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Story] KIA 타이거즈 오선우

개화(開花)

어느 날 문득 가지 끝에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칠 정도로 조용하고 사소한 차이. 하지만 그 안에는 시린 계절을 온전히 버텨 낸 시간의 흔적과 보이지 않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프로 데뷔 후 7년 차를 맞이한 시즌,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 앞에 선 그는 스스로를 그렇게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경기에 나서는 순간마다 끊임없이 성과를 내고 기량을 증명해야만 했던 현실 속에서도 조급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준비했고,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며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위해 길고 긴 시간을 버텼다. 그리고 지금, 비로소 본인의 가치를 증명하며 1군이라는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눈에 띄지 않게 시작된 변화는 이제 분명한 존재감으로 자리했다. 누구나 다 피어나는 건 아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켜 낸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지금의 오선우는 그 순간을 천천히 통과하는 중이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Eunbin Yang Location Gwangju-KIA Champions Field

반갑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과는 첫 만남이네요. (5월 27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KIA 타이거즈 오선우입니다. 처음으로 임하는 <더그아웃 매거진> 인터뷰인데, 잘 부탁드립니다.

요즘 KIA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어요. 인기를 실감하나요?
엄청나게 실감하지는 못했고요. 팬분들께서 제게 큰 사랑을 주신다는 사실 정도는 느끼고 있습니다! (밖에서 팬분들이 자주 알아보죠?) 네. 전보다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최근에 커피를 사러 갔는데, 카페에 계시던 팬분이 저를 알아보셔서 인사를 나눈 기억이 있어요. 그런 사소한 부분에서 팬분들의 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시즌의 1/3가량을 소화했는데, 올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뭔가요?
일단 경기에 나설 때나 훈련을 할 때 가지는 마인드가 달라졌어요. 야구가 잘 풀리지 않았던 시기에는 자꾸 ‘잘해야지’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게 오히려 부담됐는지 타석에서도, 수비에서도 잘 안 풀리는 경우가 잦았거든요. 최근에는 그냥 ‘준비한 대로 보여주자’, ‘부담 갖지 말고, 하던 대로 하자’라는 다짐을 하면서 경기에 임하는데, 그런 면이 긍정적으로 작용해서인지 운 좋게 잘 풀리는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시즌을 앞두고 특별히 다르게 준비한 부분도 있나요?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데, 생활 습관에 사소한 변화들이 있었어요. 우선 잠을 푹 자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하루에 8시간 정도는 꼭 자려고 하는 편이고, 아침에 샤워할 때 차가운 물로 씻고 있습니다. (훈련 방식, 식습관 등에서 변화한 점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훈련 방식은 원래 하던 운동 스케줄을 지키면서 똑같이 했고요. 식습관 같은 경우는 최근에 출장 경기 수가 늘어나다 보니 살이 좀 빠져서, 시합 후에 든든하게 챙겨 먹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오선우 붐은 왔다

어떤 선수는 아주 조용히, 하지만 분명하게 팀의 분위기를 바꾼다. 오선우가 바로 그런 존재다. 프로 7년 차. 누군가에게는 아직 낯선 이름일지 모르지만, 이번 시즌에 그가 보이는 모습은 분명히 다르다.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꾸준한 출전과 타석에서의 임팩트, 그리고 수비에서의 유연한 움직임까지.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게 기대만큼 풀린 것은 아니었다.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고, 2019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2군에서 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오선우는 묵묵히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며 그 시간을 견뎠다. 그리고 2025년 4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붙잡은 그의 앞에는 작지만 단단한 성과들이 쌓였으며, 자연스레 ‘주목’이라는 단어와도 맞닿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 석 자에는 무게가 실렸고, 타석에서의 존재감 역시 점차 짙어졌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오선우는 자신의 시간을 묵묵히 준비해 왔고, 그 끝에 조금씩 열매를 맺고 있다.

