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앞두고 울릉에 이틀간 308.7㎜ ‘물폭탄’…46년만의 폭우에 큰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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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구멍이 뚫렸나. 세상에 비가 그렇게 오는 것은 난생 본 적이 없습니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에 사는 주민 김모 씨(54·여)는 12일 오후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13일 울릉군과 기상청에 따르면 11, 12일 이틀 동안 울릉에는 3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울릉군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예기치 못한 비 피해로 주민들이 힘들다. 모든 가용 자원을 투입해 복구를 서둘러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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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구멍이 뚫렸나. 세상에 비가 그렇게 오는 것은 난생 본 적이 없습니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에 사는 주민 김모 씨(54·여)는 12일 오후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그는 폭우가 오는 내내 마음을 졸였다고 했다. 김 씨는 “정말 바로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쏟아졌다. 어어 하는 사이 토사가 넘쳐서 길과 집을 삼켰다. 이웃들과 모텔로 대피했다가 13일 아침에서야 집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경북 울릉에 46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서 곳곳에 큰 피해가 났다. 13일 울릉군과 기상청에 따르면 11, 12일 이틀 동안 울릉에는 3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한때 시간당 70.4㎜의 비가 쏟아져 1978년 8월 3일 시간당 73.0㎜ 이후 46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기록적인 폭우로 울릉읍을 중심으로 서면과 북면 등 주민 397가구 623명이 한때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으로 대피했다. 울릉군은 12일 오후 2시 18분경 울릉터널∼118전대, 도동∼저동, 도동 시가지, 사동3리∼통구미 구간을 사면 붕괴와 토사 유출로 통제한다고 재난안전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틀간 이어진 폭우로 울릉도 곳곳에 산사태가 일어났고, 토사가 도로와 마을로 밀려 내려왔다. 울릉경찰서에 따르면 토사 유입 등으로 16곳의 공공시설이 부서졌다. 일주도로 울릉읍 사동리 구간에서는 낙석과 토사 유출이, 울릉터널 인근 도로는 산사태가 발생해 한동안 통제됐다. 울릉읍 도동리 시가지 구간 길도 토사가 쏟아졌고 도동 주차장도 침수되거나 토사가 유입돼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또 울릉읍 사동리 사동항 주차장이 토사에 파묻혔고 일주도로 공항 터널 입구는 낙석이 발생해 복구 중이다.
식당과 집, 모텔 등 6곳이 부분 침수되거나 토사 유입으로 피해가 났다. 울릉경찰서 도동파출소는 토사 유입과 진입로 파손, 울릉경비대는 진입로 유실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울릉읍 사동리에서는 주택이 침수돼 1명이 고립됐다가 소방관 도움을 받아 구조됐다. 차량 7대도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는 상태다.
주민들은 13일 오전부터 복구 작업에 돌입했다. 급한 대로 수건과 그릇을 챙겨 나와 빗물과 진흙을 닦았다. 정모 씨(66)는 “비가 정말 억수같이 쏟아지면서 도로가 하천으로 변하더라. 추석 차례가 걱정이다. 집 마당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군은 이날 오전 공무원 휴가 보류 및 전체 동원령을 내리고 피해 복구에 나섰다. 상수도관이 파손돼 수돗물 공급이 끊겼던 2개 지역은 이날 중 복구를 마치고 급수를 재개한다. 경찰과 소방, 의용소방대 등도 중장비를 투입해 도로 등에 쌓인 토사를 제거해 현재 섬 일주도로 등 주요 도로의 통행은 가능한 상태다.
울릉군은 산사태 위험 지구에 대한 순찰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울릉군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예기치 못한 비 피해로 주민들이 힘들다. 모든 가용 자원을 투입해 복구를 서둘러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필품 판매업소와 숙박시설 등은 피해가 크지 않아 추석 연휴 울릉을 찾는 귀성객과 관광객들의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주민과 함께 행정력을 총동원해 명절에 고향을 방문하시는 귀성객과 관광오시는 분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관광시설물은 이상이 없으니 울릉도에 오셔서 천혜의 자연 경관을 느끼고 좋은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릉=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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