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 영광의 순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하루 24시간. 어느 날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고, 또 어떤 날은 억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준비한 것에 운이 따라 주며 상상보다도 큰 행복을 느끼는 날이 있다면, 영원히 끝이 오지 않을 것처럼 고통스러운 시간이 계속되는 하루도 있기 마련. 그렇지만 마냥 취해 있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 천국 같던 날도 금세 끝나고, 지옥처럼 느껴지던 시간도 결국엔 지나가니 말이다. 그리고 그 모든 과거가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오늘의 나. 오늘의 결과가 궁금하면 과거의 내 모습을 떠올리면 되고, 내일의 내 모습을 알고 싶다면 오늘의 날 돌아보면 된다. 하루는 길고 한 달은 짧게만 느껴졌을 본격 프로 데뷔 한 달 차 이호준의 나날이 쌓여, 어떤 영광의 순간을 만들어 낼지 함께 지켜보자.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Seohyeon Kim Location Sajik Baseball Stadium
<더그아웃 매거진>에 처음 출연하는데, 인사하고 인터뷰 시작할게요! (5월 7일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롯데 자이언츠 이호준입니다. 어떻게 찾게 됐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작년에 (전)미르가 출연했을 때 <더그아웃 매거진>을 본 적이 있어요.
어린이날 경기에서, 아이 패치를 반대 방향으로 붙이고 나왔더라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어요?
트레이너 코치님께서 그렇게 해 주셨습니다. 따로 부탁은 안 했지만, 먼저 오셔서 반대로 붙여 주시길래 군말 없이 그대로 나갔어요.
팀의 선전과 활약까지, 4월은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겠어요.
제가 잘한 경기도 있고, 엄청 못한 경기도 있었잖아요.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한 달이었습니다. 대전 한화전(4월 2일, 3일 경기)에서 이틀 연속으로 잘했던 시기가 천국이었고, 두산전에서 실책을 많이 했던 4월 4일은 경기 내내 지옥에 있었죠.
개막 당시에는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잖아요. 그땐 어떤 마음으로 새 시즌을 맞았나요?
무척 아쉬웠지만, 이른 시일 내에 1군에 올라가고 싶어서 더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4월 30일 고척 키움전에서 홈런이 빠진 히트 포 더 사이클을 기록했어요. 당시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의식했다고 밝혔는데, 더그아웃에서도 그런 기대가 나왔는지 궁금해요.
(황)성빈이 형이랑 (정)보근이 형이 마지막 타석으로 나가기 전에 홈런을 제대로 한번 노려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직구를 생각하면서 타이밍을 앞에 두고, 딱 맞춰서 치려고 했죠. 공도 잘 맞긴 했는데 비거리가 짧고 코스가 아쉬워서 잡혔습니다. (들어와서는 선배들이 뭐라고 하던가요?) 그래도 잘 쳤다고, 나이스 배팅이라면서 칭찬해 주셨어요.
그날 수훈 인터뷰 전에 선배들이 지나가면서 무척 예뻐하더라고요. 인터뷰에 대한 조언도 구했어요?
아뇨. 저는 인터뷰를 되게 잘할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물어보지도 않고 당당하게 나갔는데 막상 혼자 카메라를 보고 말하려니까 떨렸습니다. 그날 인터뷰가 끝난 뒤에야 선배님들한테 어떻게 하면 좋냐고 물어봤어요. (어쩐지 갑자기 “어떻게 해야 하지” 하면서 안절부절못하더라고요.) 안 그래도 성빈이 형이나 다른 형들이 거기서 왜 혼잣말을 하고 있냐고 놀리셨습니다.
선배들은 어떻게 조언해 줬어요?
