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정전된 적 있었나"...첨단산업 시대에도 '전력망 안정'이 1순위

이상무 2025. 10. 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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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데이터센터 급증...전력망 불안
미국마저 '대정전' 위기 맞을 뻔해
한전 전력망 안전성은 '세계 최고'
첨단 시대에 맞는 운영 체계 구축
안전도 중요..중대재해 '제로' 목표
게티이미지뱅크

300개 넘는 데이터센터(IDC)가 모여 큰 골목(Alley)을 이뤄 '데이터 센터 앨리'라는 별명이 붙은 미국 버지니아주 북부. 2024년 7월 이곳에선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60여 개 IDC가 전력 공급이 불안해지자 시스템을 보호한다며 자체적으로 발전기를 돌리며 미국 전력망에서 이탈했다. 그러자 전력망에서는 과잉 공급이 발생했고 전력 주파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전력 설비 연쇄 고장으로 대정전이 일어날 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미국 전력 당국이 출력을 제어해 대정전은 피했지만 ①전력망의 공급 불안전성이 ②IDC에 영향을 주고 ③IDC의 자체 대응으로 다시 전력망에 공급 불균형이 생기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이처럼 미국은 첨단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도 1년 동안 한 가구가 두 시간 넘게 정전을 겪을 만큼 전력망 안전성은 떨어진다. 한국의 상황을 어떨까.


가구당 정전 9분에 불과한 한국...첨단시대에도?

그래픽=강준구 기자

1일 전력 당국에 따르면 전력망 신뢰도 평가의 핵심인 '5분 이상의 대형 정전'은 국내에서 단 한 건도 생기지 않았다. 전기 품질을 따지는 '1년간 가구당 정전 시간'은 9분이다. 미국(125.7분), 프랑스(57분) 등과 비교하면 매우 낮다. 정전 횟수도 한국은 가구당 연간 0.09회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약 12년 동안 정전을 단 한 번도 겪지 않을 수 있을 정도의 횟수다.>

언뜻 한국의 전력망은 매우 '안정적'으로 보인다. 다만 여기에 인공지능(AI), IDC 등 첨단 산업이라는 변수를 끼워 넣었을 때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첨단 산업 육성과 기후 위기 대응을 핵심 국정 과제로 삼아 전력망 안전성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한국전력도 이를 감안해 전력망 운영 전략을 짠다. 한전 관계자는 "AI, 전기차, IDC 등으로 미래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고품질 전기의 안정적 공급은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한전은 '예방-대응-복구'의 세 단계로 전력망을 운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명절에도 각 단계별로 한전 임직원이 배치돼 일한다. 지난해에도 20만 명 넘게 투입됐다. 또 '차세대 배전망 관리시스템(ADMS)'을 도입해 재생 에너지 발전량과 소비 부하를 실시간으로 따지며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다. 정전이 나면 멀리서도 빠르게 복구와 통제가 가능해 정전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설비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비용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직류(DC) 배전'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전 "전력망 혁신 중에도 '안전' 놓치지 않아야"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9월 1일 전남 나주시 본사에서 열린 '안전경영 혁신 선포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한전은 △안전 점검 강화 및 업무 효율화 △협력사 안전 관리 제도 혁신 △유해‧위험 요인 제거 및 공법 전환 △AI 기반 스마트 기술 확대 등 6개 분야 63개 핵심 과제를 추진하고 100일간 특별 안전 관리 무재해 운동을 시행 중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한전은 재무 위기 속에서 강도 높은 자구 노력으로 상반기(1~6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141% 오른 2조9,000억 원을 달성하고 정부 경영 평가도 2024년 B등급에 이어 올해 A등급을 달성했다"며 "안정적 전력 공급, 국가 전력망 확충,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를 이루면서 안전만큼은 철저히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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