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인데 스태프들 퇴직금 지급한 감독

조회수 2024. 1. 15. 18: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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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터뷰!) 영화 <외계+인 2부>의 최동훈 감독을 만나다

영화 <외계+인> 시리즈를 연출한 최동훈 감독을 만나 1년간 촬영한 영화를 마무리 한 소감과 2부 재기를 위해 노력한 점, 그리고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모아 이야기를 나눴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외계+인 1부>를 아쉽게 본 관객 중 한명이었다. 하지만 이번 2부는 전작과 달리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점이 훨씬 간결하고 인물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봤다. 1부의 실수가 무엇이라 생각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2부는 어떻게 완성하려 했는가?

1부는 이야기가 시간이 흐를수록 확장되는 형태를 지녔다. 원래 대로라면 이런 이야기를 한 번에 모아서 진행해야 했는데, 인물들이 만나고 본격 이야기가 시작되는 타이밍이 늦었다고 생각했다. 어린 무륵과 성인 무륵의 기억이 하나로 합쳐지는 이야기 과정이 대표적인데, 이 이야기가 조금 더 빨라야 했다. 2부는 1부와 달리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형태였고, 플룻도 달랐기에 다른 영화처럼 느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1부의 극장 상영이 끝나고 나서 고민했는데, 결국 관객분들이 극장에서 보고 싶어 하는 건 거대한 스펙터클과 아닌 볼거리가 아닌 인간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생각했다. 1부는 바로 그 이야기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2부를 완성시키는데 집중했다. 여기에 기자님이 말씀 주신 대로 과거와 현재의 배치를 좀더 간결하게 만들어서 몰입감을 높여 이야기 접근성을 높이려 했다.

-<외계+인>과 관련해 여러 의견이 있었다. 3시간이 넘는 장편으로 만들면 되지 않았나, OTT 시리즈로 만들었으면 괜찮을 거라는 의견도 있었다. 만약 이야기를 길게 끌고갔다면 지금의 반응은 어땠을 거라 생각하시나?

<외계+인>은 6년에 걸쳐서 완성한 영화였다. 이야기를 준비할 때부터 OTT가 막 들여온 때였다. 그때부터 새로운 관람 형태가 올 것이라 예상했다. 그래서 2부 편집 작업을 하고 있을 때, 6개의 드라마로 완성하는 제안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지금은 그런 고민을 할때가 아니다, 2부에 더 열중하자'라고 생각했다.

-1편의 안좋은 평을 들었을 당시 심경은 어떠셨는지?

원작이 없는 작품이다 보니 완성하는데, 2년 반 걸린 이야기였다. 그러고 나서 1부의 개봉 반응을 들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낯설다'였다. 그리고 1부의 개봉이 끝났을 때 집에서 침울하게 앉아있었는데, 제작자(최동훈 감독의 배우자이자 케이퍼 필름의 안재현 대표)가 '어떻게 하지?'이렇게 묻는 거였다. 그래서 '2부는 어떻게든 재미있게 될거야'라고 말하며 바로 작업하러 편집실에 갔다. 그런데도 첫날 작업하러 갔는데 너무 슬프기도 하고, 힘이 빠지는 기분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것이 영화감독의 숙명이구나 생각했고, 편집을 하면 할수록 내가 정말 영화를 사랑했다는 걸 느꼈다. 1부의 흥행은 실패했지만, 작업하면 할수록 즐거움을 느꼈다. 영화가 한명의 영화감독을 구해다고 생각했으며, 도사들이 나오는 영화이다 보니 잠시 내가 도를 닦고 있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웃음)

-2부 오프닝 부터 1부의 설명 나래이션이 있어서 좋았다. 어떻게 완성했나?