편하게 하라고, 콘셉트 잡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콘셉트가 아니라 진짜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이었던 건데… 상남자라면서 실제 행동은 왜 그러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니까요. 상남자가 왜 그렇게 부끄럼을 탔어요?) 그때는 잠시 상남자가 아니었나 봐요. (지금은요?) 지금~은 상남자죠. (당당)
앞으로 또 인터뷰할 기회가 생기면, 어떤 얘기를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한 마디도 못했거든요. 중학교 때 곽동현 감독님이나 고등학교 시절 김승관 감독님께 항상 감사한데 그런 마음을 못 전해서 죄송했어요. 다시 인터뷰할 기회가 생기면 꼭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념비적인 첫 인터뷰 영상은 다시 돌려 봤나요?
딱 한 번 보기는 했는데 제가 말하는 게 좀 아파 보이길래 두 번 이상은 안 봤습니다. 혼자 부끄러워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못 바라보겠더라고요. 아무래도 제가 인터뷰에는 아직 약한 느낌입니다.
#얼른 돌아와요! 최애 햄!
전민재와 사이가 특히 돈독해 보이더라고요. 둘 다 롯데에서 1년 차인 셈인데, 그래서 더 금방 친해진 거예요?
처음에 민재 형이 우리 팀에 왔을 때, 되게 무뚝뚝하고 시크한 이미지였거든요. 근데 저랑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공감할 텐데, 그런 무뚝뚝한 사람을 웃겨서 그의 미소를 꼭 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먼저 형한테 다가가서 장난도 치고 말도 자주 걸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빠르게 친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웃기는 덴 성공했어요?) 네. 이제 잘 웃어 주십니다. 형이 말한 대로 중학교 3학년 애처럼 먼저 장난치니까 형도 이제 저를 딱 그 정도의 정신연령으로 여기시는 듯해요.
실제로 중학교 3학년이던 시절과 현재를 비교하자면 차이가 있어요?
차이가 크죠. 그때는 어렸고, 지금은 나름 성숙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게 달라요?) 솔직히 크게 바뀐 건 없어요. 지금 제가 중3 수준이라는 걸 인정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제 스물두 살인데요.
입단 초부터 상남자 콘셉트를 밀고 나가서 ‘호주이햄’이라는 별명이 생겼잖아요. 이호준이 생각하는 상남자란 뭐예요?
자신감도 있고 쿨한 이미지에, 멋진 사람이요. (뭘 할 때 멋진 사람이요?) 뭘 하든 멋있는 사람이요.
선배들에게 유독 귀여움을 받던데, 멋있다는 말과 귀엽다는 말 중에는 뭐가 더 좋아요?
당연히 멋있다는 칭찬을 더 듣고 싶죠. 귀엽다는 말도 나쁘지 않은데, 멋지단 얘길 들을 때가 더 기분이 좋아요. 솔직히 팀에서 저한테 멋있다고 하시는 분은 아직 없고 다들 귀엽다고만 해 주시는데요, 그래도 전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해서 괜찮습니다. (이것도 콘셉트가 아니고 진심인 거죠?) 저는 콘셉트 같은 건 안 잡습니다. (진지)
그럼, 스스로 생각했을 때 가장 상남자다워지는 순간은 언제예요?
호수비를 했을 때나 안타를 쳤을 때가 진짜 뿌듯해요. 제가 해낸 것에 대한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요. 잘하고 나서 팬분들이 불러 주시는 응원가를 들으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선배들 앞에서도 변함없이 상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나요?
그러고는 싶은데 (전)준우 선배님이나 (정)훈이 선배님처럼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선배님한테는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운 상남자가 되긴 합니다. 말투도 그렇고, 지금 인터뷰에서 하는 것처럼 선배님을 대하게 돼요. 안절부절못하는 모습도 비슷하고요.
상남자의 모습을 숨기게 하는, 이호준을 한없이 부끄럽게 만드는 사람도 있어요?
없습니다. 아, 선…선배님들? (더듬) 선배님들 외에 저를 부끄럽게 만드는 사람은 없습니다. (자꾸 상남자랑 막내의 자아 속에서 혼란이 오는 느낌인데요.)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죠.
우리 팀의 최고 상남자가 있다면 누굴까요?
