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스쿠터와 정유 회사가 만나면? 빅토리아 모토라드 니키 걸프에디션

제조사들은 어떤 제품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하곤 한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다양한 에디션을 출시해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것인데 한정판 에디션, 시그니쳐 에디션, 콜라보 에디션 등 에디션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이러한 특별판 모델들이 많아지면서 상술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남들과 다른 제품을 소유하고 싶어 하고 특별한 의미를 가진 제품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이런 모습은 탈 것 시장에도 당연히 존재하는데 특정 메이커의 경우 에디션 타이틀 하나만으로 노말 모델과 몇 억씩 가격 차이가 나기도 하고 줄을 서서 대기하기도 한다.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등의 시장에서 가끔 에디션을 선보여 이슈가 되는 회사 중 걸프가 있다. 걸프에디션이라고 하면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도 사진을 보여주면 아 이거 본적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걸프가 어떤 회사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간혹 걸프 에디션의 모델들은 마티니 에디션과 헷갈려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둘은 전혀 다른 회사로 걸프는 정유회사이고 마티니는 주류회사다.

걸프 오일은 오래 전부터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모터스포츠와 관련된 자동차 메이커나 모터사이클 메이커와도 스폰서를 맺고 오랜 시간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특히 걸프의 컬러링이 워낙 눈에 띄고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걸프 컬러가 입혀진 모델에 열광하는 팬들도 존재한다. 그래서 걸프는 해당 메이커와 손잡고 굿즈나 의류 등을 생산해 팬들을 열광시키기도 하고 모터스포츠와 친한 시계 같은 메이커와 손잡고 에디션 모델을 선보이기도 하면서 이슈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걸프 리미티드에디션은 모터사이클로 독일의 빅토리아 모토라드가 니키 모델로 함께 협업한 것이다. 니키의 클래식한 디자인과 걸프 오일의 독특한 컬러링이 만나 매우 매력적인 결과물이 탄생했는데, 모터스포츠 시장에서 걸프는 날렵한 슈퍼카나 날카로운 레이스머신 등에 걸프의 컬러링을 리버리로 입혀왔다. 참고로 리버리란 1968년 F1의 FIA가 스폰서 노출을 전격적으로 허락하면서 F1 머신에 팀이나 스폰서, 기업 등을 상징하는 컬러로 꾸밀 수 있게 한 것을 의미한다.

클래식한 니키의 디자인은 노멀 컬러였을 때도 여타 클래식스쿠터와 비교해서 존재감이 뚜렷했는데 여기에 걸프의 컬러가 입혀지니 그 존재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걸프가 어떤 회사인지 모르고 리버리가 뭔지 전혀 이해를 못하더라도 일단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매력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클래식한 니키의 디자인이 걸프 오일의 리버리와 잘 어울릴까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니키 걸프 에디션은 기존의 니키와 동일하게 125cc와 300cc 두 모델로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차량의 크기는 전장 1,975mm, 전폭 710mm 전고 1,165mm에 휠베이스 1,372mm로 기존과 동일하고 걸프 에디션인 만큼 컬러만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파워트레인 역시 동일하고 300cc와 125cc 2개 모델의 최고출력은 300cc 모델이 21.7ps/7,500rpm, 125cc 모델은 9.7마력/8,000rpm에 최대토크는 300cc가 23.5Nm/5,750rpm, 125cc가 9.1Nm/7,000rpm이다.

브레이크는 앞뒤 모두 디스크에 2채널 ABS로 안정성을 높였고, 서스펜션은 앞 정방향 텔레스코픽 포크에 뒤 듀얼 쇼크 업소버 구성이다. 시트는 고급스러운 퀼팅 스타일로 디자인됐고 앞뒤 분리형으로 2인이 타도 편하다. 시트 뒤쪽에 작은 캐리어도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어 활용도가 높다. 플로어 패널의 공간이 생각보다 넉넉해 작은 짐이나 가방 등을 놓고 라이딩하기 편하고, 운전석 시트 하단에 헬멧 1개를 수납할 수 있는 트렁크 공간도 넉넉하다.

125cc와 300cc 두 모델에서 몇 군데를 빼고 큰 차이점은 없다. 두 모델을 동시에 놓고 비교해봐야 차이점을 알 수 있는 수준인데 특히 24년형은 기존의 니키와는 달리 디지털 TFT 계기판과 스마트키를 적용해 상품성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아무래도 스쿠터는 기계적인 성능보다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그래서 클래식한 디자인의 예쁜 모델들이 더욱 사랑받는 경향이 있는데 니키의 뛰어난 디자인에 걸프 컬러의 리버리까지 더해지니 존재감이나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은 더욱 커진다. 여기에 빅토리아 모토라드의 역사와 아이덴티티까지 빠지지 않으니 이 정도면 충분히 매력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디지털 TFT 계기판과 스마트키가 적용되는 24년식 니키 걸프에디션은 현재 빅토리아 모토라드를 통해 예약을 받고 있다고 하니 개성 넘치는 스쿠터를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문의해봐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