이번 2부는 1부를 보지 않은 관객들이 2부를 보고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예상보다 편집이 어려웠다. 이왕이면 오프닝 시퀀스를 재미있게 만들어보자 해서 총 10개의 버전을 만들어 봤다. 원래는 아주 멋진 장면들이 많았는데, 완성하고 보면 볼수록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왕이면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내래이션 방식을 택했고, 캐릭터들이 겪은 이야기 이기에, 선더(김우빈)와 이안(김태리) 둘중 한 명의 목소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 배우에게 우선 나래이션을 부탁했고, 두 사람의 목소리가 담긴 버전을 완성하고 고민했는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안이기에 오프닝은 이안의 출사표라 생각하고 김태리에게 전화해서 다시 녹음하자고 했다. 그런데 태리씨는 우빈 오빠 걱정을 하고 있더라.(웃음) 그래서 내가 우빈씨에게 전화로 설득하려 했더니, 우빈씨가 이야기를 듣고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라고 말하며 바로 동의해 줬다. 이후 태리씨를 다시 스튜디오로 불러서 제대로 녹음했다.

-그럼에도 <외계+인>은 OTT와 같은 2차 콘텐츠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은것을 봤다. 그리고 젊은 MZ 세대 영화팬들이 너무 새로운 형식의 이야기라며 이 영화를 좋아했다. <외계+인>의 2차 콘텐츠 시장 재평가와 MZ 세대의 열광을 어떻게 보셨는지?

MZ 세대에게 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 영화는 나의 마지막 청춘을 바친 작품이며, 이제 나는 아저씨가 된다는 것을…(크게 웃음) 과거 어떤 인터뷰에서 철이 든 감독이 되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다. 계속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도전하고 싶고 빨리 만족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다. <외계+인> 평중에서 듣도 보지도 못한 이야기라는 평이 인상적 이었는데, 이 영화가 그들에게 낯설지 않은 영화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초등학생인 이안의 방에 '삼국유사' 책이 놓여있는게 흥미로웠다. 그 책은 왜 거기에 놓여져 있는 것일까?

이야기를 준비할 때 가장 고심한 부분은 왜 UFO는 미국과 유럽에만 있고 한국에 안 오는걸까였다? <전우치>의 도사도 만들었는데, 외계인도 못만들 이유는 없다고 봤다. 그래서 SF 영화를 찍겠다고 결심했을때는 이왕이면 한국적인 분위기로 가겠다는 베이스가 있었다. '삼국유사'와 같은 책을 보면 1,500년전 한국에 살았던 사람들의 상상력과 이야기 구성을 보면 정말 대단하고 생각했다.

-예전 <타짜> DVD 코멘터리에서 고니가 화장실 거울에서 혼자 고뇌하는 장면을 열심히 찍었다고 하신 부분이 생각났다. <타짜>의 그 장면 처럼 이번 <외계인>에서 가장 고심하며 심혈을 기울이며 완성한 대표적인 장면이 있다면?

1차적으로는 액션 장면 연출이 가장 힘들었지만, 정말 힘들었던 장면은 주인공들이 헤어지는 엔딩 장면이었다. 인물들이 오랫동안 희로애락을 함께 나눈 사이였고, 이안의 이야기도 끝나는 만큼 엔딩도 특별했으면 했다. 오랫동안 이 장면에 대해 고심했는데, 결국 결정한 것이 대사가 등장하지 않고 초고속 카메라로 찍는 장면을 선택했다. 그 장면을 촬영하고 현장 편집을 진행했는데, 그러면서 무슨 음악을 깔아볼까 고심하다가 로이 오빈슨의 'In Dreams'를 플레이하기로 결정했다.

-<외계+인>의 세계관 구축은 언제부터 고심했나?

내가 공간과 장소에 영향을 잘 받는 편이다. <도둑들>의 경우 영화제 때문에 홍콩에 갔는데, 홍콩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찍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기획하게 되었다. <외계+인>의 경우는 독특하게도 삼국유사를 읽고 상상의 세계를 떠올리다가 외계인과 도사가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생각해 이야기를 구축하게 되었다.