저 말고 없어요!…가 아니라 선배님들 다 상남자이십니다. 특히 캡틴 전준우 선배님, 정훈 선배님이요. 근데 선배님들은 다 상남자인데, ‘형’이라고 호칭을 붙이는 분 중에서는 아직 상남자가 없습니다.
선배님과 형 호칭은 어떻게 나눠 부르고 있어요?
팀 내에서 정확하게 정해진 건 없는 듯한데, 대부분 10살 차이까지는 형이라고 부르고, 그 이상 차이가 나면 선배님이라고 해요. (손)호영이 형은 딱 10살 차이가 나지만 먼저 편히 형이라고 부르라 하셔서 ‘호영 선배님’이 아니라 ‘호영이 형’이라고 합니다.
등장곡도 당시 예시로 적힌 에스파의 ‘Spicy’로 큰 고민 없이 정했다가 최근에는 BTS의 ‘상남자’로 바꿨더라고요.
처음에 형들이 바뀐 등장곡을 듣고 나서 ‘너 콘셉트 진짜 제대로 잡았다’라면서, 징글징글하다고 했어요. 저는 콘셉트를 잡은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저를 표현하는 거니까 그런 말을 들어도 그냥 웃고 넘기죠. 이 곡으로 계속할지는 고민 중이긴 해요. 사실 진짜 상남자는 본인 입으로 티를 내면 안 되는데, 등장 곡까지 대놓고 ‘상남자’면 너무 제 입으로 자화자찬하는 것 같잖아요.
애초에 상남자라는 수식어 자체를 스스로 꺼낸 거였죠?
그렇긴 하죠. 근데 이렇게까지 큰 이슈가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이름부터가 야구와 운명
야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아버지가 생활 체육 야구를 하셔서 곧잘 따라다녔는데, 그럴 때마다 주변 삼촌들이 공을 갖고 자주 놀아 주셨거든요. 공 던지고 받는 게 재밌어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정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의 포지션은 포수였던 거로 기억하는데, 전 시작할 때부터 내야수였어요. (아버지를 따라 포수를 해 보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네. (즉답) 힘들어 보였거든요. 제 몸은 제가 잘 아니까 관리해야죠.
구단 유튜브에서는 예능도 재능이라 하던데, 야구 외에 다른 재능도 있을까요?
저는 야구에만 재능이 있어요. 게임도 좋아하고 자주 하는데 못합니다. 이제는 할 줄 아는 게 정말 야구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름부터가 이미 야구계에선 유명하죠. 이호준 감독은 ‘하늘 호’에 ‘준걸 준’을 쓰던데, 이름의 한문 뜻은 뭐예요?
어? 아마 제 이름도 둘 다 같은 한자일 거예요. (눈치) 근데 부모님하고 이름 관련해서 이호준 감독님의 얘기를 해 본 적은 없어요. 한문 뜻도 저한테 말해 주신 적은 있는 것 같은데, 어떤 의미였는지 까먹었어요.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으니 주변 선수들이 무척 큰 목소리로 환호하더라고요. 유독 엄청난 함성이 쏟아졌던 이유를 알고 있어요?
저는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유급했으니까 주변 친구들보다 한 살이 더 많았기도 했고요. 그전에 한화 이글스가 주관했던 고교·대학 올스타전에 뽑혔는데, 그때 모인 친구들하고 빠르게 친해졌어요. 먼저 다가가서 편하게 대하라고 장난쳐서 그런지 애들이 저를 되게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유난히 크게 환호해 줬나 봐요. (큰 함성을 듣고 어땠어요?) 어우, 정말 좋은 친구들이구나 싶었죠.
입단 동기들보다는 한 살 많은데 1년 선배들과는 동갑이니 족보가 꼬인 상황도 있었어요?