최근 ‘3할 타자’로 발돋움하는 등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어요.
팀에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어서 타석에 들어갈 때마다 팀 배팅에 중점을 둔 게 주효했다고 봐요. 언제 투입될지 모르지만, 저로 인해서 팀이 잘 되기만을 바란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가는 편입니다. 타석 수를 세어 가면서 타율 관리를 하는 것보다 주어진 기회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을 소화하다 보니 3할이 돼 있더라고요.

4월부터 1군에 머물면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어요. 체력적인 부담은 없나요?
전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긴 해요. 경기가 끝나고 나면 ‘진이 빠진다’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온몸의 힘이 다 풀리는 느낌이 들어요. 시합할 때는 집중력이 높아져 있어서 체감을 잘 못 하는데, 끝나고 나면 긴장이 풀리면서 피곤이 몰려오더라고요. 지금은 그걸 이겨 내려고 노력 중이에요.

외야와 1루를 오가며 다양한 수비 위치에서 활약하고 있어요. 내야 수비를 할 때와 외야 수비를 할 때 가장 크게 느끼는 차이점이 있나요?
2군에 있을 때 1루 수비를 자주 경험해서 그런지 타구 판단이나 시야적인 측면에서 1루가 상대적으로 편하긴 해요. 그에 비해서 외야에 나갔을 때는 좀 더 집중력을 끌어올려서 타구를 더 신중하게 처리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경기 도중에 수비 위치를 옮기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럴 때 리듬이나 집중력이 흐트러지지는 않아요?
중간에 수비 위치를 옮긴다고 해서 막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포지션을 옮기게 되면 그 자리에서 또 집중하면 되는 거니까요. 그리고 감독님이 ‘저기로 가~’라고 말씀하시면 가야죠. (웃음)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 2점 홈런을 뽑아내며 팀의 결승타를 책임졌어요. 당시에 어떤 감정이었나요?
얼떨떨했던 것 같아요. 근데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제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느낌이 들었고, 역전 홈런을 친 상황 자체가 임팩트 있는 상황이어서 엄청 기뻤습니다. (스스로 칭찬을 해 줬나요?) 당연히 해 줬습니다. 극적인 상황에서 활약했으니까요!

타격과 수비에서 모두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역전을 만들어 내는 홈런 vs 리드를 지켜 내는 호수비 중 어떤 상황이 더 기분 좋아요?
하… 둘 다 마음에 들어서 선택이 너무 어려운데요. (고민) 그래도 역전을 만들어 내는 홈런으로 하겠습니다. 극적인 상황에서 홈런을 치면 손맛이 더 짜릿하니까요.

#조용하지만 착한 선배

한 팀 안에서 누군가는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비타민 역할을 하지만, 조용히 자리를 지키며 안정감을 만드는 사람도 있다. 오선우는 후자에 가깝다. 후배에게는 편안한 선배로, 선배에게는 기댈 수 있는 후배로 자연스럽게 다가간다. 말보다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며 꾸준히 자신의 할 일을 해내는 사람이 팀에 주는 안정감은 생각보다 크다. 때로는 말없이 자리를 지키는 태도, 필요한 순간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조언, 그리고 팀을 향한 헌신적인 태도는 그 사람을 꽤 특별하게 만들곤 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주변에 이런 존재가 있다는 건 꽤 든든한 일이다.

최근에 응원가가 새로 생겼는데, 타석에서 들을 때의 기분은 어때요?
확실히 응원가 덕에 더 힘이 나는 느낌이고요. 타석에서 타임을 외치고 잠시 나와 있을 때가 있는데, 그때 제가 하늘을 쳐다보는 습관이 있거든요. 하늘을 쳐다볼 때 3루 쪽에서 열심히 저를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의 모습이 겹쳐 보이니까 감사한 마음도 들고 차분해지게 되더라고요. (응원가 공개 영상에서 박정우가 “선우 형은 혼자 들으면서 울 수도 있다”라는 한마디를 남겼는데, 듣고 진짜 울었어요?) 아뇨! (억울) 정우가 장난친 거고요. 실제로 울지는 않았습니다. 진짜로요.

