위해 당 차원의 압박과 읍소를 이어가고 있지만, 박 후보는 오히려 완주 의지를 더 분명히 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는 SNS를 통해 박 후보에게 사과와 단일화 요청 메시지를 잇달아 냈고 국민의힘 출마 후보들도 박 후보 캠프를 찾아 108배를 하며 단일화 결단을 촉구했다.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 보수 후보들이 몸을 낮추며 '보수 결집'을 호소한 셈이다.

그러나 박 후보는 뒤늦은 단일화 요구에 오히려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후보는 "지난 4일 김 후보 측 최측근이 '100% 시민경선 방식으로 단일화하자'고 제안해 와 이를 수용했고, 17~18일 경선 일정까지 조율했지만 돌연 김 후보 측이 경선도 단일화도 거부하지 않았느냐"고 밝혔다.

이어 "끝까지 본인의 책임은 외면한 채 모든 책임을 저에게 돌리면서 또다시 뒤통수를 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시기적으로 단일화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완주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는 당장 이번 주인 오는 29~30일 이틀 동안 진행된다. 사실상 단일화 시한이 4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 모두 단일화 최대 고비를 맞아 이번 6·3 지방선거는 막판까지 혼전 양상을 띨 전망이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