그래도 팀에서는 입단 순서보다 나이를 더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처음에 (김)민석이(현 두산 베어스)나 (이)진하를 봤을 때는 존댓말을 해야 하나 싶어서 눈치를 조금 보다가 ‘안녕’이 아니라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걸었어요. 그러다 점점 친해지니까 애들이 먼저 편하게 말을 놓으라고 해서 친구가 됐죠. 드래프트 동기 중에는 저한테 존댓말을 하는 애들도 있고요. 형이라고 부르면서 반말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먼저 말을 놓으라고는 안 했나 보네요?) 저는 누가 뭐라고 부르든 신경을 안 써서요. 동생들이 반말해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튼튼한 상남자
스스로 장점으로 꼽은 안정적인 수비와 송구는 연습으로 얻은 결실인지, 재능인지 궁금해요.
솔직히 말하면 반반인데, 연습도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리고 제가 어렸을 때부터 수비하는 걸 무척 좋아했습니다. 어느 순간 실력이 확 늘어난 시기가 있었는데, 아마 중학교 3학년 때였을 거예요. 그때부터 주변에서도 야구를 잘한다고 격려해 주셨고, 그런 말을 들으니 더 재미가 붙어서 신나게 연습했던 게 지금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수 생활을 하며 부상이 거의 없었다고 하던데, 건강한 몸은 타고난 걸까요?
작년에 발목이 안 좋아서 3개월 정도 쉰 것 외엔 야구를 시작하고 크게 다치거나 아팠던 적이 없어요. 제가 몸 관리를 잘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 어렸을 때부터 신체적으로 부족한 게 있으면 운동으로 채우려고 하면서 열심히 관리했거든요. 그렇지만 부모님이 건강하게 낳아주신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데뷔 첫 안타, 그리고 올 시즌 첫 안타가 모두 3루타였어요. 인터뷰일 기준으로 리그에서 3루타를 가장 많이 쳤고요. 작은 체구임에도 장타가 꽤 나오고 있는데, 어떤 비결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콘택트 능력을 제 장점이라고 여기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배트 중심에 공을 잘 맞히려고 하다 보니까 타구들이 코스가 좋아서 장타로 이어진다고 느꼈습니다. 그렇지만 3루타는 다른 무엇보다도 운이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제도 3루타를 쳤는데, 타구를 바라보며 넘어가라고 빌지는 않았어요?) 어제(5월 6일 사직 SSG전) 친 건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았다기보다는 조금 깎여 맞아서 애매하긴 했어요. 타구가 처음 가는 걸 봤을 땐 ‘어라?’ 했는데 상대 우익수 (라이언) 맥브룸 선수가 수비 위치를 잡는 걸 보고선 넘어가진 않겠다 싶어서 홈런은 포기했어요. 그래서 넘어가라고 빌기보다는 ‘제발 잡지 마라…’ 하면서 뛰었습니다.
#경상도의 의리
원정 경기에서 룸메이트는 누구예요?
요 며칠은 (나)균안이 형이랑 쓰고 있어요. 대만에서 했던 1차 스프링캠프 때는 (최)준용이 형이랑 있었고, 2차 미야자키 캠프에서는 (백)두산이 형이랑 지냈죠. (팀에서 백두산은 부산, 이호준은 대구의 대표인데 고향에 관한 얘기는 안 했어요?) 두산이 형한테는 말로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제가 무조건 질 테니까 그런 얘기는 아예 안 꺼내요. 저희는 누가 먼저 말을 거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되게 친하거든요. 스프링캠프에서 둘이 방에 있을 때면 야구 얘기를 정말 자주 했어요. 형들 모두가 야구에 진심이지만, 그중에서도 두산이 형이 특히 진심인 남자라서요.
대구 토박이로서 부산과 대구의 매력을 하나씩 꼽아볼까요?
대구의 매력이요… (한참 고민) 운전하기 좋은 평지가 많다? 그리고 부산의 매력은 바다요. 바다가 없는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라다 보니까 광안리처럼 전국적으로 인기 있는 바다를 가진 게 이 도시의 매력이라고 느껴요.
그럼, 쉬는 날에는 바다에 놀러 가기도 해요?