등장곡으로 Lil Nas X(이하 릴 나스)의 ‘STAR WALKIN’’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노래를 고른 이유는 뭔가요?
원래 릴 나스의 팬이어서 이 노래를 듣게 됐는데, 가사가 너무 와닿더라고요. 저는 경기 전에 항상 이 노래를 듣는 편이거든요. 2군에 있을 때도 이 노래를 거의 매일 들었는데, 자주 듣는 곡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결정하게 됐어요.

전에 타이거즈 외모 TOP 3로 김도영, 이의리, 이창진을 뽑았잖아요. 이 순위, 아직도 유효한가요?
저 순위에서 창진이 형을 빼고 (정)해원이를 넣으면 완벽할 것 같아요. 저 당시엔 해원이가 입단하기 전이었는데,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다시 정하면 김도영, 이의리, 정해원으로 라인업을 꾸리겠습니다.

‘잘생긴 야구선수’로 한때 실시간 검색어까지 올랐던 사람치고는 너무 겸손해요. 스스로 잘생겼다고 느껴 본 적 없어요?
특별히 잘생겼다고 느낀 적은 없어요. 그냥 훈련을 열심히 하는 평범한 운동선수처럼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어느덧 7년 차를 맞이하면서 선배들과 후배들의 사이를 연결하는 위치가 됐어요. 선후배들과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잘 지내고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격려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 반대로 선후배들이 제가 힘들 때 조언도 해 주거든요. 서로 좋은 말들을 주고받으면서 팀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교류가 잦은 선배와 후배 한 명씩을 꼽자면요?) 최근에는 (최)형우 선배, 그리고 도영이랑 대화를 자주 했어요. 형우 선배한테는 제가 타석에서의 고민 같은 걸 털어놓기도 하고, ‘이런 상황에는 어떻게 해야 해요?’라면서 질문하기도 하고요. 도영이랑도 야구에 관한 고민으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조언을 주고받았습니다.

후배들이 여럿 생겼잖아요. 오선우는 어떤 선배인가요?
조용한 선배 아닐까요? (웃음) 제가 말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후배들도 절 과묵한 선배라고 느낄 것 같아요.

#악.깡.버

모든 프로 선수가 가장 주목을 받는 순간은 바로 경기장에 설 때다. 하지만 슬프게도, 대부분의 선수는 경기장 뒤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길다. 오선우가 지나온 나날 역시 그랬다. 길었던 2군 생활,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기다리며 반복했던 훈련, 지치는 와중에도 스스로를 다잡았던 순간들. 그 모든 시간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절대로 헛되지 않았다. 누군가는 오래 버티는 것을 ‘느리다’라고 표현할지 모르지만, 어떤 기다림은 실제로 사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기도 한다. ‘할 수 있다’라는 말 하나에 기대 ‘악으로 깡으로’ 버텼던 그에게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그 기회를 단순한 순간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지금도 매일, 악착같이, 묵묵히 그라운드에 서는 그다.

경기 전후로 꼭 지키는 루틴이나 피하는 징크스가 있나요?
의식적으로 하는 루틴이나 꼭 피하는 징크스는 없어요.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들은 있을 수도 있는데, 특별히 신경 쓰는 건 없습니다. (아까 분명 경기 전에 ‘STAR WALKIN’’을 듣는다고…) 아… 그러고 보니 저 루틴이 있었네요. 경기 전에 제가 즐겨 듣는 노래 세 곡을 들으면서 명상을 한 뒤 시합에 나서는 루틴이 있어요. 우선 옷을 갈아입으면서 ‘쇼미더머니’에 나온 노래인 ‘Wake up’(개코, 아우릴고트, SINCE, 안병웅, Tabber, 조광일)을 가장 첫 곡으로 듣고요. 그 뒤에 에미넴의 ‘Without Me’를 듣고, 마지막 곡으로 옷을 다 입은 뒤에 릴 나스의 ‘STAR WALKIN’’을 듣습니다.

