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 스폰의 동화 같은 우승…그러나 ‘정상급 선수 없는’ 혼란의 US오픈 왜?

JJ 스폰이 자신의 골프 인생을 바꿔놓은 극적인 순간을 연출하며 2025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가디언은 17일 “그러나 이 감동적인 결말 뒤에 놓인 대회 전반의 양상은 ‘혼돈’과 ‘비합리성’이라는 단어로 점철돼 있다”며 “정상급 선수들이 사라진 리더보드, 공정성 논란을 낳은 코스 세팅, USGA의 의도를 둘러싼 비판 등이 그렇다”고 전했다.
JJ 스폰은 지난 16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 18번 홀에서 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했다. 불과 1~2년 전까지 투어 중하위권을 전전한 그가 이제는 라이더컵 출전까지 논의되는 위치에 올라섰다. 가디언은 “약자의 역전극이라는 상징성은 분명했지만, 이번 대회가 순수한 실력의 대결로 평가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US오픈은 무엇보다도 지나치게 가혹한 코스 세팅으로 많은 논란을 낳았다.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까지 빽빽하게 자란 러프, 경사면에 얹힌 핀 위치, 빠르게 굴러내리는 그린 등 선수들은 창의성도, 기술도 발휘할 틈이 없었다. 아담 스콧은 “거의 플레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많은 선수들이 공을 페어웨이나 벙커 주변 경사면에 떨어뜨리며 샷 자체를 할 수 없는 위치에 놓이기 일쑤였다. 타이럴 해튼은 3~4라운드 모두 벙커 앞 경사면 러프에 공이 멈추며 엄청난 곤란을 겪었다. 그는 “벙커 자체도 충분히 어렵다”며 불필요한 요소가 오히려 운의 요소를 증폭시켰다고 항의했다.
이 같은 코스 구성은 단순한 오버디자인이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USGA는 오는 2028년부터 프로 선수들을 대상으로 비거리 제한(ball rollback) 규정을 도입할 계획이며, 이를 놓고 골프계 내부에서는 찬반 양론이 갈린다. 오크몬트처럼 역사적인 코스가 350야드 드라이브 앞에 무력화되는 현실에 대한 대응이라는 명분이다. 비거리 제한 정책은 프로 골프 선수들이 치는 공이 너무 멀리 날아가는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골프공 물리적 성능(반발력, 스핀, 탄도 등)을 제한하자는 규제 정책이다.
이번 대회는 그런 정책적 주장에 현실감을 부여하려는 일종의 상징적 시위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USGA는 대회 첫날 라운드를 앞두고 앞두고 “볼 비거리 규제 시행을 늦추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고, 그 직후 선수 156명이 오크몬트의 거친 수풀을 뚫고 경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리더보드는 스폰 외에 이렇다 할 스타가 없었다. 스코티 셰플러와 존 람이 가까스로 톱10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 대회의 주말 무대에는 유명 선수들의 이름이 너무 일찍 사라졌다. 로리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우승 이후 슬럼프에 빠졌고, 디펜딩 챔피언 맷 피츠패트릭 역시 비 때문에 컨트롤을 잃은 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가디언은 “결과적으로 ‘정상급 선수 간의 우열 경쟁’이라는 메이저의 본질은 실종됐다”며 “실력 있는 선수가 승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버티는 자’가 살아남는 형태라서 이번 US오픈은 기억에 남을 만한 메이저가 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스폰의 끈기와 정신력의 승리이자, 선수 개인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업적”이라며 “그러나 골프 왕좌는 최고 기술과 창의성이 맞붙는 무대여야 한다. 이번 대회는 ‘기술의 축제’라기보다는 ‘생존 게임’에 가까웠다”고 지적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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