아뇨. 바다가 있다는 게 부산의 매력이긴 한데, 저는 잘 안 갑니다. 쉬는 날엔 거의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나 피파 온라인 같은 게임을 주로 해요. 근데 제가 롤 티어도 아이언이고 게임도 잘 못합니다. 팀 형들하고 5:5 내전을 하기도 하는데, 함께 하는 분들은 (김)원중 선배나 (장)두성이 형, (김)강현 선배, 보근이 형, 성빈이 형처럼 굉장히 많습니다. 근데 그중에서도 제가 꼴찌예요. (못하면 재미없어서 잘 안 하게 되지 않아요?) 맨날 못하는 건 아니니까요. 한 번씩 이길 때도 있으니까 저는 재밌게 합니다.
구단 유튜브를 보면 항상 경상도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 보여서, 이호준이 생각하는 ‘경상도’의 이미지는 어떤 건지 궁금해요.
경상도 사람들은 일단 의리가 있어요. 타지에 계신 분들도 경상도 하면 딱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의리’잖아요. 또 겉으로는 투덜투덜하지만 속은 깊고 따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경상도 사람들은 다 그런 편이에요. 저도 당연히 그렇고요. (흐흥)
전미르와는 특히 친하잖아요. 어쩌다 가까워졌어요?
대구에서는 다른 학교 야구부 친구들도 자주 보니까 초등학생 때부터 알고는 지내던 사이였는데, 정말 둘도 없는 사이가 된 건 롯데에 입단한 이후였어요. (절친이 5월 중으로 상무 피닉스에 입대하게 됐어요.) 멀어진다니까 아쉽긴 한데, 저도 언젠가는 군대에 다녀와야 하니까요. 이번에는 미르가 갈 차례인 거고, 서로 갔다 와서 만나면 더 자주 오랫동안 옆에서 지낼 수 있으니 괜찮아요. 저희는 잠깐 떨어진다고 해서 어색해질 사이가 아니니까 기다려야죠.
이런 따뜻한 말을 실제로도 전했어요?
아뇨? 저희는 서로에게 듣기 좋은 말을 거의 안 합니다. 그래도 미르가 수술했을 때는 만나서 밥도 사 주고 괜찮다고 격려도 했어요. 힘든 일이 있더라도 깊이 그 감정에 빠지지는 않고 그냥 다 괜찮다는 말로 위로하면서 쿨하게 대화해요. 야구장에서 잘할 때도 ‘나이스 배팅’, ‘나이스 볼’, ‘고생했다’ 딱 이 정도? (웃음) 길게 말하지 않습니다.
구단 유튜브에서 노트에 적힌 내용을 공개했는데, ‘우리는 누군가의 꿈’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더라고요. 이호준의 꿈은 이뤄졌나요?
지금 사직야구장에서 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꿈만 같죠.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 어렸을 때의 꿈 중 하나였는데, 오늘 또 하나의 꿈을 이뤘습니다. 이루니까 기쁘긴 한데, 아쉽기도 해요. 수훈선수 인터뷰 때는 그렇게나 말을 못했으니까요. 질문에 단답으로 끝낼 게 아니라, 조리 있게 술술 말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일단 긴장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게 어렵습니다. (인터뷰가 거의 끝나가는데, 여전히 긴장했어요?) 네. 지금도 긴장됩니다. 주변 선배들한테 방법을 물어보더라도 어차피 인터뷰하는 건 저니까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데, 앞으로 야구를 정말 잘해서 몇 번 더 경험이 쌓이다 보면 적응되지 않을까요? (나)승엽이 형도 이젠 인터뷰를 잘하시니까요.
인터뷰 말고도 또 꿈꾸는 상황이 있어요?
일단 지금 당장 가지고 있는 목표는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는 거요. 더 큰 꿈은 아직 없습니다. 눈앞에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해 놔야겠다는 마음이에요.
팬들에게 큰 응원을 받고 있는데, 감사함을 담아 인사하고 인터뷰를 마칠게요!
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70호 (6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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