-규모의 차이도 있겠지만 할리우드 영화였다면 <어벤져스> 처럼 수많은 외계 군단 단역들이 나오고 히어로들이 이를 쓸어버리는 식으로 통쾌감을 주기 마련인데, <전우치> 때도 그렇고 <외계+인>의 히어로들은 소규모지만 너무나 대등해 보이는 악당들과 우여곡절끝에 싸워서 겨우 이기는 식이다. 그래서인지 할리우드와 다르게 긴장감이 넘친다고 해야할까? 이같은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우와! 정말 폐부를 찌르는 질문이다.(웃음) 만약에 영화를 표현하는 수많은 방식 중에 어떤 스타일이 마음에 드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서스펜서라고 답할것이다. 내가 그 장르를 좋아한다. 사랑 이야기를 한다해고 서스펜서가 담긴 사랑이야기를 담아보고 싶다. <타짜> 같은 화투 영화도 화투 찍는 장면을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서 영화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 <외계+인>의 액션도 그렇게 하고자 했다. 1부에서 무륵이 벽란정에 들어오는 장면은 원래 30명의 밀본 도사들과 액션을 벌이는 이야기로 그리고자 했다. 콘티작가의 아이디어 였는데, 나는 이 장면을 규모를 자랑하기 보다는 최선을 다해 싸우는 장면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CG와 같은 규모를 자랑하기 보다는 외계인도 하나의 캐릭터라 생각하며 찍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악전 고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게 되었다. 이왕이면 이 이야기가 리얼한 인간의 이야기로 남았으면 했다.

-제작자 분이 평생의 반려자신데, 이번 <외계+인> 작업때 어떤 식으로 도움을 주셨나?

그래서 끊임없이 나에게 자극을 준다.(웃음) 2부 편집 작업을 하면서 1부를 보지 않은 관객들도 이 영화를 볼수 있도록 작업하자고 의견을 줬다. 덕분에 편집의 방향성을 잡을수 있었다. 내가 잊을뻔 했던 관객의 입장과 시각에서 조언을 줬꼬, 덕분에 그게 자극이 되었다.

-코로나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촬영이 종료되었을때 스태프들의 퇴직금까지 전달한 이야기가 영화계 의미있는 모범사례 평가받고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는지?

<외계+인> 촬영만 1년 진행되었다. 하필 촬영 당시 비가 많이와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코로나 때문에 스태프들이 촬영도중 돌아가고, 다시 오고, 숙소도 바꿔야 하는 일이 빈번했다. 그러다 보니 촬영이 길어졌다. 아무리 예산이 많았지만 항상 부족하다. 그래서 예산을 아끼려도 스태프를 바꾸든가 줄여야 했지만, 1년 동안 일한 스태프들에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고생한 그들에게 어떻게든 보상하고 싶었다.

김성민 PD(<외계+인> 프로듀서)

사실 최조 촬영을 준비할 때부터 예산 수립을 한 상태였는데, 원래 촬영 기간을 6개월~11개월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코로나를 비롯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해서 촬영 기간이 조금 길어졌다. 100명이 넘는 스태프들 모두 고생했다. 당연히 근로계약서를 기반으로 모인 분들이기에 그에 맞춰서 비용을 지급하려고 했다. 그런데 촬영 기간이 길어지고 그로인해 제작 기간이 길어져서 남은 스태프들에게도 고생했으니, 그만두고 싶은 분은 언제든지 그만두라고 했는데, 모두들 끝을 보겠다며 함께해 줬다. 물론 예산 문제도 있었지만, 1년을 고생한 제작진들에게 어떻게든 보답하고자 감독님, 제작사 대표님과 상의해서 추가 예산을 집행했다.

사실 이렇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일은 전무후무할 일이라고 한다. 사실 당시 예산 담당자로서 고민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끝까지 함께한 스태프 모두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우리 회사 모토가 '똑같이 힘든건 대동소이지만 되도록이면 즐겁고 재미있게 일하자'이다. 물론 퇴직음 몇억이 우리 입장에서는 너무나 큰돈 이었지만 그거 아끼려다가 영화판에 함께한 동지들을 잃을수 없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 네이버 밴드에 <외계+인> 스태프 밴드가 있는데, 아직도 활발하게 진행중이며 추억도 공유하고 있다. 모두에게 감사하며 이번 영화가 잘되어서 좋은 추억을 영원히 나누고 싶다.

외계+인 2부
감독
최동훈
출연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이하늬,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진선규, 신정근, 윤경호, 이시훈
평점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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