스트레스를 푸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어요?
혼자 집에서 쉬는 게 스트레스를 가장 효과적으로 푸는 방법이에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게임을 하면서 놀고, 맛있는 것도 먹고요. 혼자 있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딱히 평소에 하는 취미도 없어서 아무 걱정 없이 집에서 쉬는 시간을 즐기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휴식일은 어떻게 보내는 편이에요?
휴식일에도 진짜 집에만 있어요. 저는 쉬는 날에도 약속을 안 잡고, 휴식일 전날에도 안 나가거든요. 밖을 돌아다니는 걸 별로 선호하지 않아서 온전히 ‘휴식’만을 위해 하루를 쓰는 편입니다. 그리고 집에서 쉬는 날이면 다들 잠들기 아쉬운 밤과 일어나기 싫은 아침이 반복된다는 걸 공감하실 거예요. 졸려도 일부러 최대한 늦게 자서 다음 날 늦게 일어나잖아요. 저도 똑같습니다.

대식가라는 소문이 있던데, 최근에 가장 풍족하게 먹었던 식사가 있다면 언제인가요?
최근에 대구에 갔을 때, (조)상우 형이랑 안동 갈비를 먹으러 갔거든요. 그날 고기를 먹으면서 밥 네 공기에 라면까지 먹었어요. 제가 밥을 엄청나게 좋아해서 반찬 하나만 있으면 밥을 진짜 많이 먹을 수 있거든요. 물론 반찬 하나만 먹는 게 나쁜 습관이긴 하지만, 반찬 하나만 있어도 밥이 무한대로 들어가더라고요. (그날 고기를 몇 인분 먹었는지 기억나요?) 정확히 몇 인분을 먹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상우 형도 진짜 잘 드시거든요. 엄청난 양을 먹었던 기억이 나요. (공깃밥 최대 기록은 몇 개인가요?) 7~8공기까지는 먹어본 것 같은데요. 의외로 햄버거나 피자 같은 음식들은 많이 못 먹는데, 밥은 정말 끝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웃음)

챔피언스필드에 직관하러 오는 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 있나요?
맛집이 너무 다양해서 고민되는데요. (신중) 신안동에 ‘은진식육식당’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 식당의 고기가 일반적인 가게들하고는 좀 다르고 집에서 구워 먹는 느낌의 고기거든요. 삼겹살을 시키면 일반 식당에 비해서 얇은 고기가 나오는데, 완전 집밥 스타일이어서 갈 때마다 맛있게 먹고 있어요. 챔필과도 그렇게 멀지 않아서 직관을 오시는 팬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맛집입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기회를 받은 만큼 어려운 시간을 견뎌 왔을 것 같아요. 지치는 시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던 조언이나 동기 부여가 있나요?
주변에서 해 준 말들이 엄청난 도움이 됐습니다. 다들 제게 용기를 주면서 포기하지 말고 하나씩 해 보자고 말해 줬고요. 사실 2군에서 오래 선수 생활을 하다 보면 심적으로 힘들 때가 자주 있거든요. 그럴 때 코치님, 감독님을 비롯한 팀의 여러 구성원이 나이가 있는 선수들에게 계속 ‘힘내 보자’, ‘할 수 있다’ 같은 말을 해 주셨어요. 그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하루하루 버텼습니다. 그리고 5년 전쯤, 한 코치님이 서른 살 전까지 악착같이 버티면 반드시 한 번의 기회는 올 거라는 말씀을 해 주셨던 기억이 나거든요. 그 말을 들은 뒤에 끝까지 해 보자는 마인드로 악착같이 버텼습니다. 그랬더니 진짜 기회가 왔고, 지금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더욱 빛날 미래

