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전기 스포츠카
테슬라 보다 먼저 출시되나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영국의 신생 전기차 제조사 롱보우(Longbow)가 초경량 전기 스포츠카 ‘스피드스터(Speedster)’와 ‘로드스터(Roadster)’를 공개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인물들이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롱보우는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인 ‘무거운 차체’를 극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대부분의 전기차가 대형 배터리팩과 고출력 모터로 인해 내연기관 차량보다 무겁지만, 롱보우는 이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경량화를 통해 민첩성을 높이고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모델명 ‘로드스터’가 테슬라의 차세대 로드스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테슬라는 2017년 차세대 로드스터를 발표했지만 출시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롱보우는 “테슬라 로드스터를 예약하고도 받지 못한 고객이 많다. 우리는 그들보다 먼저 전기 로드스터를 출시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롱보우가 공개한 ‘스피드스터’와 ‘로드스터’는 각각 895kg, 995kg의 무게를 가진다. 일반적인 전기차의 무게가 2톤을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획기적인 수치다.
차량의 경량화를 위해 특수 알루미늄 섀시를 적용하고, 배터리와 모터까지 최적화된 설계를 도입했다.
퍼포먼스 역시 인상적이다. ‘스피드스터’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3.5초, 주행거리는 WLTP 기준 442km에 달한다.
‘로드스터’는 제로백 3.6초, 주행거리 450km를 기록할 예정이다. 가벼운 차체 덕분에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도 강력한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롱보우는 ‘영국 최초의 전기 스포츠카 제조업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세계 최초의 초경량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대량 생산보다는 희소성을 갖춘 한정판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스피드스터’는 150대, ‘로드스터’ 역시 소량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은 각각 8만 4995파운드(한화 약 1억 5970만 원), 6만 4995파운드(약 1억 2210만 원)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성능 전기 스포츠카로서 비교적 경쟁력 있는 가격 책정을 통해 한정된 마니아층을 공략할 전략이다.
테슬라는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도전적인 시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중국 업체들의 급성장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치며 생산량 조정과 감원을 단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롱보우는 대량 생산보다는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한 초경량 전기 스포츠카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진입하고 있다.
전기차 스타트업이 콘셉트카를 발표한 후 실제 양산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았던 만큼, 롱보우의 도전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들이 만든 이 브랜드는 단순한 신생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전기 스포츠카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자 하는 도전자로 평가된다.
과연 롱보우가 전기 스포츠카 시장에서 성공적인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