인생을 살다 보면 스스로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작은 성과들이 쌓이며, 자기 자신을 믿게 될 때 그 답은 조금씩 돌아온다. 오선우의 지금은 바로 그런 대답의 연속이다. 한 시즌을 길게 소화하는 것은 그 자체로 큰 경험이고, 팀에 필요한 존재로 자리 잡는다는 건 단순한 성적 이상의 의미다. 그는 자신에게 걸린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고, 앞으로 본인의 존재를 각인시킬 시간은 더 늘어날 것이다. 뚜렷한 목표를 향해 달리기보다는 주어진 하루하루를 성실히 채워가겠다는 태도. 그게 지금 오선우가 택한 방식이다.

프로 데뷔 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언제였어요?
2023시즌에 약 2년 3개월 만에 1군 콜업을 받고 문학에서 치른 첫 경기(2023년 9월 2일 문학 SSG전)요. 당시에 대타로 시즌 첫 타석을 소화했는데, 3점 홈런을 기록했고 결과적으로 팀도 이겼거든요. 하지만 저는 이제 야구 인생을 막 시작했다고 느끼기 때문에, 앞으로 더 인상 깊은 장면들을 만들고 싶어요.

선수 생활 중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기록이 있다면요?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올해를 시작하면서 세웠던 목표가 100타석을 소화하는 거였거든요. 근데 이미 그 목표를 이뤘기 때문에, 제2의 목표로 100안타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롤 모델로 꾸준히 이승엽을 언급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면을 닮고 싶은가요?
제게 정말 큰 의미를 갖는 분이에요. 물론 닮고 싶다는 열망도 있지만, 이승엽 감독님의 존재로 인해 제가 야구를 시작했다는 이유가 더 커요. 사실 어렸을 때 축구를 하려고 했었는데, 당시에 일본에서 활약하시는 모습을 보고 반해서 야구를 시작하게 됐거든요. 초등학생 때 막연하게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라는 다짐을 했었고, 그 계기로 야구를 계속했기 때문에 제겐 의미가 큰 분입니다. 아마 이승엽 감독님을 접하지 못했다면 지금쯤 축구를 하다가 운동도 아예 그만두지 않았을까요?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항상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요. 열정적인 플레이도 자주 보여드리면서 야구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존재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응원해 주시는 타이거즈 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인터뷰 마칠게요!
1군에 올라와서 활약한 지는 아직 얼마 되지 않았지만, 팬분들의 응원에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못하는 날도, 잘하는 날도 있고, 존재감 없이 지나가는 날도 있지만 언제나 응원을 보내 주신다면 제가 받은 응원만큼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쓴소리보다는 따뜻한 말들이 선수들에게 더 힘이 되니까요! 앞으로도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모든 사람이 같은 속도로 빛나지 않는다. 누군가는 데뷔와 동시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누군가는 아주 오랜 시간의 기다림 끝에 비로소 이름을 알린다. 오선우는 후자에 가깝다. 긴 기다림과 꾸준한 성장,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끈기. 자신만의 흐름을 지켜가며 흔들림 없이 걸어온 이 시간은 결코 늦은 게 아니라, 가장 필요한 순간에 맞춰 준비된 것일지도 모른다. 지나온 날보다 다가올 날이 더 빛날 오선우의 야구는 현재진행형이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71호 (7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DUGOUTMAGAZINE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dugout_mz
유튜브 www.youtube.com/@DUGOUTMZ
네이버TV tv.naver.com/dugoutmz


<더그아웃 매거진>은 대단한미디어가
제작, 제공하는 콘텐츠입니다.
포스트 내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대단한미디어와 표기된 각 출처에 있습니다.
잡지 기사 전문을 무단 전재, 복사, 배포하는 행위를 금하며,
적발 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